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정부가 민간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단 하나의 의미였습니다. 그 회사가 망했다는 뜻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가 제너럴모터스와 씨티그룹, 그리고 보험사 에이아이지의 지분을 떠안았던 것이 대표적입니다. 정부의 지분 참여는 구제금융의 다른 이름이었고, 죽어가는 기업에 붙는 마지막 꼬리표였습니다. 시장이 스스로 살리지 못하는 회사를 국민의 세금으로 떠받칠 때에만 정부는 주주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워싱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정확히 그 반대입니다. 미국 정부가 지분을 노리는 대상은 무너지는 회사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그 회사의 이름은 오픈AI입니다. 망해서가 아니라 너무 잘돼서 정부가 지분을 가져가려 한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지난 한 세기 미국 자본주의가 지켜 온 암묵적 원칙 하나가 조용히 뒤집히는 장면입니다.
넥서스알파랩이 정리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오픈AI를 비롯한 주요 인공지능 기업들은 연방 정부가 회사 지분의 일부를 확보하는 방안을 두고 예비 논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 논의는 일회성 해프닝이 아닙니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 샘 알트만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2025년 초부터 이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해 왔고,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다시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이동 중 기자들에게, 아주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 기업들과 만나 지분 참여를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며 대상 기업은 사실상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분의 일부를 미국 국민에게 돌려줌으로써 국민이 기업의 실질적 파트너가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구상의 뿌리는 오픈AI가 올해 4월 발표한 정책 보고서에 있습니다. 보고서에서 오픈AI는 공공 자산 펀드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는 경제적 성장의 과실을 창업자와 벤처 투자자, 초기 직원에게만 집중시키지 말고, 일반 국민 모두가 나눠 갖도록 하자는 발상입니다. 정부가 회사 지분을 확보하고, 그 지분에서 나오는 수익을 펀드에 넣어 국민에게 배당처럼 돌려준다는 그림입니다. 석유에서 나온 수익으로 국부펀드를 만들어 국민에게 분배하는 노르웨이의 방식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인공지능을 미국의 새로운 천연자원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구체적인 숫자를 보면 입장 차이가 분명합니다. 업계와 백악관이 논의하는 수준은 회사 지분의 1퍼센트에서 5퍼센트 정도입니다. 반면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는 훨씬 강경합니다. 그는 거대 인공지능 기업에 50퍼센트에 이르는 일회성 주식세를 매기자고 제안했습니다. 정치적으로 정반대 진영에 선 트럼프와 샌더스가, 방식의 강도는 다를지언정 인공지능의 이익을 국가가 일부 회수해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방향에는 나란히 동의하고 있다는 점이 이 사안의 특이점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미 진행 중인 더 큰 흐름의 일부입니다. 넥서스알파랩이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반도체 패권을 위해 인텔에 약 9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하며 약 10퍼센트의 지분을 확보한 전례가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양자컴퓨팅 분야 9개 기업의 지분 약 20억 달러어치, 약 3조 원 규모를 인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때 구제금융에만 국한되던 정부의 지분 참여가, 전략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하나의 관행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그 다음 무대입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모두가 같은 줄에 선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클로드를 만드는 앤트로픽은 정부에 지분을 제공하는 문제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나란히 역대급 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민감한 시점에서 나온 입장 차이입니다. 앤트로픽은 최근 비공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고, 약 9,6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00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픈AI 역시 1조 달러에 근접하는 몸값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사 모두 천문학적 가치를 앞두고 있기에, 정부에 얼마의 지분을 넘기느냐, 그리고 정부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회사를 통제하게 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됩니다.
이제 표면 아래로 내려가 봅니다. 정부가 한 회사의 주주가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정부는 본래 그 회사를 감시하고 규제하는 쪽입니다. 그런데 지분을 갖는 순간, 정부는 동시에 그 회사의 이익을 나눠 갖는 투자자가 됩니다. 규제자이면서 고객이자 투자자가 되는 것입니다. 규제를 느슨하게 풀어 줄수록 자기가 가진 지분의 가치가 오릅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정부가 특정 기업의 가치 하락을 우려해 안전 규제를 엄격하게 집행하지 못하는 심각한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 방식이 기업과 정부의 경계를 무너뜨린다는 반대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넥서스알파랩이 본 진짜 그림은 이해충돌이라는 단어보다 한 겹 더 깊은 곳에 있습니다. 정부가 주주가 되는 순간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규제가 아닙니다. 그 회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정부의 힘, 그 자체가 사라집니다. 지분을 가진 정부는 그 회사가 망하면 국민의 돈도 함께 잃습니다. 그래서 더는 그 회사를 강제로 쪼개거나 강하게 규제할 수 없게 됩니다. 한때 미국은 거대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면 법의 힘으로 강제 분할했습니다. 그것이 반독점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그 기업의 주주가 되는 순간, 분할은 곧 자기 자산의 파괴가 됩니다. 감시자가 영원한 보호자로 바뀌는 것입니다. 반독점의 시대가 저물고, 국가가 특정 기업과 운명을 한 배에 묶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신호입니다.
국가가 전략 산업의 챔피언 기업을 직접 떠받치는 모델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다른 나라들에서 그런 구조를 충분히 봐 왔습니다. 새로운 것은, 자유시장의 본진을 자처해 온 미국이 그 길에 들어섰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이 그동안 비판해 온 방식에, 인공지능이라는 가장 전략적인 산업을 매개로 스스로 발을 들이고 있는 셈입니다. 이는 출처를 바탕으로 한 추론입니다.
한국의 투자자 입장에서 이 사안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오픈AI는 비상장 기업이라 지금 당장 직접 사고팔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뉴스를 먼 나라 정치 이야기로 흘려보내기 쉽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그 다음입니다. 이 구조가 한번 표준이 되면 같은 잣대는 곧 앤트로픽으로, 그리고 상장을 앞둔 모든 거대 인공지능 기업으로 향합니다. 정부 지분이라는 변수가 새로 끼어드는 순간, 거대 인공지능 기업의 가치를 계산하는 공식 자체가 달라집니다. 정부가 일부를 가져가면 기존 주주의 지분은 희석되고, 동시에 정부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붙으면 회사의 생존 가능성은 올라갑니다. 이 두 힘이 앞으로 메가 상장의 가격을 흔드는 새로운 축이 됩니다. 이는 출처를 바탕으로 한 추론입니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분율도, 법적 메커니즘도, 구체적인 계약 조건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민간 기업의 지분을 양도받을 법적 근거가 분명하지 않아, 논의가 끝내 무산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됩니다. 그러나 방향만큼은 분명합니다. 미국은 인공지능을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가 일부를 소유해야 할 자산으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똑똑한 모델을 누가 만드느냐의 싸움은 이미 절반쯤 결판이 났습니다. 이제 진짜 질문은, 그 모델이 만들어 낼 거대한 부를 누가 가져가느냐입니다. 회사인가, 투자자인가, 아니면 국가인가. 그 답을 정하는 첫 번째 실험이 지금 워싱턴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공지능 뉴스를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이제 누가 더 똑똑한 모델을 내놓았는가가 아니라, 그 모델이 만든 가치의 주인이 누구로 정해지고 있는가일지도 모릅니다.
본 자료는 투자 추천이 아니며,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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