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학도에서 살아남기] 국문학도에 오게 된 이유

숲 🌲 :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황인찬, 무화과 숲) 한동안 나를 붙잡아두었던 문장이야. 저 시를 읽었을 때의 감정이 오래 남아 깊은 여운을 남기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고! 생각해보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시를 참 좋아했어. 같은 내용을 말해도 어떤 단어를 선택하는지, 어떻게 배열하는지에 따라 보는 이에게 제각기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고 좋았던 것 같아. 🥰 나는 잘하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딱히 없었어. (그리고 여전히 그래ㅎㅎ 🙄) 그래서 진학할 학과를 선택해야하는 순간이 오면 고민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나 막상 학과를 선택할 때가 다가오니 생각보다 단순하고 명확한 결론이 나오더라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배워보고 싶다.’ 미래에 대한 대책, 구체적인 목표나 목적의식, 그런 거 하나 없이 막연한 이유 하나만으로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했어. 그래서 나는 이곳에 오게 됐지!

쉼표 ⏸ : 나는 숲이랑 비슷한 듯 다른 것 같아!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했던 것 같거든. 막연히 대학교에 간다면 국어를 공부할 거라고 생각했었어. 중고등 학생 때는 작가가 되기를 꿈꿨어. 생각해보면 글을 통해 다른 사람들 돕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 그래서 학과를 선택할 때는 주저 없이 국문학과를 골랐어. 가끔 왜 문예 창작이 아닌 국어국문학을 골랐냐는 질문을 듣기도 하는데, 글을 쓰는 방법보다 글 자체를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었어. 문예창작학과가 있는 대학교보다 국어국문학과가 있는 대학교가 훨씬 더 많기도 했고! 어쨌든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국문학도에 온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어. 😎

아라 🌷 : 다들 멋진 이유로 국문학도에 왔잖아?! 그에 비하면 나는 다분히 현실적이고 별거 없는데. 사실 나는 국어국문학에 큰 뜻이 있어서 온 게 아니야. 대학을 가고 싶은 마음도 크게 없었고. 하지만 기왕 가게 된다면 내가 좋아하는 과목인 국어를 배우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오게 되었어. 나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혹은 성적을 맞춰서 국어국문학과에 들어오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네. 그래도 나름 로망 같은 건 있었어. 국문학과에 오게 되면 동기들이랑 재미있는 책을 찾아 서로 추천해주고, 작품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는 뭔가 지식인! 대학생! 이런 기대를 품고 있었지? 고등학교까지의 국어와 대학교에서의 국어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