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시대의 디즈니는 크래프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창작의 경계를 실험하는 오리너,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AI랑 영화는 관심가도, 게임에는 관심이 가지 않는 분들을 위한 게임 영업글을 써보려 합니다.

요즘 디즈니가 신규 IP를 안만들고 기존 IP로 계속 파생 컨텐츠를 만들고, 웹툰이 영화나 드라마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IP"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는데요. 

📌 이유는 단순합니다. 플랫폼은 많아지고, 머무르는 시간은 짧아졌기 때문이에요. 새로운 컨텐츠보다 이미 친숙한 세계관, 익숙한 캐릭터에 더 오래 머무르며, 그 안에서 경험하고, 플레이하고, 소비하고, 공유합니다.

이 때 IP에 AI가 붙으면 "세계"로 몰입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게임적 경험과 아주 유사해지죠. 그럼 게임은 지금보다 보편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전에 🎮 AI는 게임을 옛날부터 바꾸고 있었다. 그리고 는 주제로 기나긴 뉴스레터를 쓴 적이 있었는데요, 그 사이에도 AI는 더 빠르게 진화했고, 특히 지난번 📊 AI TOP 100 순위가 AI앱에 대해 말하는 것 레터에서 말했듯, ‘영상’은 AI 섹터 중 “가장 돈을 버는 영역”입니다. 그 만큼 비용을 줄여주고 창조의 효율성을 높여 준다는거죠.

이 글에서는 a16z의 아티클 <The Next Generation Pixar: How AI will Merge Film & Games>를 바탕으로 우리가 컨텐츠 기획자 / IP 설계자 / 브랜드 메이커로서 AI가 붙은 컨텐츠에는 어떤 가능성이 있고,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정리해 보려고 해요.

(사실은) 제 본업이 게임과 IP 어딘가에 있다보니, 가볍게 게임을 영업(?)하고 스스로 정리하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 이 글은 이런 분께 도움이 될 거예요

💎 이런 아싸이트를 드릴게요

영상보다 게임을 더 하는 Z와 @

우리나라 통계는 아니지만, 세대별로 어떤 매체에 시간을 많이 쓰는지를 보면, 요즘 세대로 갈 수록 명백하게 게임에 쓰는 시간이 많아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Z세대와 그 이후 세대에게는, TV나 영화보다 게임이 더 익숙해요.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도 2019년 주주 서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컨텐츠 소비는 앞으로 시청보다 플레이가 중심이 될겁니다. 

게임 IP도 영화에 밀리지 않는다

게임 IP가 엔터테인먼트 파이에서 "돈을 많이 버는 건" 알겠지만, 오랫동안 “흥행”과 “대중성” 측면에서는 영화나 TV 드라마 등의 영상 컨텐츠에 많이 밀렸던 것은 사실입니다.

게임 실사 영화를 생각해보면 성공 사례를 쉽게 떠올리기 어렵기도 했구요. 그런데 의외로, 게임도 뒤지지 않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 '호그와트 레거시': 해리포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RPG

📌 '더 라스트 오브 어스': Naughty Dog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HBO 드라마

📌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영화 : 전 세계 애니메이션 영화 사상 최고 오프닝 기록

📌  폴아웃 : 아마존 프라임 시리즈

📌 스키비디 토일렛 (Skibidi Toilet)

게임의 몰입 강도가 센 이유

1️⃣  감상에서 경험으로

게임의 진짜 힘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서사에 있어요. 우리는 단순히 이야기를 보는 게 아니라, 선택하고, 반응하고, 영향을 주는 존재가 됩니다.

1시간 동안 정주행한 컨텐츠보다 1시간 동안 발버둥치며 클리어한 퀘스트가 더 오래 기억에 남으니까요.

동일한 IP라도, 누구와 싸웠는지,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생겨요. 이건 컨텐츠가 아닌, 기억이 되는 경험이죠.

같은 해리포터여도, 누구는 슬리데린 출신이고 누구는 론 대신 말포이랑 절친일 수도 있습니다.

2️⃣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대부분의 게임은 멀티플레이를 기반으로 다른 사람과 직간접적으로 함께 플레이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같은 세계관 안에서, 각자의 캐릭터로 살아가는 구조 → 컨텐츠는 감상에서 벗어나 “생활”의 레벨로 확장됩니다. 물론, 요즘 사람들은 함께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싱글 플레이 게임이라고 해도 최소한 게임 커뮤니티에서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3️⃣ “팬”에서 “세계의 참여자”로

정체성과 얽히기 시작하면, 그건 더 이상 컨텐츠가 아니라 내가 사는 세계가 됩니다. → 이건 IP가 가장 강력해지는 지점이에요.

4️⃣ 확장되는 유니버스

넥슨 메이플 스토리 김창섭 디렉터가 정상화의 신 신창섭이 되고, 창팝이라는 장르를 만들고, 창팝을 커버하는 컨텐츠까지 생기는 신선한 현상도 일어나는 시대입니다. (신창섭 관련 컨텐츠는 쓰고 있었는데, 용기가 안나서 발행은 못하고 있습니다...)

