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친구 구독자!
🎧 같이 들어요
숀(SHAUN) - Traveler
길 위에 나 홀로
회색빛 도시는 더 멀어져가고
까마득하게 이어지는 길은
날 끝도 없이 떠나게 만들어
표지판도 없이 지도 하나 없이
난 나침반이 되어 한 발 한 발 더 멀리
마침내 그 끝에 일렁인
불빛이 안내해주는 길을 따라 발을 멈출 때
요즘은 특별한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이 좋습니다.
끝을 알고 시작하는 것은 어쩐지 김이 빠지기도 해서요.
어쩌면 끝이 보이지 않게 까마득한 길이
나를 끝도 없이 떠나게 만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여행 길에서는 어떤 것을 만나더라도
모두 이벤트처럼 느껴지는 법이니까요.
💬 오늘의 쑤필
익숙하기에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십여 년 지기 친구들, 올해로 8살이 되는 나의 고양이, 매일 신는 가장 편한 운동화, 어릴적부터 다니던 동네 빵집이나 동네 약수터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 것들은 나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지친 하루의 끝, 집에 들어서는 순간 맡게되는 익숙한 우리 집의 냄새 같은. 하루종일 조여있던 숨통을 트이게 하는 넉넉한 잠옷과 포근한 이불에 안겨 온몸이 노곤해지는, 그런 편안함입니다.
우리는 종종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필요로 하면서도 쉽게 발을 내딛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한 발자국 내딛었다가도 금방 익숙한 것들에게 다시 돌아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익숙함은 결코 짧은 시간에 뿅하고 생기는 깜짝 선물 같은 것이 아닙니다. 무언가에게, 누군가에게 익숙해지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지금 나에게 익숙한 모든 것들도, 분명 처음 나에게는 모두 새로운 것이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익숙한 것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나의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겁니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더 많이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에어백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두는 겁니다. 더 많은 에어백을 만듭시다. 새로운 것들을 영영 새롭게 남겨두지 않는 겁니다. 지금은 나에게 어렵고 새로운 것이라 해도 시간을 깃들여서, 길들여봅시다. 그래서 점점 나에게 익숙한 것으로 만드는 겁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터지지 않고 남는 에어백이 많았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이리저리 부딪혀도 다치지 않게 말입니다. 에어백이 없어서, 부딪히는 것이 무서워서 어떤 방향으로도 엑셀을 밟지 못하고 제자리에 꼼짝않고 차 안에만 가만히 앉아있지 않도록 말입니다.
그래서 나는 '도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새로운 것을 익숙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나의 시간을 들이는 것' 이라고 생각해보려 합니다. 때로는 익숙함으로부터 얻는 안정감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하니까요.
📝 추신
1. 친구에게도 많은 에어백이 생기길 바라요.
2. 댓글은 어떤 내용이든, 짧든 길든 언제나 환영해요.
긴 답장은 ssoo9108@gmail.com 으로 부탁합니다.
나는 친구의 생각도 항상 궁금하거든요.
새로운 한 주 힘차게 시작했길 바라요!
좋은 하루 보내요.
2022년 3월 28일 월요일
구독자의 친구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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