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굴레와 '을들의 전쟁'

그래픽으로 보는 경제이야기 <경제토크쇼 픽> from. 이선미PD

2024.06.30 | 조회 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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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토크쇼픽

쏟아지는 경제콘텐츠, 우리만의 킥은요?

1.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이 얼마나될까요?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남미 다른 국가들과 함께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고 합니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큰데요. 관광으로 먹고 사는 나라도 아닌 한국에서 유독 600만명의 자영업자수가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2. 제작진은 자영업자들의 은행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라는 기사들을 모아 보면서 "자영업에 큰 위기가 왔구나"하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폐업을 하고싶어도 할 수 없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장 분위기는 확실히 과거와는 다른 심각성을 느끼게 했습니다. 제작진은 "왜?" 라는 근원적 질문을 하기 시작했고 자영업자의 숫자까지 이르게 된 것이죠. 

 

3. 국세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1938만원, 월평균 161만원입니다. 왜 그들은 적은 소득을 감수하면서 까지 창업을 하는걸까요? 옥우석 교수는 퇴직후 새로운 일자리를 잡는데 어려움을 느끼면서 자영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석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죠. 저는 여기서 10회 방송분인 700만 베이비부머 편을 어렴풋이 떠올렸습니다. 분명 이어지는 면이 있죠.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중장년층과의 젊은 세대간의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4. 이뿐만이 아닙니다. 노승욱 대표는 프랜차이즈 창업비용이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고도 분석했습니다. 미국과 일본같은 경우 평균 3억원 정도의 창업자금이 필요하고 오랜 교육절차를 거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편의점의 경우 2,300만원으로 자영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인데요. 그러나 실상은 목좋은 자리에는 들어가기 어렵고 기대매출은 턱없이 부족한게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5. 대표적으로 고금리와 물가상승은 자영업이 무너지는 요인으로 이미 많이 거론됐죠, 옥우석 교수는 최근 흐름이 수출과 내수가 분리되면서 수출이 좋아져도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쯤되면 암울한데요, 사실 자영업이 무너지는 이유는 한 두가지로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6. 비싼 배달앱 이용료도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얼마나 비싸길래 하고 들여다 봤더니 통상 6000원 정도의 배달앱 수수료와 라이더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배달료가 낮은 가게를 앱 상단에 노출해주기 때문에 자영업자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하게 된다는데요. 노 대표에 따르면 한달 매출액을 5000만원으로 잡았을때, 임대료와 인건비까지 떼고 나면 겨우 5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7. 그러나 옥우석 교수는 과거 '철가방' 시대부터 고도화된 배달 시스템은 경영 효율화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배달서비스와 주문 플랫폼 독점이 공정거래 측면에서 바람직한지는 사회적으로 논의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소비자들은 배달 시스템의 편리함에 너무나 익숙해져버리기도 했죠.  

 

8. 사실 녹화를 진행하면서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토론해 보기도 했는데요. 최저임금 문제는 따로 토론의 장을 열어도 될만큼 내용이 방대해서 시청자분들께는 미처 공개하지 못했습니다. 아쉬웠던 차에 "최저임금 인상때문이 훨씬 더 큰데.."라는 시청자 분의 댓글을 지나칠 수가 없어서 저는 무삭제본을 열었습니다.

 

9. 현재 최저임금은 9,860원입니다. 10,000원 돌파를 앞두고 있죠. 옥우석 교수는 체감상 이미 10,000원을 돌파했다면서도 최저임금 협상문제가 그나마 자영업자들이 논의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최저임금을 낮춘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고요.

 

10. 종업원을 두지 않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소위 '나홀로 사장'이 70%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노승욱 대표는 그만큼 고용의 여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업자나 최저임금을 받는 종업원 모두 사회적 약자라며 '을들의 전쟁' 이라고도 말했습니다.  

 

11. 현재 논의되고 있는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해서는 두 분 모두 어려울 것으로 봤습니다. 옥 교수는 업종별로 산별 교섭이 약하기때문에 그 업종의 차이를 어떻게 결정할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은 재료비와 원가가 매출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미용실의 경우는 인건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죠. 두 업종을 매출액으로 비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부터 논의가 시작되어야 하는 이유일겁니다.

 

12. 하지만 노승욱 대표는 임금 차등 적용이 글로벌 스탠다드이기는 하다면서 일본의 사례를 볼 만하다고 했습니다. 일본은 연방제 국가가 아니지만, 지역별‧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따로 정하고 있는데요, 후생 노동성 산하 중앙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최저임금 목표치를 제시하면 지방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서 지역 여건을 고려해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합니다.

 

13. 노 대표는 최종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데만 거의 1년 가까이 걸린다고도 했습니다. 도쿄 인근의 한 현에서는 화산이 폭발하여 그 지역에 관광산업이 어려워지자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최저임금을 깎았다고 하는데요. 노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을 깎는 정치인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포퓰리즘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14.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 정부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을 꺼내들었습니다. 경쟁력이 낮거나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임금근로자로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사업 유지를 원할 경우엔 기술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고요. 이와 달리 민주당에서는 일시적으로라도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민생회복 지원금을 지역화폐 형식으로 지급하자고 주장했습니다.   

 

15. 전문가들은 두가지 모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노승욱 대표는 구조개혁의 측면에서 신도시의 상업용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직접적으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지역 내 창업 가능 용지가 줄어든다면 자연스럽게 자영업의 공급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지역화폐가 아닌 직접 부채를 탕감해주거나 현금지원을 해주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16. 옥우석 교수는 과거 '인천이음' 이라는 지역화폐 지급 사례를 들면서 학원비 등 목돈으로 지출되는 일이 많다며 오히려 지원 대상을 좁혀서 지원하는 것이 실효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말했습니다. 덧붙여 일본의 '기치조치' 라는 도시를 사례로 들면서 1980년대부터 '지역만들기' 중심의 상업 커뮤니티가 형성되어있는데 행정은 조력자의 역할만 하는 성공적 사례로 볼만하다고 했습니다. 지역 공동체의 리더십을 위해서는 지역과 산업정책에 대한 체계를 확립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어요.

 

17. '자영업'이라 하면 막연하게 언젠가 나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주변에서도 가게를 차렸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가끔 직업PD로의 삶이 고될 때는 남편에게 "북카페나 하고싶다"며 엄살을 피우기도 했는데요. 요새는 그런 말은 장난으로라도 뱉을 수가 없게 됐습니다. 

 

18. 빚이 빚을 부르면서 굴레가 되버린 상황, 서로에게 가혹해지는 '을들의 전쟁'. 오늘은 무겁지만 꼭 알아야 할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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