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 시장에 영원한 라이벌이 있어요. '코카콜라와 펩시'입니다. 또한 코카콜라와 펩시 사이에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어요. 바로 '코카콜라 vs 펩시, 둘 중에 누가 더 맛이 좋은가'인데요. 어떤 사람은 '눈을 가리고 코카콜라와 펩시를 마시면 그 둘의 차이를 알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해요. 때문에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더 선호하는 건 맛있어서가 아니라 습관에 의한 것이라고도 말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펩시는 '펩시 챌린지'라는 1975년 코카콜라와 펩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게 됩니다. 도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상표를 가리고 코카콜라와 펩시를 마셔보게 한 뒤, 무엇이 더 맛있는지 선호도를 물어보는 것인데요.
결과는 흥미롭게도 절반 이상 참가자들이 더 맛있는 콜라로 펩시를 선택했어요. 그리고 펩시는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를 TV에 광고했어요. 덕분에 미국 시장에서 펩시의 판매량이 코카콜라를 앞지른 적도 있는데요. 그래도 코카콜라는 탄산음료 시장에서 1위를 지켜냅니다.(제로콜라 제외하고요..) 그렇다면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가 잘못된 걸까요? 오늘은 코카콜라 vs 펩시 블라인드 테스트가 말하지 않는 진실에 대해서 소개할게요.
이미 승자가 결정된 '한 모금 테스트'
단 맛의 제품을 선호하는 '한 모금 테스트'
결론부터 말하자면 테스트 결과가 조작되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에요. 실제로 코카콜라도 상표(브랜드) 없이 맛을 테스트했을 때 '펩시의 단 맛이 나는 콜라를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요. 펩시의 단 맛을 흉내 낸 제품(뉴코크)을 개발했거든요.
하지만 블라인드 테스트의 비밀은 단지 한 모금라는 점이에요. 펩시가 코카콜라보다 단맛이 강해서 테스트에서 더 많은 선호를 받았는데요. 그 이유는 펩시는 감귤류 향이 도드라지는 날카롭고 짜릿한 맛의 콜라이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코카콜라는 바닐라와 건포도 맛이 있는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고요. 때문에 한 모금만 마셨을 경우, 즉각적으로 만족을 주는 콜라는 펩시인 건데요.
만약 캔 전체를 마셨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까요? 병이나 캔으로 마셨다면 오히려 단 맛에 물릴 수도 있으니까요. 정리하자면 한 모금 테스트는 펩시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이었어요.
뇌가 기억하는 경험의 맛
단순히 맛 외에도 뇌에 작용되는 브랜드의 힘
펩시와 코카콜라를 두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펩시를 선호한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하지만 반대로 상표(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테스트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코카콜라 아니겠냐구요? 그 당연한 이유를 신경생리학자인 미국의 몬태규(Montague) 교수와 매클루어(McClure) 교수 연구팀이 실험한 ‘펩시 챌린지’를 통해 알려드릴게요.
실험은 펩시가 진행한 것과 같이 상표를 가리고 콜라를 시음해보았어요. 단 자기공명영상장치(fMRI: 혈류와 관련된 변화를 감지하여 뇌 활동을 측정하는 기술)를 사용했는데요. 실험 결과는 똑같았어요. 어떤 브랜드인지 모를 때 펩시콜라를 마시면 미각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더 활성화되면서 더 큰 쾌락을 주었거든요.
실험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테스트를 할 때 콜라의 브랜드 네임을 알려줬어요. 사람들은 당연히 코카콜라를 선호한다고 말했고요. 하지만 앞서 실험과 달리 기억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었어요. 즉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마실 때는 기존의 겪은 경험과 지식을 떠오르는 건데요. 예를 들면 북극에서 오는 청량감, 친숙한 북극곰, 행복감이 느껴지는 빨간 컬러 같은 브랜드 이미지나 비밀스러운 제조법이 있는 브랜드의 스토리를 떠올린 거예요.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소비할 때 단순히 기능(예를 들면 맛, 갈증해소)때문에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저는 펩시 제로 슈거 라임을 좋아합니다. 때문에 펩시가 코카콜라를 이기는 날도 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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