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여행+3

이 섬에 들어오기 위해선 페리를 타고 1시간정도 동동거리는 엔진을 들으며 꾸벅꾸벅 졸면 어느새 일자로 길게 늘어져있는 항구에 입도한다. 마을은 차가 다니지 않을정도로 작고 아담한데 주민들과 여행객들은 하나의 장소를 과감하게 공유하더라도 로컬만의 텃새가 없다는게 이 섬의 큰 특징이다.

 여긴 수많은 수영포인트가 존재하며 제일 좋아하는곳은 북쪽의 작은 오솔길을 지나야만 해변가가 나오는 지역으로 가족단위의 작은 여행객들이 이 조용한 장소를 찾아 각자 짐을놓고 수영을 하거나 노래를듣고 따사로움에 꿈뻑꿈뻑 눈을 감기도한다. 섬 전체가 아름다워서 그런지, 어디 한곳에 몰려 사람들이 해수욕을 하는게 아니라, 걷다보면 수영을 하는 찰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곳곳에서 작은 인파들이 몰려 각각 한자리를 차지하는게 섬의 특징이다. 이렇게 한바탕 놀고나면, 시내의 상점가를 찾아 마트에 들러 식료품을 사고 언덕의 작은집을 찾아 휴식을 청한다.

 성과금이 들어왔다. 예상하지 못한 추가수익에 마음이 들떠 이걸살까 저걸살까 고민하다 마음을 진정시킨다. 어느순간부터 돈을 쉽사리 잘 쓰지 않게됐고 소비를 한번 하려면 깊게 고민하다 정말 필요한게 아니라면 금방 마음이 다시 잠잠해진다. 최근 연봉이 크게 뛰었다해도 흥청망청 돈을 쓰는게 아니라 더 지갑을 닫게됐고 지인들과 술한잔을 하더라도 시간과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 점점 약속을 취소하는 빈도가 늘어났었다. 결혼에 대한 진지한 미래를 그렸던 반동인걸까? 단발성인 쾌락을 위한 소비는 의미가 없다는걸 깨달았고 내게 맞는 소비습관을 찾아가는게 현 상황인가보다. 

 뭐, 어쨋거나 그건 그거고! 휴가는 휴가다! 시끄러웠던 마음이 진정되고 있으니 더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