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친구 구독자!
🎧 같이 들어요
Meego - 빈털터리
하루 이틀도 아닌데 참 익숙해지질 않네요
화를 낼 일도 슬퍼할 힘도
뭐가 그리 심각하냐고
물어봐도 잘 몰라요
정말 빈털터리야 아등바등 살아
한숨이 늘어가 텅 비어있는
오늘에 숨을 넣어주세요
유독 한 주를 마무리 할 때 텅 빈 기분이 들곤 합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냈어도, 반대로 한없이 늘어져 계획한 것들을 지키지 못했어도 그렇습니다.
오늘은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공감할 만한 노래를 들고 왔습니다. 가사는 조금 우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감각적인 음색과 꽤나 밝은 멜로디때문인지 묘하게 위로가 되는 곡입니다.
💬 오늘의 쑤필
세상에는 우리를 유혹하는 것들이 정말 너무도 많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들을 유혹 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당장 내 눈앞에 놓인 핸드폰을 집어들어 SNS를 열어보고 싶은 유혹, 오늘의 업무를 다음 주로 미루고 싶은 유혹, 퇴근 후 치맥...
성숙한 어른이 되면 절로 자제력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마음의 양식을 쌓기 위해 집어 든 책 한 장을 넘기기 위해 머릿속 많은 잡생각들과 힘겹게 싸워야 하고, 자도 자도 피곤한 만성피로를 타파하기 위해 일찍 침대에 누웠지만 손에 쥔 핸드폰을 보며 '5분만 더, 10분만 더'를 외치다 결국 평소보다 더 늦게 잠들기도 하죠.
학교를 다닐 때, 회사를 다닐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스스로를 자제해야 하는 합당한 외부적 요인이 존재했지만, 혼자 일을 하게 되면서부터 나는 어느새 그런 '무한한 자유'가 주는 안락함과 안정감에 길들여져 버렸습니다. 퇴사를 결심했을 때의 나는 자유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멋진 어른이 되어있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구속이나 시간적 제한 없이는 생산성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시간도 많은데 오늘 꼭 안 해도 되지 뭐'하는 마음에 내일로 미루고, 주말로 미루고, 다음 주로 미루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당장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어느새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로 둔갑하여, 할 일 목록에서 영영 지워지곤 했습니다.
아, 나에게 있어 가장 치명적인 유혹은 '자유'였습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있죠. 나는 무한한 자유를 누린 댓가로 뒤늦은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다음 주에 해야 할 수많은 미뤄둔 일들과 밀린 인터넷 강의, 체중계에 오르기 싫어진 몸무게와 맞지 않게 된 옷들, 엉망진창이 된 수면패턴과 집중력, 큰 돈이 들어갈 일 혹은 미래를 상상할 때 찾아오는 불안감 등 잠깐만 생각해봐도 열 손가락을 쉽게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 있어 가장 심각한 것은, '용기'의 문제입니다. 머리에서는 용기가 하루에 열 번도 더 불쑥 생겨나고 순식간에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 마음을 뜨겁게 데웁니다. 하지만, 용기가 마음에서 몸까지 건너가는 다리가 난관입니다. 다리 한 가운데에는 자유가 들어앉아 있습니다. 적당한 크기의 자유라면 용기가 무난히 통과하지만, 어느새 몸집이 커진 자유는 용기가 다리를 건너지 못하게 합니다. 몸까지 전달되지 못한 용기는 금세, 아주 금세 사라져버리죠.
물론 자유는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자유는 쉽게 몸집이 불어나버리고, 뭐든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입니다. 몸집이 커진 자유는 의도치 않게 다리를 혼자 차지하고, 용기가 몸으로 건너가는 것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녀석의 몸집이 너무 비대해지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적당한 자유'를 주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다가는 짊어져야 할 책임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버릴 테니까요. 또, 살면서 맞이할 많은 순간 중, 마땅히 용기를 내야 할 때 그러지 못해 평생 후회할 일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도요.
한 주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돌아보니, 이번 주에도 역시나 후회스러운 순간들을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낙심하지는 않을 겁니다. 언제라도 더 나아질 기회는 있으니까요.
생각보다 작은 다짐만으로도 우리는 소소한 후회거리들을 꽤나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은 용기가 건널 다리를 재건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자유의 유혹에 호되게 당해봤으니, 나는 더 이상 녀석에게 내 삶의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을 작정입니다.
단언하건대 후회거리가 단 하나도 없는 완벽한 인생은 없을 겁니다. 아마 위대한 사람들의 위대한 업적 또한 작은 용기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거에요. 그러니 우리, 거창한 용기를 낼 생각은 하지 않는 걸로 합시다. 작은 용기로 성취하는 작은 점들이 수없이 이어지면, 결국 하나의 또렷한 선이 될 테니까요.
📝 추신
1. 지난 호에서 못다한 용기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2. 주말은 쉬어갑니다. 월요일에 만나요!
3. 댓글은 어떤 내용이든, 짧든 길든 언제나 환영해요.
긴 답장은 ssoo9108@gmail.com 으로 부탁합니다.
나는 친구의 생각도 항상 궁금하거든요.
수진은 지금 용기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몸집이 커진 자유를 열심히 다이어트하고 있어요.
용기를 되찾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혹시 나와 비슷한 이유인 것 같다면
우리 함께 자유 다이어트를 합시다 :)
물론, 주말만큼은 자유를 만끽할 것!
이번 주도 수고했어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2022년 4월 8일 금요일
구독자의 친구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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