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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이라는 변곡점
이 리포트가 발행되는 2026년 5월 2일은, SEC가 자산운용사들에게 부과한 13F 제출 마감일인 5월 15일까지 정확히 13일이 남은 시점입니다.
13F는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의 기관 투자자가 분기마다 제출하는 보유 종목 공시입니다. 마감일은 분기 종료 후 45일이며, 2026년 1분기 종료가 3월 31일이므로 5월 15일이 정확한 마감일입니다.
다른 어떤 분기보다 이번 1분기 13F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워런 버핏이 작년 말 CEO 자리에서 물러난 뒤, 그가 평생 쌓아 올린 포지션이 그대로 살아있는 마지막 분기 보고서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17일에 공개된 4분기 보고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는 분명한 방향성을 보였습니다. 미국 빅테크에서 발을 빼고 에너지로 옮겨가는 흐름. 이번 1분기 보고서는 그 방향이 더 강화됐는지를 확인하는 결정적 기준점이 됩니다.
본 리포트는 넥서스알파랩의 6대 분석 프레임워크에 따라 이 변곡점을 다층적으로 해부합니다. 매크로 맥락, 지정학적 구조, AI 수요 동력, 공급 제약, 꼬리 위험, 그리고 과거 가이던스 대비 검증. 이 여섯 축에서 5월 15일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가 본 리포트의 결론입니다.
1. 매크로 맥락 - 두 가지 인플레이션의 분리
현재 미국 거시경제 지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과 코어 인플레이션의 구조적 분리입니다.
2026년 4월 클리블랜드 연준 나우캐스팅 기준, 헤드라인 PCE는 3.73퍼센트로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코어 PCE는 3.28퍼센트로 비교적 통제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헤드라인과 코어의 격차가 0.45퍼센트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입니다.
이 분리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인플레이션의 진원지가 에너지에 집중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유가 급등이 헤드라인을 끌어올리고, 동시에 AI 기반의 생산성 혁신이 코어를 누르고 있습니다.
이 구도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케빈 워시의 정책 철학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워시는 인준 청문회에서 AI가 구조적 디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논리를 제시하며, 에너지 주도의 공급 충격과 실리콘 혁명에 의한 디플레이션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통화 측면의 변수도 작동합니다. 2026년 4월 기준 미국 M2 통화량은 22조 6,800억 달러로 24개월 연속 증가세이며, 머니마켓펀드 잔액은 7조 6,3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습니다. 이는 시장에 대기 자금이 쌓여 있고,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순간 위험 자산으로 강하게 쏠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ISM 제조업 PMI는 4월 52.7로 4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풍부한 유동성, 확장하는 경제, 가까워진 금리 인하. 이 조합은 역사적으로 위험 자산이 가장 강한 상승을 보인 환경입니다. 그러나 그 상승이 모든 자산에 균등하게 분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본 리포트의 핵심 논지입니다.
2. 지정학적 구조 - 호르무즈 봉쇄와 미국 에너지의 부상
2026년 3월 4일 시작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결정적 충격을 가했습니다. 전쟁 전 일일 약 2,000만 배럴, 전 세계 석유 수요의 약 20퍼센트가 통과하던 이 해협의 물동량은 봉쇄 이후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ING 리서치의 4월 28일 기준 분석에 따르면, 우회 파이프라인을 통한 일부 대체 공급에도 불구하고 일일 약 1,4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차질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분쟁 발발 이후 두 달간 누적된 공급 손실은 약 8억 5,000만 배럴에 달합니다.
이러한 공급 충격은 가격에 직접 반영되었습니다. 2026년 5월 2일 오전 기준 Investing.com 시세 확인 결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17달러, 미국산 WTI는 101.94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4월 30일에는 일시적으로 브렌트유가 114달러를 돌파하며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구조적 변화가 있습니다. 미국이 글로벌 원유 공급의 새로운 안전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위키피디아의 2026년 이란 전쟁 연료 위기 자료에 따르면, 4월 미국의 원유 및 석유 제품 수출은 일일 1,290만 배럴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공급원으로 미국 셰일 생산자에게 눈을 돌리고 있는 흐름입니다.
이 흐름이 셰브론과 옥시덴탈 같은 미국 통합 에너지 기업들의 마진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이 지점이 워런 버핏의 베팅이 위치한 자리입니다.
