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가 베이비부머?

그래픽으로 보는 경제이야기 <경제토크쇼 픽> from. 이선미PD

2024.06.26 | 조회 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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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토크쇼픽

쏟아지는 경제콘텐츠, 우리만의 킥은요?

1. 고령화 문제는 나와는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일까요? 2050년 인구 절반이 노인이라는데 아직 체감이 잘 안됩니다. 고유 대명사가 된 것처럼 아무런 감각이 없어지는 단어는 이미 많은 언론들이 통과 의례처럼 다루는 주제가 됐습니다. 분명 중요한 문제인데, 제작자 입장에선 너무 어려워진 단어. 우리는 어떻게하면 색다른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보는 이들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느끼되 현실적인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을지 서로가 서로에게 답변을 요구하며 시뮬레이션 했습니다.

그러던 중 늘어나는 노령인구가 다름아닌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맞물리면서 더욱 가속화 된다는점을 발견했습니다.

 

2. 대체 베이비부머가 얼마나 되길래?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 이후 1955~1964년에 태어난 세대를 흔히 일컫는데, 저희 아버지도 여기에 해당됨을 알고 새삼 놀랐습니다. 아버지는 말씀하셨습니다 많지, 아주 많지. 그사람들이 당장 은퇴를 하면 경제가 휘청할거여 라고. 넓게는 ‘2차 베이비부머74년 출생한 사람들까지 라고 이야기하는 칼럼도 눈에 띄었습니다.

 

3. 그러나 저는 베이비부머의 삶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러니 700만명의 의미도 모르죠. 40대에 접어든 저는 베이비부머의 인생과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가정과 일의 밸런스를 잘 지키고 커리어를 더 발전시키는 것, 내 노후는 어떻게 준비해야하는가 말고 더 피부에 와닿는 이슈는 없었어요. 

 

4. 그런데 왜 우리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이재용 앵커는 영화 <인턴> 을 얘기했습니다. 이 영화는 정년 퇴임한 한 70대 남자가 다시 일터로 돌아와 펼쳐지는 에피소드로 잘 알려졌죠. 그는 이전에 아내와의 사별 후 그간 쌓아둔 마일리지로 이곳 저곳 여행도 다니고 취미도 즐깁니다. 할 일이 없어도 매일 밖으로 나가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70대를 보내고 있는 이른바 욜드(youg+old)인 셈이죠. 그러던 어느날 본인이 몸 담았던 회사의 시니어 인턴 공고를 보고 다시한번 복귀를 도전하게 됩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아직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그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고요. 

 

5. 홍춘욱 박사에 따르면 정보통신의 발달로 그 분야에 종사하면서 경제 성장과 함께 부를 축적한 세대가 바로 베이비붐 세대라는 점에서 분명 이와 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노인빈곤율이 떨어지는 반면 교육수준은 높아지고 있어 이를 활용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는 더더욱이요. 

 

6. 그러나 베이비부머의 고용문제를 단순히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이라는 효율성의 측면에서만 보면 이 문제의 해답을 찾는 것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본질적으로 정년 퇴직 후 노후 생활을 하기에 부족한 자산과 무엇보다 “아직은 더 일 할 수 있어” 라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알아야만 하기 때문이죠.

 

7. 당장 저희 할머니가 소일거리를 놓지 않고 계속해서 구직활동을 하며 ‘쓸모있는 인간’으로 살고 싶어하시는 모습만 봐도 알 수있습니다. 물론 영화만보더라도 70세 할아버지가 당신보다 수십살이나 어린 상사를 모시면서 일하는 모습은 결코 쉽지 않지만요.

 

8. 홍춘욱 박사는 이 상황을 우리나라에 뿌리깊게 박혀온 ‘연공서열’의 문제로도 봤습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고용된 지 10년과 20년 차의 연봉 격차가 한국이 1위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고도 성장기, 일할 사람은 필요한데 월급을 많이 줄 수 없었기 때문에 기업들은 “참고 견디면 보상을 후하게 해주겠다” 라는 약속으로 인재들을 모았다고 합니다. 파괴적 혁신이 필요없는 산업들이 많았던 점도 주효했겠죠. 홍춘욱 박사는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연공서열 타파에 도움을 줄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근로소득을 장려하는 세제활동으로 재취업자에 대한 소득보조를 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9. 한편, 일본에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만큼 진작에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기업들에 65세를 넘어 70세를 권고하는 방향입니다. 유재언 교수는 청년들의 구직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며 다소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지만 일본의 초고령화 대비 우리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면서 재취업으로의 다양한 전환 방식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모쪼록 늘어나는 노령인구와 기업이 고용부문에서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가닥이 모아지길 바랍니다. 

 

10. 또 하나는 부동산 유동화의 문제입니다. 저만 하더라도 '부동산 불패신화'가 진리인 것 마냥 믿는 부모 밑에서 컸습니다. 착실히 월급을 모아 분양을 받고 그 집의 값이 올라 부를 축적하고 그 돈으로 또 부동산을 하나 장만하는 식으로 재테크를 해온 세대입니다. 그렇게 자식들을 다 키워내고 남은 것도 역시 부동산 하나. 이쯤되면 부동산은 그들에게 삶입니다.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집이라도 있어야지 하는 보수적인 감각은 날로 커질수밖에 없었고요.

 

11. 하지만 이들이 지갑을 닫는다면 돈을 쓸 사람도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재언 교수는 이를 위한 방안으로 주택연금 제도를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주택연금은 그동안 좋은 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용을 하지 않았던 이유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손해를 보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인데요. 부동산 불패신화를 가슴속에 품고 살아온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강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12. 홍춘욱 박사는 일본 같은 경우 소액 투자 비과세 제도 ‘NISA’ 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식 거래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제도로 올해부터 연간 투자 상한액을 인상하고 비과세 기간을 무기한으로 연장해주는 방안인데 상당부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스레 우리나라 금투세가 연상되는데요. 경제토크쇼픽은 오는 12회로 국회에서 한창 논의중인 세금 개편을 다루려고 하는데 여기서도 다른 나라의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13. 방송 내용을 종합해 보면, 베이비부머의 고용과 자산 유동화의 측면에서 해결책을 찾아볼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부모님의 삶에 대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저의 아버지의 경우 비슷한 연배의 친구분들은 대부분 은퇴 후 자영업, 단순노무, 혹은 귀농을 하시기도 합니다. 한 평생을 가족의 행복을 목표로 앞만 보며 달려온,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세대이기도 합니다.

 

14. 무엇보다 제가 겪어 지켜본 그들은 여전히 사회든 가정이든 어딘가에 도움이 되고 싶어합니다. 당장 당신의 생존 문제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아직은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은 불꽃을 가슴속에 품고 계시죠. 그래서 저의 아버지는 홍춘욱 박사의 말처럼 빈과 부의 격차가 커져 버려 젊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골 마을에서 무려 청년회장을 맡아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당신보다 더 나이가 든 어르신들에 손발이 되어 지내는게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젊다는 이유에서겠죠. 방송에서는 단순히 700만명이 몰려온다는 말로밖에 딱히 표현하지 못했지만 그 안에는 부모님의 삶이 있습니다. 노년의 일자리, 경제활동이 우리와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15. 그러니까 이번 회의 주제는 그저 우리가 우리답게 사는 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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