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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노 연애 벗 예스 설렘
*최대한 언급하지 않았지만 <스즈메의 문단속>에 대해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연애 감정을 느끼는 걸 넘어, 타인이 그 감정을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신카이 마코토 영화는 늘 재미있지만 제게는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연애 감정과 사랑에 대한 개연성이 늘 ㅗ전무했어요. <스즈메의 문단속>에 대해 햄튜브는 스즈메를 지독한 얼빠라고 표현했는데, 동의합니다. 스즈메는 어떤 싸움이 생겨도 소타 얼굴만 보면 풀릴 진정한 얼빠입니다. 말 두 세 마디 섞은 남자를 위해 모든 관계와 일상을 뒤로 하고 그 남자의 사명에 함께하죠. 물론 이 과정이 스즈메와 가족이 더 명확한 행복을 향해 가는 계기가 되었지만 이건 그 과정을 잘 지나 말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스즈메의 개연성은 이해할 수 없지만 반대로 내가 소타라면 스즈메에게 호감이 생길 수밖에 없겠죠.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한다고, 에 대한 놀라움과 감동. 다만 보는 사람도 마찬가지의 감정을 느낍니다. 저 낯선 사람을 위해 이렇게까지 한다고?
이야기가 쌓이며 지진이라는 재난이 스즈메에게 어떠 의미인지, 왜 이렇게 갑자기 인생을 투신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며 금방 집중하게 되지만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다들 스즈메에게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때 저는 다시 아리송해졌습니다. 소타에 대한 깊은 사랑이 스즈메가 자신의 모든 걸 버리려는 순간에 대한 이유로 제시되거든요.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신 분들, 어떠셨나요? 스즈메의 사랑에 공감하셨나요?
연애 감정은 잠시 제쳐두고,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가장 아리송한 부분부터 나왔지만 지브리가 연상되는 다양한 연출, 지진에 대한 연출, 캐릭터들 간의 관계성 등 좋은 부분이 무척 많았지만 그 중 하나는 낯선 사람에 대한 용감한 호의였어요. 스즈메가 곤란할 때 단서 없이 도와주던 낯선 사람들. 낯선 사람에 대한 호의가 불러오는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면 무척 무척 용감한 행동이에요. 조금씩 다른 방식이지만 자신의 공간은 물론 자신의 시간과 소유물까지 흔쾌히 내어주고 이유나 조건이 붙지 않는 선의들. 단 하나의 약속은 다시 만나러 온다는 것 뿐. 물론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 시간과 소유물까지는 가능성이 조금 있지만 공간,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인상적인 전개였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만나는 엔딩 크레딧 일러스트까지.
다시 연애 이야기를 꺼내자면, 벚꽃이 이렇게 사방에 만개한 도시에서 우연히 벚꽃을 봐버리면 들뜨지 않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도 연애를 캐어냅니다. 스즈메의 가족인 타마키 이모에게는 이모를 오랫동안 짝사랑하는 어린 동료가 한 명 있습니다. 하지만 이모는 스즈메를 찾으러 다니며 다른 청년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티격태격 하며 혐관이 애정이 되어가는 듯 보이기도 해요. 충직하지만 단순한 순애보와 껄렁한 사람 같은데 속내는 깊은 것 같은 사람, 고민이 됩니다. 둘 다 맛도리입니다.
달이 표현되는 방식, 지나가는 택배차의 로고, 다이진과 사다이진의 표현 방식 등 자그마한 연출들은 물론 제게는 신카이 마코토의 트레이드 마크인 하늘 표현까지 고루고루 더 넓고 더 풍성해진 영화였어요. 가볍게만 언급해도 스포일러가 되는 다이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저와 동행은 캔 하이볼을 사서 벚나무 밑으로 갔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신 분들, 어떠셨는지 다시 대화나누기를 기대하며, 벚꽃잎이 날리기 시작할 다음주에 만나요.
🌎_별 것 아닌 일로 상처받기
정돈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혼란스러운 기온-기후-계절 속에 어느 계절도 택하지 못해 가진 모든 옷의 부피 중 70%를 차지하는 분량의 옷이 모두 꺼내져 걸려있는 형국이다. 모든 옷을 입는 것도 아닌데 한 계절 동안 이걸 한번도 입고 나가지 못했네! 하는 생각에 꺼내두곤 그대로 먼지와 햇살을 타게 둔 채로 2주 경과.
슬슬 또 침구를 세탁할 시기가 왔는데, 미세먼지로 탁한 공기 냄새 때문에 자연건조를 미뤄둔 사이 다음 주에는 비가 온다고 하네? 결국 앞으로의 며칠이 마지막 기회다. 이렇게 여유없게 세탁기와 빨랫감통 사정을 눈치보게 될줄은 몰랐다.
이 은행과 저 은행, 이 계좌와 저 예금. 별 것도 없는데 너무 많은 내 명의의 어떤 것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뭘 어떻게 불리고 싶은 게 아니다. 그럴 재주도 없다. 그저 그런 게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버겁다고 느낀다. 이렇게 많은 것을 붙들고 있어도 되나? 인터넷 사이트의 계정 이런 것들까지는 차마 포함을 하지 않은 범위다. 보험 하나를 해지해볼까 생각했다가 계약사항과 비용을 생각해보니 계속 들고 있는 게 훨씬 좋은 것 같아서 그만뒀다. 뭔가를 시작할 때는 그만한 생각이 있어서 시작했던 것이다. 과거의 나 자신이 현명했다. 그러나 미래의 자신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지금 다른 고민을 할 힘과 용기를 줄래?
마찬가지로 난잡한 메모 앱의 상황. 그 화면에 덜어낸 머리 속의 별 달릴 쓸 데도 없는 정보들도, 다 털어낼 수 있다면 좋을텐데.
이런 고민 많은 나와는 또다른 느긋한 내가 또 있다. 뭘 그리 걱정해, 지금만 유지하면서 살아~ 하는. 꼭 정리하지 않아도 돼. 지금 생리 전이라 그래. 나가서 좀 걷다가 와.
…응.
✒ 이달의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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