3. AI 핵심 수요 동력 - 컴퓨팅 희소성의 자산 가치화
에너지 희소성이 비용 상승을 유발한다면, 컴퓨팅 희소성은 자산 가치 폭등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본 섹션은 그 구조를 수치로 해부합니다.
블룸버그와 Sabrient Systems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S&P 500 실적 상향의 약 70퍼센트가 단 6개 기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TSMC,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이 6개 기업의 공통점은 모두 컴퓨팅 또는 에너지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엔비디아는 2026년 4월 27일 시가총액 5조 2,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시총 1위를 공고히 했습니다. 젠슨 황 CEO는 차세대 AI 플랫폼인 블랙웰과 루빈에 대한 칩 주문액이 2027년까지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1년 전 예측치의 두 배에 해당합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월 중 18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200일 이동평균선 대비 이격도가 닷컴버블 정점인 2000년 6월 이후 가장 큰 수준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기술적 과열 신호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실적 상향 속도가 이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합의된 해석입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 지출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메타는 2026년 연간 자본 지출 가이던스를 1,150억에서 1,350억 달러로 제시했으며, 이는 2025년 722억 달러 대비 거의 두 배 수준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연간 1,250억 달러 수준의 인프라 투자를 집행 중입니다.
이러한 천문학적 지출이 정당화되는 근거는 실제 매출 성장에 있습니다. 메타의 경우 AI 기반 광고 타겟팅 시스템 전환으로 광고 효율이 약 3.5퍼센트 상승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투입된 자본 대비 수익화 속도가 충분한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4. 공급 제약 요인 - 전력망과 메모리의 물리적 한계
컴퓨팅 수요의 폭발에 대응할 수 있는 물리적 공급 능력은 명확한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두 가지 병목이 핵심입니다.
첫 번째 병목은 전력망입니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업체인 PJM Interconnection의 2025년 12월 용량 입찰 결과에 따르면, 신뢰성 목표 대비 6,625 메가와트의 전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PJM 역사상 처음 발생한 부족 사태입니다.
이 부족은 가격에 즉각 반영되었습니다. 용량 가격이 메가와트 일일 기준 28.92달러에서 333.44달러로 10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버지니아 데이터센터 골목의 수요는 2037년까지 2만 메가와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PJM 전체 로드 성장의 94퍼센트를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새로운 발전 시설이 전력망에 연결되기까지의 대기 시간은 현재 약 8년에 달합니다.
두 번째 병목은 고대역폭 메모리, 즉 HBM입니다. 2026년 1월 21일 Wedbush 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의 2026년 HBM4 생산 가능 물량이 이미 전량 매진된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는 2026년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업계 최초로 2026년 2월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물리적 병목은 두 가지 함의를 갖습니다. 첫째, AI 인프라 투자의 수익 회수 기간이 시장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동시에 이 병목 자체가 공급자에게는 가격 결정력으로 작용해 마진을 더욱 확대시키는 양면성을 가집니다. 버크셔의 베팅이 에너지 공급자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5. 꼬리 위험 검증 - 거품의 징후와 평균 회귀 시나리오
본 섹션은 현재 강세 시나리오를 일거에 붕괴시킬 수 있는 최악의 위험 요인들을 점검합니다.
가장 중요한 경고 신호는 시가총액 대비 GDP 비율, 이른바 버핏 지수입니다. 2026년 3월 기준 이 수치는 252퍼센트에 도달했습니다. 1929년 대공황 직전 약 110퍼센트, 2000년 닷컴버블 정점 약 140퍼센트와 비교하면 역사적으로 가장 비싼 시장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워런 버핏 본인이 만든 이 지표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는 동안, 그는 정확히 반대 행동을 취하고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재 약 3,733억 달러의 사상 최대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자금은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입되어 연 약 130억 달러의 무위험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그가 무엇을 팔았는지도 중요합니다. 직전 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는 애플 보유 비중을 크게 축소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의 상당 부분을 정리했으며, 아마존도 일부 매도했습니다. 동시에 셰브론을 약 809만주 추가 매입했고, 1월 2일에는 옥시덴탈로부터 OxyChem이라는 화학 자회사를 97억 달러 현금으로 인수 완료했습니다.
