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와 인연이 끊어진다는걸 상상해본적은 단한번도 없는데, 이번은 진짜구나 라는걸 느낀다. 대화를 할수록 마음이 지쳐 가슴은 무겁고 모든게 허무해졌음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감정소비가 허무하고 소비한 시간이 허무해졌다. 추억과 시간이 먼지로 쌓아올린 탑처럼 바스라졌고 거부보단 받아들임으로써 저항하지 않는 나자신을 봤다. 그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겠지만 우린 결국 안맞아, 헤어져야해 라는 그녀의 태도에 마음이 지쳐 버틸수있는 내 그릇이 바닥이 보이길 시작한거다. 동이 나 버린거겠지.
딱 두번, 진심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상태가 안좋으셨을때, 그리고 부평에서 관계의 불안정 때문에 구역질이 올라왔을때. 그럴때마다 그 누구보다 내편이라고 생각했던 너는 기댈수 있는 어깨를 내주는것보다 떠나는걸 선택했다.
좋은 이별을 정의하진 못하겠지만 몇년간의 인연을 고작 30분만에 정리하고 결정한다는게 나로써는 이해하고 싶지도, 상대방을 존중하고 싶지도 않다.
아픔과 분노보단 관계의 허무함만이 남은 이별은 처음이기에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연락이구나. 라는걸 본능적으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