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은 수많은 대화와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자리가 많고, 중요한 결정을 짓는 회의가 수두룩해 매번 녹초인 상태로 회사를 빠져나온다. 오늘은 수영장을 가기보단 집 앞 광화문 거리를 거늘이고 싶은 날. 분주한 발걸음과 낯선이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한껏 긴장한 몸을 진정시키고 시끄러운 머리를 분리해내 절전모드로 들어섰다.
광화문 거리를 지나 교보문고를 가려던 찰나 N에게서 연락이 왔다. 동생은 오늘 연구실에서 늦게 퇴근하니 둘이서 같이 밥먹는거 어떠냐고. 평소 술 약속이 아니면 저녁밥은 혼자 조용히 먹는게 하루의 마무리를 하는 방법이라 내키지 않았지만 덧붙이는 N의 말은 거절을 할수 없게 만들었다. “월요일을 제일 힘들어한다 라고 말했지 않느냐 그러니 도와주겠다” 말로만 아니라 직접 옆에 있어주겠다라는 저 말이 참 어색하고 신기해 얼떨결에 저녁약속을 수락하였다.
한달음에 온 N을보고 분당으로 가던 나의 발걸음이 보였다. 마음이 차오르지 않은 상태로 다가오는 누군가를 바라보는건 그 어느때보다 객관적이게 바라볼수 있나보다. 다가올수록 한발자국 도망가 표정과 행동, 몸짓을 수집하고 절대적인 거리를 유지한다. 그러함에도 괘념치 않고 다가오는 저 사람은 나의 모습이었으며, 가시덩쿨임을 알면서도 들어오는 모험가다.
마음의 여유란건, 이전의 사랑보다 더 큰 감정을 나눌수 있을 준비가 됐을때 비로써 생겨나더라. 많은 경험과 시간을 압축해야만 동이난 반합이 채워지는데, 문제는 직전의 연애로 감정통의 크기와 부피는 훨씬 비대해져 다시 채우기까지 얼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진 나 자신도 가늠이 안된다는것이다.
나의 마지막 이별은 충분한 얘기나 준비없이 충격을 받아들였기에 그 사람을 내 인생에서 지우고있는 과정이란걸 N에게 말한적이 있다. 좋건 나쁘건 함께한 기억 자체를 머릿속에서 거부하고 있는중이기에 아직 새로운 이를 떳떳이 받을수 있는 상태가 아닌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