전설적인 투자자 폴 튜더 존스도 비슷한 경고를 발하고 있습니다. 그는 패트릭 오쇼네시와의 인터뷰에서 시가총액 대비 GDP 비율이 지난 25에서 30년간의 평균으로 회귀할 경우 30에서 35퍼센트의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GDP의 250퍼센트에서 35퍼센트 하락은 GDP의 80에서 90퍼센트 수준으로의 평균 회귀를 의미합니다.
또 하나의 꼬리 위험은 소프트웨어 부실 대출입니다. LCD 및 Pitchbook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소프트웨어 산업의 부실 대출 비중은 약 35퍼센트에 육박합니다. 사모펀드 토마 브라보가 2021년 64억 달러에 인수한 SaaS 기업 메달리아를 약 51억 달러를 상각하고 채권단에 넘긴 사례는 그 신호탄으로 해석됩니다. AI에 대체된 기존 SaaS 기업들의 몰락이 사모대출 시장 전체로 전이될 가능성이 본 위험의 핵심입니다.
6. 과거 가이던스 대비 검증 - 5월 15일 13F 체크포인트
본 섹션은 4분기 13F에서 확인된 버크셔의 행보를 기준으로, 5월 15일 1분기 13F에서 반드시 검증해야 할 세 가지 체크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첫 번째 체크포인트는 미국 에너지 비중의 추가 확대 여부입니다. 4분기 기준 셰브론은 1억 3,015만 6,362주, 비중 7.24퍼센트로 탑 5 종목에 진입했습니다. OxyChem 인수가 1월에 완료되었음을 감안하면, 1분기 보고서에서 옥시덴탈 본주에 대한 추가 매입이나 셰브론 비중 추가 확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이 흐름이 확인된다면, 버크셔의 에너지 베팅은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적 포지션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두 번째 체크포인트는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의 추가 매집 여부입니다. 2025년 8월 기준 미쓰비시는 10.2퍼센트, 미쓰이는 10퍼센트를 넘어섰으며, 스미토모와 마루베니는 9퍼센트대, 이토추는 8퍼센트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평가액 합산은 약 310억 달러에 달합니다. 버핏은 2025년 주주 서한에서 다섯 회사가 9.9퍼센트 지분 한도를 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1분기 보고서에서 이 지분이 다시 한 단계 올라갔다면, 일본 종합상사가 버크셔의 장기 핵심 보유 자산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됩니다.
세 번째 체크포인트는 빅테크 추가 매도 여부입니다. 4분기에는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아마존이 동시에 축소되었습니다. 1분기에도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빅테크 사이클의 끝이라는 가설이 강하게 뒷받침됩니다. 반대로 이 흐름이 멈추거나 일부 재매수가 확인된다면, 4분기 매도가 단순한 리밸런싱이었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체크포인트는 단순히 버크셔의 포지션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매크로의 큰 그림을 검증하는 작업입니다. 두 희소성, 즉 에너지와 컴퓨팅이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 안에서, 50년 통산 최고의 투자자가 어느 쪽에 어떻게 베팅했는지를 5월 15일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론 - 5월 15일의 의미
워런 버핏은 작년 말 CEO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러나 그가 평생 축적한 포지션은 여전히 살아있고, 1분기까지의 결정에 그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5월 15일 발표될 13F는 그의 매크로 판단이 가장 농축된 형태로 드러나는 마지막 분기 보고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 리포트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현재 글로벌 시장은 에너지와 컴퓨팅이라는 두 가지 희소성이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이 둘을 공급하는 기업은 사상 최고의 마진을 누리고 있으며, 그 외의 기업은 비용 압박에 짓눌리고 있습니다.
둘째, 워런 버핏의 4분기 행보는 이 구조 안에서 에너지 쪽에 정확히 자리 잡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셰브론 추가 매입, OxyChem 인수, 일본 종합상사 매집은 모두 이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셋째, 5월 15일 13F 발표는 이 베팅이 일회성인지 구조적 전환인지를 판가름하는 결정적 검증의 시점입니다. 세 가지 체크포인트 중 하나라도 사실이라면, 50년 통산 최고 투자자의 마지막 큰 베팅 방향은 명확해집니다.
본 리포트는 투자 추천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다만 글로벌 매크로의 구조적 전환점을 추적하고, 그 안에서 가장 통찰력 있는 투자자의 행보를 검증하는 것이 본 채널의 분석 철학입니다. 5월 15일 13F 발표 직후, 본 채널은 가장 먼저 검증 결과를 담은 후속 리포트를 발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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