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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서양인 답지 않은 작은 체구와 낯가림을 많이 가리는 이 친구는 베니스에서 지낼때 얼굴을 튼 옆집이웃 독일인이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우린 커피를 마시기로 햇고 약 5년만에 만난 엘레나는 적극적인 인사와 함께 밝아진 모습으로 내앞에 나타났다.

  타국에서 살아갈땐 고생이란 고생을 다하는데 똑같이 겪는 사람이 있다면 의기투합하여 적군을 헤쳐나가는 든든한 동료의식이 생긴다. 엘레나는 ‘한번 살아보지~’ 라는 마음으로 베니스에 온거였고 나또한 쉽게만 생각했다가 큰코다친 케이스기에 우리는 종종 각자 발코니에서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며 각자의 무운을 빌어주기도 했다.

 엘레나와 얘기를 할때면 잔잔한 대화가 흘러간다. 웃음이 없고 형식적인 대화를 한다는게 아니라, 편안한 흐름속에 가끔 찾아오는 적막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수 있는 시간과 경험이 쌓아올린 편안함. 얘기할수록 아무것도 없이 이탈리아 생활을 시작했던, 용기만 가득했던 시절을 엿보는 기분이 느껴져 마음이 콕콕 아프기도 하고 내가 그랬었나 하는 기쁨도 느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