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영화제맛 팝콘] 울주산악영화제를 가다⛰

옥수수🌽 여러분 안녕하세요! 도로시🌪️가 돌아왔습니다. 와아~~!!👏👏 간간이 내맘추로 생존 신고 정도만 하던 도 로씨. 연초부터 본업이 지옥의 성수기를 맞는 바람에 의문의 주7일을 겪게 되는데..

물론 제 성수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별안간 제가 코로나19에 걸렸지 뭐에요?^^ 투병의 고통과 맞바꿔 얻은 값진 휴일을 레터 발행으로 알차게 활용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왜 눈물이 나는 걸까요..?)

백년만에 등장한 도로시가 들고온 선물은 바로바로바로..!

"제 7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 움프) 리뷰"입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움프가 울산광역시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대에서 지난 4월 1일 화려한 막을 올렸습니다. 

2022 움프의 슬로건은 '언제나 함께 Always with you'!  4월 10일까지 열흘간 이어진 축제 기간 동안 42개국 148편이 상영됐다고 하네요.

사실 이번 영화제 취재는 원래 윤프🤴님과 영평🏃‍♀️님이 가는 일정에 저는 금붕어똥처럼 따라갈 계획이었는데요, 윤프가 사정상 눈물의 하차를 하게 되면서 저와 영평님, 그리고 지인 두 분이 함께하는 알콩달콩 산악여행이 됐어요.

시고르자브종처럼 사람들과 여행하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윤프, 그의 아쉬움은 오늘의 독기어린 썸네일에 고스란히 담겨 흔적만 남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울주 산악 영화제 비하인드 스토리는 곧 블로그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며.

영화제 개막 둘째날인 4월 1일 금요일 아침, 울산행 KTX에 올랐습니다. 울주군은 행정구역상 울산광역시에 속하는데요, 서울에서 KTX로는 2시간 20분 정도 걸려요. 게다가 방문 전에 준비하다 알게 된 사실이지만 등산 핫플레이스(!)기도 합니다. 또 나만 몰랐지. 어쩐지 한달도 더 전에 미리 숙소를 구하는데도 쉽지 않더라니.

영화제가 열리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는 KTX 울산역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에 있습니다.

관객의 편의를 위해 울산역에서 영화제까지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었는데요, 저희는 가성비 있게 셔틀을 타려 했지만 눈 앞에서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

눈물을 머금고 택시 갈겨..!😂

이날 울주는 서울보다 한 발짝 먼저 벚꽃이 만개해 있었어요. 택시 기사님이 동네 토박이셨는데 친절하신 데다 빠른길+꽃길로 달려주셔서 셔틀을 놓친 서러움을 금방 잊을 수 있었답니다.

산길을 지나 기나긴 계단을 올라 드디어 울주 산악영화제가 열리는 영남알프스 웰컴센터 도착! 탁 트인 전경을 배경으로 온갖 부대시설과 체험존 등이 올망졸망 알차게 마련돼 있죠? 기대 이상으로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 이제부터 찬찬히 소개해드릴게요.

그 전에 먼저 밥부터 먹고요🤤 아침부터 쫄쫄 굶었거든요. 근처에 먹을 곳이 여의치 않아보여서 걱정했는데 기우였어요. 울주·울산 맛집들이 출장스토어로 와 있더라구요. 부내나게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다 주세요"를 시전!

낮술부터 걸친 팝콘 에디터와 일행들. 독보적인 스케일로 펼쳐진 식사에 주변 관객분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고 말았지 뭐에요🐷 (꿀..!)

밥도 먹었겠다 이제 영화 상영 전까지 본격 영화제 구경에 나서봅니다. 지도부터 한 번 구경하실까요?

배를 채우자마자 저희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파타고니아 버스! 즉석에서 내가 고른 재료로 만든 리사이클링 카드 홀더or반짇고리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였어요. 오후가 채 가기도 전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무척 많았습니다.

목걸이를 달랑달랑 걸고 다름으로 향한 곳은 역시 굿즈샵. 엥..산악영화제의 개성이 담긴 키링과 뱃지 등이 제 지갑을 털어가버렸습니다.