AI 시대 이전의 인터랙티브 게임

AI가 없던 시절에도, 게임은 어떻게든 유저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선택지를 주고 개인화된 경험을 주기 위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었어요. 

AI는 없더라도, 다양한 가능성을 미리 만들어둘 수는 있으니까요.

📌  The Walking Dead (Telltale, 2012) : 애니메이션 + 대화 선택지 기반 시네마틱 게임

하지만 이 방식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미리 만들어놔야 했던” 거죠.  

여러 IP로 확장하다가 개발자들의 지속된 크런치 모드로 혹사 문제가 터졌고, 원래는 메타크리틱 89점을 받을 정도로 긍정적 반응이었던 것이, 4년 뒤 배트맨을 런칭하고는 64점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러다 2018년 개발사인 Telltale은 결국 파산하게 됩니다.

📌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2017) : 블랙미러의 세계관을 확장한 넷플릭스 인터랙티브 실험

그러나, 이 또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습니다.

선택지를 미리 만들어야 하는 구조는 확장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선택이 많아질수록 컨텐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ROI가 형편없었습니다. 비용도 시간도 에너지도 많이 드는데, 그 드는 만큼 더 벌어올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결과적으로 지속 가능한 구조도 아니고요.

그리고 바로 여기서부터, AI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영상 AI가 먼저 필요합니다

유저의 반응에 따라 컨텐츠가 완전히 다른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상 생성" 기술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인터랙티브 컨텐츠에 몰입하게 만드려면,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을 넘어 내 입력에 따라 다음 장면이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것이 베스트거든요.

지난 레터에서 말했듯, 현재 기준 가장 많은 부가가치(돈)을 창출하고 있는 AI 섹터가 "영상 편집"이다보니 계속 새로운 모델과 서비스가 나오고, 그를 통해 만든 여러 작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 덕분에, 이제는 프롬프트와 레퍼런스 이미지를 넣으면 영상 몇 분짜리를 생성할 수 있는 세상이 왔습니다. 프레임의 일부만 주고 전체 장면을 뽑거나, 영상 안의 특정 영역만 애니메이션화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유저의 자유로운 반응에 따라 바로 AI가 만들어나가긴 어려워도, 이미 기획된 경우의 수를 두고 베리에이션 하는 건 훨씬 쉬워졌겠죠.

📌 AI 영상 분야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AI가 생성한 컨텐츠를 통해 시청자가 직접 TV 프로그램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게 하는 AI 스트리밍 플랫폼 (AI계의 넷플릭스를 표방)

📌 게임 전용 바이브 코딩

이제는 개발자나 아트 없이도, 기획적 역량이 있다면 AI로 게임이나 인터랙티브 컨텐츠를 만드는 플랫폼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맞아요, 아직은 실험단계 - 그러나 숏폼이라면?

원하는 장면을 딱 찍어서 뽑는 건 여전히 어렵습니다. AI로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90%는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Abel Art는 1분짜리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 약 500개의 버전을 생성했다고 해요.

📌 숏폼이면 괜찮아?!

컨텐츠를 길고 복잡하게 만들기는 아직 어렵지만, ‘짧고 몰입감 있는 장면’을 선택지와 함께 뻗어가는 구조에는 수지타산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때마침 숏폼 컨텐츠가 적절한 시대이고, 지금은 "무한히 길고 정교한 고퀄리티 영화"보다는 짧고 강렬한 인터랙티브 컨텐츠를 만들기 괜찮은 시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크래프톤이 AI 게임에는 가장 진보적 입니다

마법소녀 러블리 카와이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크래프톤 산하의 딥러닝/AI 전문 스튜디오인 렐루게임즈는 3명이 AI로 한달만에 게임을 출시하게 됩니다. 이름하야 "마법소녀 러블리 카와이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인데요. 장르는 "음성 역할 시뮬레이션" 게임이고 주인공 김부장이 에이전트 냥과 계약해 마법소녀가 되어 마법 주문으로 여러 적을 상대하는 게임입니다. 제목, 설정, 개발 방식 모두 실험적이기 그지 없습니다.

스팀 글로벌 1위 찍은 크래프톤의 한국산 AI 심즈, 인조이

마법소녀가 실험이었다면, 인조이는 그보다 훨씬 AI를 진지하게 도입한, 그것도 무려 "스팀 1위" 찍고, 한국 게임 최단 기간에 100만장을 돌파한 성공 케이스입니다. (얼리 액세스 출시 2025년 3월 28일) 그리고 인터랙티브하게 AI가 도입된 세계관에 가장 근접한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AI가 붙은 한국산 심즈 되시겠습니다.

AI랑 실시간으로 티키타카하는 컨텐츠는 안되는거야?

