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5, 늘 새로운 지속과 변신

🐴,💃🏻🐆,👌,🌎::탈색, 게임

2022.05.29 | 조회 2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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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밋

동갑내기 30대의 좌충우돌 각자도생 일주일 취재기

💃🏻🐆 멋장이미식가 Kelly, 👌 그럴 수 있다 ㅇㅋ, 🌎 미라클 지구,

🤎 그리고당신, 구독자


💃🏻🐆_생애 최초 탈색으로 초긴장 중인 이야기

휴대폰을 계속 바꾸면서도 꼭 넣어 다니는 이미지가 있다. 박막례 유튜버가 책을 출간할 즈음 말했던 북 치고 장구 치고 나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거라는 말. 이하늬 배우가 유튜브 영상에서 말한 나이를 이렇게 먹었는데 아직도 처음인 게 있다니 너무 좋아!!!”. 산드라 오의 인터뷰 장면 바깥 세상에서 보게 되는 모습들에 더는 의존하지 않았으면 하는 거예요”. 굳이 이 이미지들을 챙겨다니는 건 내가 이런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늘 주변에 휘둘리고 눈치를 정확히 보려고 노력하면서도 가끔 확 하고 지를 때가 있다. 불의 별자리 특성이라고도 하던데 그렇게 내 성향의 근원을 별자리나 사주 등 오래된 지혜에서 찾아 핑계대는 건 늘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그런 성향이 나올 때는 주로 소소하지만 어른들이 거슬려하는 일을 한다. 예쁘고 비싼 쓰레기를 사고 피어싱을 하고 하수구 냄새 나는 짧은 연애를 했다. 이번에는 여러 가지 엇나가기 중 염색을 했다. 다만 추가 조항을 좀 달고 싶다.

이번 염색은 아 몰라 질러봅시다, 같은 마음으로 달려나간 건 아니다. 사실 난 내 머리색을 꽤 좋아해서 무난히 잘 지내고 있었는데 이번에 미용실 사장님 제안을 받은 김에 날을 잡았다. 머리가 짧을 때 해보자는 마음 반, 기회가 왔을 때 해보고 싶다는 마음 조금, 머리를 하기로 약속했으니 내가 꺼낸 말 내가 지킨다는 마음 반이었다. 하지만 미용실 의자에 앉은 당시까지도 내 마음은 갈팡질팡 하고 있었다. 선생님도 부담되시죠, 라고 했지만 일단 하기로 한 거 탈색행 기차에 올라탔다. 오후 2시에 의자에 앉아 감사합니다아아를 외치며 나온 시각 6시 반 경. 

탈색약을 바르고 선생님이 고루고루 펴주는 시간 동안에는 정말 초긴장 상태였다. 머리가 점점 노랗게 되는 게 눈에 보였으니까. 지금까지의 내 이미지는 어쩔 것이며 주변에서는 대체 뭐라고 할지 상상도 안 되고 당장 부모님이 얼마나 안 좋은 말을 얹을지! 물론 친구들과 동료들은 대충 예쁘다고 해줄 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건 내가 감당해야 할 몫과 노선이 좀 다르다. 탈색을 마치고 미묘하게 고급스러운 밀밭 금발을 마주했을 때는 너무 너무 어색했다. 게다가 눈썹은 염색을 안 했기 때문에 더더욱 어색하기 그지 없는 순간이었다. 신기하면서도 아 이걸 뭐 어떻게 해야하지, 하는 난감함. 쌤은 바로 염색을 제안했다. 연핑크 이야기도 나왔지만 여름이니까 회색을 하자고 했고 나는 냉큼 좋다고 수락했다. 쌤이 보여준 건 정말 애쉬그레이였거든요.

염색은 다행히 아주 빠르게 끝난 편이었다. 내 머리는 그레이가 아니라 애쉬빛 금발이 되었지만 정말 놀랍게도 선생님이 왁스를 착착 발라주자 야생의 금발 상태 보다 훨씬 예뻐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쌤의 섬세한 커트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점. 물론 이제 집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감당해야 할 몫들이 덮쳐오고 이 말을 하는 순간 긴장되고 심장 떨리는데 염색모를 다 잘라내기까지 2-3개월 간은 또 내 생애 최초의 경험들과 마주하게 되겠지. 기대된다. 내가 또 어떻게 바뀔 지. 주변의 반응에 얼마나 크게 휘둘릴 지.

하지만 당장 이 글을 쓰는 순간체도 우연히 마주친 내 모습에 여전히 깜짝 놀라는 중.


👌_SEE YOU NEXT WEEK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신 중입니다. SEE YOU NEXT WEEK!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신 중입니다. SEE YOU NEXT WEEK!

🌎_게임

이번 달 초까지만 해도 매일 접속해서 10분 정도는 시간을 들여 일일 퀘스트를 다 깨던 모바일 게임이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음악만 가득 차 있는 리듬 게임인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플레이할 의욕이 떨어진 상태라 2주 넘게 앱을 실행조자 하지 않고 있다. 요즘 스마트폰 게임들이 다 그렇듯 이 게임도 다운로드도 플레이도 무료면서 인앱 결제 -게임 내 아이템을 실제 재화로 구매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고 싶도록 게이머를 유도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나는 랭킹에 들고자 하는 욕심도 없고 음악을 게임으로 즐기는데 의의를 두고 있어 굳이 추가로 돈을 쓸 이유는 없지만, “덕후 마음이 안그렇잖아. 예쁜 아티스트 카드가 나오면 꼭 장비하고 싶잖아. 이 게임 만들어서 서비스하는 사람들도 먹고 살아야 하잖아. 그래야 내가 사랑하는 가수의 상품가치도 더 오르고. 그런 마음으로 약간의 결제를 해둔 상태의 내 게임 계정인데 발매 2달만에 벌써 별로 하고 싶지가 않아졌네….

이럴 때마다 스마트폰시대 초창기에 오타쿠들의 돈을 쓸어모으던 카드 게임들의 흥망성쇠가 떠오르고 그런다. 나랑 밥 먹다가도 요정출현에 그렇게 목숨을 걸던 나의 친구들아 너희들이 애지중지하던 데이터 쪼가리들은 지금 어디에….

사행성 요소로 유저들의 결제를 부추기다가 몇 년 못가 신규 컨텐츠를 업데이트하지 못한 채 서비스 종료하는 모바일 게임이 아니더라도, 한때 마음을 다 맡겼던 존재에 더 이상 그렇게 마음을 보내지 못하게 되는 일은 많이 있다. 그렇게 되었을 때 그때 바쳤던 시간과 마음과 자원이 새삼 아깝게 느껴지지는 않을까?

잘 짐작이 안되는 걸 보니 나는 그렇게 열심히 열렬히 뭘 다 바쳐보지 않았나 보다. 열정이 없었다기 보다는 리스크 분산과 마음 조절을 잘한 거라고 생각하련다.

가벼운 마음으로 접속과 일일퀘스트 보상을 놓아주고 또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 돌아갈 수 있도록 앱 삭제는 안한 상태다. 부디 달콤소프트의 슈퍼스타 오마이걸에 많은 관심과 성원이 있기를.


✒ 이달의 편집자 💃🏻🐆

여름입니다. 하지만 아직 아침 저녁은 추우니까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내일이 오는 게 무섭고 긴장되지만 저는 이번주에 연차가 있는 아주 강한 직장인입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시고 다음주에 만나요. 안녕히,

 

노리밋에서는 두 명이 일주일에 한 번 한 주를 살며 경험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구독자님, 다음 주에도 같이 놀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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