사실 내려가는 기차에서부터 제가 사려고 결심했던 것은 리사이클링 가방인데 이건 현장에서 따로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스텝과 게스트 등에게만 배포된 것일까요? 물욕에 사로잡힌 도로시..시기와 질투가 마음속에서 부글부글.

이번 영화제의 주빈국은 '스위스'. 그래서 뱃지를 구매하니 스위스 국기 모양의 뱃지도 선물로 주더라구요. 저희가 방문한 날은 아니었지만 스위스 대사의 방문 스케쥴도 잡혀있었구요. 사실 제가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참여하고 싶던 행사는 스위스 전통악기 체험이었어요. 스위스 전통 의상을 입고 엄청 큰 악기를 볼어볼 생각에 설렜는데 인기가 많아서 예매 광탈^^!

너무 논 얘기만 했는데 '영화제 리뷰'니까 저희가 본 영화도 소개해야겠죠. 실내 극장에서 1편, 실외 극장에서 1편 골고루 관람해봤습니다.

'이야기를 품은 산' (테아루카츠/2021/세르비아)

다큐멘터리 영화로 알프스 시네마1에서 관람했습니다. 영화는 크로아티아에서도 보스니아 국경에 닿아있는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합니다. 할로윈을 맞아 알록달록하게 꾸미고 사탕을 가득 받은 어린이들, 쉽지 않았던 성장기와 결혼 생활 등 삶을 회고하는 여성, 다같이 노래를 부르는 일행들, 그냥 조용히 핸드폰 하는 청년, 핵폐기물 문제를 비판하는 환경운동가들 등 택시에 탄 주민들 총 6팀의 사연이 옴니버스로 나열하듯 흘러갑니다. 승객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마치 택시 앞좌석에서 직접 듣는 것 같은 현장감도 인상깊게 담아냈습니다.

승객이 바뀌는 전환점마다 해당 지역의 산과 개울, 나무 등 자연을 담은 영상이 삽입됐는데요.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의 모습은 때로는 아름답지만, 때로는 스산하게 다가오는 것만 같습니다.

 GV에서 테아 루카츠 감독은 '갤러리 같은 영화'를 의도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왜 이런 옴니버스 형식으로 영화를 풀어냈을까? 궁금해하던 제게 좋은 답이 되었습니다. 또한 영화의 배경이 되는 크로아티아 국경 지역은 감독님의 고향이기도 하다네요. 실제로 본인도 영화 속 승객들과 같이 택시를 이용할 때가 많았고(기사들의 운전이 무척 거칠었다고..!),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지역이 핵폐기물 이슈를 품고 있는 현실도 짚고 싶었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감독님이 한국어를 잘 하셔서 깜짝 놀랐답니다. 보통 해외 감독들은 GV 시작할 때 '안녕하세요?' 수준의 인사가 고작이지 않나요? 몇 마디 더 이어진 유창한 한국어에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감독님 혹시 밀양 테씨? (죄송합니다)

게다가 비대면 온라인 GV인데도 화면 송출부터 통역까지 진행도 무척 매끄러웠습니다. 영평님하고 감탄하면서 봤어요. 

'도전: 멈추거나 나아가거나' (에릭 크로슬랜드/2021/캐나다)

히말라야 등 해발 6천 미터 높이의 고산을 스키타고 내려오는 남자들이 있다? 미쳤습니까 휴먼??? 하지만 있더라구요. 바로 이 영화의 내용입니다. 에릭 크로슬랜드 감독은 산악 스키 선수이자 친한 친구 사이인 제레미 헤이츠와 샘 안타매튼의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고산 프리스키 도전기를 다큐멘터리로 담아냈습니다. 

선수들이 구르거나 부상을 입을 때마다 '목숨이 여러개인 사람들인가?', '저렇게 위험한 짓 하고 살면 엄마한테 등짝 안 맞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정말 너무 위험해보여서 스크린 너머로 보는데도 심장이 뛰고 몸이 쪼그라들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다보니 INFP 도로시는 어느순간 과몰입하게 되고.. 결국 두 손을 꼭 부여잡고 응원하게 되는데..! 목숨을 걸고 시도한 끝에 깎아지른 듯한 설산에서 스키를 타고 시원하게 활강해 내려오는 모습은 마음을 벅차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삶을 걸어도 아깝지 않을만큼 쟁취하고 싶은 즐거움이나 목표가 내게는 있었나' 돌아보게 되기도 했구요. 누가 다큐멘터리는 지루하다고 했나요? 70여분의 런닝타임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갑니다.

