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션(Notion)은 현대의 디지털 업무 환경에서 없어서는 안 될 All-in-One Workspace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 노션 캘린더가 출시되었습니다. 노션 캘린더 역시 All-in-One을 염두하고 제작되었다고 생각될 만큼 다른 프로그램과 유연한 연결성을 보입니다.
노션은 문서 작성, 프로젝트 관리, 데이터베이스 구축, 팀별 협업 등 사용자가 원하는 거의 모든 작업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션에 모든 것을 담는 순간 미로에 빠지게 됩니다. 한 번 발을 들여 놓으면 다시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All-in-One의 뜻을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고 해석해서 메모, 일정, 업무, 계획, 파일을 모두 노션에 욱여넣으려고 합니다. 지금부터 노션의 민낯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노션의 민낯을 보여드립니다
모든 프로그램은 서로간의 교집합이 있습니다.
노션, 에버노트, 한글, 워드의 대표 교집합은 "문서작성"입니다. 글머리 기호로 글을 정리할 수 있고, 이미지를 첨부하고 표를 넣어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엑셀과 노션의 교집합은 표로 작성할 수 있고, 수식을 활용한 계산입니다. 드롭박스와 노션의 교집합은 파일을 보관입니다. 트렐로, 슬랙, 아사나와 노션의 교집합은 협업 플랫폼입니다. 구글 캘린더와 노션의 교집합은 일정 정리입니다.
이렇듯 각각의 프로그램은 교집합이 있고, 차집합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는 뜻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노션이 모든 프로그램을 담고 있어서, 노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 프로그램의 장점이 있습니다. 그 프로그램만 특화되어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장점을 무시하고 노션에 넣으려고 하면 안 됩니다.
노션과 다른 프로그램의 교집합 부분만 남겨 놓으면 노션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보입니다.
한글과 엑셀은 교집합이 없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한글에서도 계산식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미비하기 때문에 배제하겠습니다. 에버노트와 구글 캘린더의 교집합도 없습니다. 드롭박스와 마이크로 워드의 교집합도 없습니다. 노션은 모든 프로그램과 접점이 존재하고 노션만의 특화된 부분도 있습니다.
노션은 노션답게 사용하세요
전사적 자원 관리(ERP)는 전용 프로그램에게 맡기세요
ERP는 재무, 인사 관리, 제조, 회계, 유통 등 비즈니스 활동을 관리하는데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입니다. 노션은 엑셀과 비슷하게 수식을 구동할 수 있고, 표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ERP 시스템의 대용으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소규모 팀이나 스타트업에서 간단한 자원 관리를 위해 사용할 수 있지만, 어느정도 규모를 넘어가면 ERP 시스템을 도입해야 합니다.
유통 페이지를 노션에 제작할 때 몇 개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할까요? 제품 입고를 위해서 상품(Product), 재고(Inbound) 데이터베이스 2개가 필요합니다. 출고를 위해서 출고(Outbound), 상품 주문(Sale), 고객(Member) 데이터베이스 3개가 팔요합니다. 보고를 위해 주간 합계(Weekly Report), 월간 합계(Monthly Report), 연간 합계(Annual Report) 데이터베이스 3개가 필요합니다. 최소 8개 데이터베이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데이터베이스끼리 관계형이 많아질수록 속도가 느려지고 복잡해져서 적합하지 않습니다.
파일 관리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맡기세요
노션 무료 사용자는 5mb 이하, 노션 유료 사용자는 무제한 파일을 노션에 업로드 할 수 있습니다. 파일을 드래그&드롭 하면 파일 유형에 상관없이 모든 파일을 노션에 임배드 할 수 있죠. 하지만 노션을 스토리지 대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노션은 웹 기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용량이 큰 파일을 노션에 저장하는 경우 페이지 로딩이 길어질 수 있고, 오프라인 상태에서는 파일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에버노트와 같은 메모앱은 노트 안에서 다이렉트로 파일을 열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션에 있는 파일의 기본 작동 방식은 다운로드입니다. 다이렉트로 파일을 열 수 없습니다. 파일을 다운로드 해서 수정해서, 노션에 있는 파일을 지우고 새로 업로드해야 합니다. 상당한 노동이 들어가는 행동입니다.
일정 관리는 캘린더에게 맡기세요
노션과 노션 캘린더는 별도의 앱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노션에 캘린더 레이아웃이 있기 때문에 노션으로 일정 관리를 할 수 있을거습니다. 하지만 노션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서 일정을 관리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합니다. 노션의 캘린더 레이아웃은 리뷰 목적으로 사용할 때 적당합니다.
컴퓨터나 태블릿에서 일정을 확인하지만,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기계는 핸드폰입니다. 시시때때로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서 캘린더 앱을 사용합니다. 구글 캘린더는 한 달 단위 일정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지만, 노션 캘린더 레이아웃은 "점"으로 표시됩니다. 노션 캘린더 레이아웃을 통해 한 눈에 알 수 있는 것은, "일정이 있다 vs 없다"입니다.
길을 가다가 재미있는 레고 블록을 주웠습니다. 블록끼리 맞추니 스타워즈에 나오는 우주선도 만들 수 있고, 자동차도 만들 수 있습니다. 더더욱 많이 조립하면 집까지도 거뜬히 만들 수 있어 보입니다. 만들 순 있지만 전혀 실용적이지 않습니다. 레고로 만든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하실 건가요? 달릴 순 있지만 안전이 걱정됩니다. 레고로 만든 집에 살 수 있으세요? 살 순 있지만 난방이 걱정됩니다.
목적에 맞게 사용하지 않으면 노션은 이쁜 쓰레기가 됩니다. 노션은 유연성과 다양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사용자를 압박하지 않도록 노션을 목적에 맞게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노션을 사용하면서 부적절한 방법 3가지를 정리해봤어요.
- ERP 시스템으로 사용하지 마세요: 노션으로 ERP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베이스를 관계형을 맺어야 해요. 소규모 기업에서는 ERP 대용으로 노션을 사용할 수 있으나, 복잡성과 규모가 커질 경우 실제 ERP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 파일 관리 스토리지로 사용하지 마세요: 용량이 큰 파일을 저장하면 로딩 지연을 필연적으로 겪을 수 밖에 없어요. 오프라인으로 노션에 접근할 수 없고, 파일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다운로드 후 재업로드 해야 합니다.
- 일정 관리로 사용하지 마세요: 노션 캘린더 레이아웃은 구글 캘린더, 노션 캘린더와 같이 전용 앱에 비해 시각적 표현과 접근성에 제한이 있어요. 노션 캘린더 레이아웃은 리뷰 목적과 같이 특정 용도에 더욱 적합합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어떠셨나요? 다음번에 더욱 재미있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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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맛집
너무 기다려지는 레터! 노션이 정말 망망대해라서 어디서부터 해야하나 싶었는데 감사합니다 :)
노션다움 (191)
저도 노션을 처음 시작했을 때 망망대해에 혼자 떠 있는 느낌을 받았는데, 저 혼자 느낀 감정이 아니었군요. 노션다움 뉴스레터가 나침반과 돛이 되어드리겠습니다~~ 첫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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