영상이야 어느 수준인지 알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IP의 주인공으로 경험할 수 있냐구요. 미리 짜놓은거 말고, 저는 더 많은 변수를 진짜처럼 경험하고 싶다 이말입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몰입형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되려면 실시간이 가능해야 합니다. 말 한마디 했더니 짧게는 수 초에서 길게는 몇 분 몇 시간을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

인터랙티브 컨텐츠가 기술적으로 진보되려면 몇가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실시간 인터랙션 기반 컨텐츠는 아직 100% 되진 않지만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금 속도라면, 상용화까지 앞으로 1~2년 정도로 예상합니다.

✅ 실시간 생성 속도 (Real-Time Generation Speed)

🛠️ 필요한 기술:

✅ 프레임 간 일관성 유지 (Consistency & Continuity)

🛠️ 필요한 기술:

✅ 통합형 미디어 생성 엔진 (End-to-End Foundation Models)

🛠️ 필요한 기술:

AI시대에 창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아싸이트

픽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3D 기술을 먼저 썼기 때문이 아닙니다. 기술 + 창의성 + 팀워크 3박자가 맞았기 때문입니다. 존 래스터(John Lasseter) 같은 창의적인 리더가 있었고, 디즈니라는 강력한 유통 파트너와의 협업도 있었습니다.

오늘날 생성형 AI는 분명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어요. 하지만 다음 시대의 컨텐츠의 잠재력을 터뜨리려면 단순히 기술을 잘 쓰는 것 이상으로, AI와 손을 맞잡고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는 팀이 필요합니다.

다음 픽사는 단지 영화 스튜디오나 게임 스튜디오가 아니라, 가상 세계를 만들고, 실시간 상호작용을 설계하는 플랫폼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물론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들도 있어요

기술은 뛰어날수록 윤리와 제도가 따라와야 합니다. 아니면, 가장 앞서간 이들이 가장 먼저 다칩니다.

✅ 모든 컨텐츠는 결국, IP가 되어야 합니다

AI가 창작의 허들을 낮추면서 누구나 컨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되면 컨텐츠 하나 잘 만들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영상도 만들고, 캐릭터도 만들고, 짧은 게임도 만들 수 있는 시대. 이제는 ‘잘 만든 단편’보다도 “확장될 가능성 있는 씨앗”이 더 중요해 졌어요.

👉 중요한 건, 이 컨텐츠가 “끝날 것”인가 “계속될 수 있는가”입니다.

👉 작은 캐릭터 하나, 단편적인 영상 하나라도 “이게 더 크게 확장된다면?”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 우리가 만든 컨텐츠가 유니버스로 확장될 여지가 있는가 묻기 시작해야 합니다.

✅ 기획자는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

영상이던 게임이던 제작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건 결국 ‘무엇을 만들 것인가’ 만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 내가 만드는 제품/캠페인/브랜드 경험은 하나의 순간으로 끝나는 컨텐츠인가요? 아니면 유저가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흐름인가요?

👉 어떤 질문을 던지고, 감정을 유도하며, 액션으로 이어질 지 서사 구조가 설계되어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 AI는 컨텐츠를 ‘대신 만들어줄’ 수 있지만, ‘흐름을 설계해주진’ 않습니다. 그건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고, 기획자의 힘이에요. 앞으로 기획자는 컨텐츠 아키텍트이자, 감정과 반응을 디자인하는 사람이 될 겁니다.

✅ 나의 유저는 소비자인가, 참여자인가?

이제 유저는 단순히 ‘보는 사람’이 아니라 ‘플레이하는 사람’입니다. 인터넷은 읽는 공간에서 쓰는 공간으로, 그리고 이제는 ‘참여하고 바꾸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참여 가능한 구조"는 체류시간과 몰입감을 동시에 높입니다. 틱톡이 유튜브보다 오래 머물게 하는 이유는, 유저가 시청자이자 다음 제작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 "내가 만든 맵, 내가 만든 규칙, 내가 주인공"이라는 감각이, 브랜드와 훨씬 깊은 유대를 만들어줍니다.

👉 기성 컨텐츠의 소비자가 아니라, AI와 함께 만드는 공동 제작자가 될 수 있습니다.

👉 지금 내가 만드는 컨텐츠/프로덕트는 유저에게 어떤 방식으로 ‘손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고 있는가?

👉 좋아요/댓글 이상의 능동적인 참여나 창작을 유도하고 있는가?

✅ 아직 멀었다고? 그럼 지금이 제일 안전한 탐색기다

인터랙티브 컨텐츠? 아직은 먼 얘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모든 혁신은 낯선 시기일수록 준비하는 자에게 유리합니다. 유튜브 초창기, 누가 “브이로그”가 직업이 될 줄 알았을까요? 넷플릭스가 DVD 대여 서비스에서 스트리밍으로 전환할 때 대부분은 미쳤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실패해도 괜찮은 유일한 구간’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모두가 실험하고 있을 때 가장 자유롭게 실험하고, 가장 빠르게 배울 수 있습니다.

👉 “나였으면 어떤 인터랙티브 컨텐츠를 만들까?”

👉 “우리 브랜드라면, 어떤 이야기를 플레이하게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