여기서 갑자기 조언 하나 드릴게요. 영남알프스의 무시무시한 일교차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팔랑팔랑 갔던 저희는 영화를 보는 내내 추위에 시달렸습니다. 의문의 4D체험^^! 막판 가서는 선수들이 히말라야에 있는건지 제가 히말라야에 있는건지 헛갈릴 정도로 덜덜덜. 혹시 내년에 울주 산악영화제 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반드시 패딩을 챙겨가길 추천드립니다.

아참, 그리고 '도전:멈추거나 나아가거나' 상영은 움프시네마에서 '솔루션스', '루시'의 공연과 패키지로 진행돼서 

영화에 신나는 공연까지 1타 2피로 즐길 수 있었답니다😋 ! 가성비가 내려와~~!

🌄레터를 마무리하며, 이번 영화제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포인트를 몇 가지 뽑아볼게요.

1. 환경친화적인 영화제.

트렌드를 잘 반영한 영화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매하는 음식과 음료는 일회용 컵이나 식기가 아니라 재활용 식기로 제공하고, 세척할 수 있는 곳도 따로 마련돼 있었어요. 재활용을 강조하고 쓰레기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을 여기저기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하긴 등산할 때 산 위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되겠죠. 페스티벌 프로그램도 낮에 별보기, 숲길 산책, 친환경 수세미 만들기같이 환경을 주제로 한 체험이 많았습니다. 

2. 전 연령층과 강아지까지 아우르는 프로그램 구성

울주산악영화제를 찾는 관객층의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점도 인상깊었어요. 어린이들은 재활용품을 활용한 만들기를 하거나, 드론 체험장에서 드론 축구를 체험할 수 있어요. 게다가 산악영화제답게 클라이밍 체험존도 있었는데 어른보다는 어린이들이 더 야무지게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의자에 앉아 영남알프스의 고즈넉한 풍경을 구경하거나, 야외 공연을 보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야외 중심으로 열리는 영화제답게 온갖 강아지들이..! 몇발짝 갈 때마다 귀여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민첩하게 다니기가 힘들었네요. 야외상영장인 알프스 시네마3에서는 강아지랑 함께보는 상영 스케쥴도 있었답니다🐶 

포인트3. 다양한 업체와의 콜라보 효과일까요? 부내나는 시설(?)들

👂탁 트인 야외에서 음향은 어떻게 잡을까요? 헤드셋이면 문제OK

👯‍♂️함께 온 사람들과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울주4컷(!)이 무료. 카톡 전송도 OK (곧 올라올 블로그 후기를 참고해주세욧)

이 밖에도 컵홀더가 있는 등산용 의자, 핫팩과 담요 등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영화제에서 계속 중얼거렸던 멘트 '뭔가 부내나..' '좀 부유한 영화제같아' '돈 많은가봐..'

이제 제7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탐방 레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돌이켜보니 너무 좋은 얘기만 한 것 같긴 한데, 저는 영화제랑은 일체 관련 없는 경기도민 1임을 밝혀둡니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영화제 참여를 한 게 정말 오랜만이었거든요. 반가운 마음에 점수가 더 후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뒤늦게 단점을 굳이 언급해보자면 1. 교통이 쉽지 않다(대중교통은 불편) 2. 숙소 구하기가 힘들다 (저희는 결국 울산에서 숙박, 울주와 울산은 별로 가깝지 않습니다) 3. 근처에 식당이 별로 없다(내부 노점 아니면 변변찮아보였음) 4. 일교차 대박이다 (다시는 영남알프스의 추위를 무시하지 마라) 등등 환경적 한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혹시 내년에 방문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충분히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조만간 또 즐거운 소식으로 찾아올게요. 즐거운 한 주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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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   윤프🤴 / 영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