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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1 | 조회 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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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치료기

No room

사월

 

오늘은 전직장 동갑내기 친구와 연락이 닿아 저녁을 함께했다.

첫인상이 왈가닥하는 성격이 부담스러워 피해다니곤 했는데 업무상 얼굴을 트고 협업할 기회가 많아지더니 어느샌가 퇴근하고도 종종 부서사람들과 어울려 다녔던 기억이 난다.

여전히 투박하고 거친 말을 입에 달고 다니지만 잔정이 넘치는 친구라 크게 개의치 않았고 몇년간 연락 한통없는 내행동에 서운함을 풀어주느라 진땀을뺏다.

친구는 술을 마시면 꼭 주변사람을 한두명씩 부르는 버릇이 있는데 편한 자리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곤란하기 짝이없는 상극의 성향이다. 혼자 마시는게 불만인지 투덜거리며 빠른 속도로 잔을 비우더니, 어느샌가 낯선이를 불러 자리를 함께해버렸다.

낯선 K는 제작사의 조감독이었고 우리는 서로의 연애이야기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 너무나도 맘에들었다. 나는 아직도 꿈얘기를 하면 설레임을 느끼는데, 우리는 각자의 길과 직업 이상 그 무언가를 찾아내는 단계를 똑같이 겪고있다는 이야길 나누고는 짜릿함을 느껴버렸다.

얼마만에 이런 얘기를 해보았던가, 현실의 이야기와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 돈과 사회적인 성공이 아닌 그 너머의 가치를 찾아내는 이야기. 그리고 제작사의 조감독답게 수많은 현장얘기는 나와 견해차이를 가진다해도 그 또한 그사람의 인생얘기라 귀를 기울이고 그녀만의 해석에 수긍하며 밤새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미친듯이 몰입했다.

세상을 떠돌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있는 사람이라니,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있는 가치가 내가 얼마나 탐내하는 빛나는 보석같은건지 알까?

나는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사람 고유의 가능성과 높은 시선을 더 중요한 가치로 바라본다는걸 K와의 대화로 느꼇다.

계절이 지나가고 몸을 두르고있던 방한복을 벗어재낀다. 중요한 인연을 놓았더니 새로운 사람들이 불쑥불쑥 등장하고 잊혀졌던 사람들 또한 내 주변으로 다시 돌아옴을 느낀다.

벅차오르는 대화를 나눴더니 오늘은 늦은밤까지 글을써도 잔잔한 만족감이 내 주변을 감싸는듯하다. 

K는 내게 이성적인 사람이었던가? 아니, 분명 그건 아니다. 매력적이지만 내가 호감이 있었다면 사람의 비언어적 표현을 관찰할수 있는 여유가 없을뿐더러 아직 중요한 한사람의 이름을 떨쳐내는 시기를 가지고 있으니.

새로운 사람과 환경들이 만들어져가는 단계에서 나라는 사람을 표현할수 있는 한 사람을 발견해 기쁨을 느낀걸 같기도

 

기로

‘인생은 짧고 시간의 소중함을 깨우치는 경우는 대게 죽음을 가까이했거나 지인을 떠나보낸 경우가 많다.’

이 문장을 쓴 책의 작가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는 이해할수 있다.

‘도망치지 말고 피하지 말자.’ 사고 직후 삶의 시간이 유한함을 깨닫고 더이상 나의 유약함으로 문제를 방치하는 삶을 벗어나고자 내게 새기는 말이었다.

주어진 시간을 충만하게 보내고 싶어 다음을 기약하는것 없이 관계,감정,꿈 모든것들을 솔직하게 대하려 노력한다.

내가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소중함에 매일 표현했으면 하고 꿈을 현실에서 희미해지게 방치하는게 아니라 항상 갈고 닦아서 광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나는 내 시간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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