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50] 🍄 장르를 예측할 수 없는 다채로운 음악 추천

이번 주도 반가워요, 여러분! 오늘로써 여러분께 150번째 PRIIISM을 발송하게 되었어요. 저희 세 명이서 돌아가면서 작성했으니, 한 사람당 50개의 뉴스레터를 발송하게 된 셈이네요. 늘 그렇지만 계속해서 저희 PRIIISM을 읽어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부족하지만 계속해서 좋은 소식과 음악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릴게요.

지난 3주 동안 꽤 의미 있는 시간을 많이 보낸 것 같아요. 우선 지난번 말씀드렸던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5집 앨범 [1969]의 발매 기념 공연을 다녀왔어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구남의 라이브 공연이었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구남의 화려한 불꽃을 볼 수 있었죠. 서울에 이어 대구와 부산에서도 공연을 이어 간다고 합니다. 4월 19일과 20일 양일간 예정되어 있는데요. 해당 지역에 계신 구독자 분들께 꼭 추천해 드립니다. (공연 소식 링크↗︎)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이번 공연 제목은 <봄에 핀 꽃>이었어요. 그 제목처럼 봄이 왔음을 알리는 벚꽃들이 만개한 요즘이죠? 두번째로는 어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벚꽃과 함께 달리기를 하고 왔어요. 왜냐하면 이번 달 20일에 마라톤 대회에 나가기로 했거든요. 달리기에 진심인 콜리🥦와 크로스핏이 일상인 숑🌻에 비해 저는 비교적 운동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었는데요.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마라톤 대회에 덜컥 등록을 해버렸답니다. 첫 마라톤이라 두렵긴 한데, 음악과 함께 봄기운을 만끽하며 달려보고자 합니다. 아마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들을 마라톤하는 순간까지 계속 들을 것 같아요. 그럼, 이번 주 노래 소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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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deo Age - Lover Surreal

80년대 레트로 팝 스타일에 대한 나의 애정은 이미 여러 아티스트들을 PRIIISM에 언급하면서 소개한 바 있다. 오늘도 비슷한 스타일을 선보이는 새로운 밴드를 소개한다. 미국 뉴올리언스 출신의 인디밴드 Video Age(비디오 에이지)다. 많은 밴드가 그렇듯 이들도 절친한 두 친구 로스 파브(Ross Farbe)와 레이 미카렐리(Ray Micarelli)를 중심으로 결성됐다. 2016년 첫 앨범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총 4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오늘 소개하는 곡은 2018년에 발매한 2집 앨범 [Pop Therapy]의 첫 번째 트랙 <Love Surreal>이다. 기분 좋은 리듬에 환상적인, 비현실적인 사랑에 대한 찬미가 담겨 있는 곡이다. 비디오 에이지는 이 곡을 "Dance ballad about an imaginary love affair. Someone is reaching out into the void, patiently waiting for love to respond."라고 설명했다. 어떤 사랑을 떠올리며 노래를 만들 걸까. 어떤 의미를 몰라도 그냥 듣기엔 좋다. 앨범 이름처럼 팝 테라피를 받는 느낌이다. 리듬을 타고 흐르는 이들의 사랑에 대한 욕망(!?)이 나의 마라톤에 연료가 되길! 

🍄 김홍남 - 관광 k팝 메들리

함께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는 러닝메이트가 말했다. 20-30분짜리 딩고 킬링벌스 유튜브 몇개면 하프 마라톤이야 금방 지나간다고. 그럼 나는 5시간 귀성길, 귀경길도 순삭되는 김홍남의 <관광 k팝 메들리>를 듣겠다. 32곡의 미쳐버린 메들리를 반복해서 듣다 보면 내 허파가 나를 뛰게 하는 건인지, 뽕짝 리듬이 나를 뛰게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무아지경의 경지에 들어설 것이다. 페이스 조절도 좋다. 좀 더 빠른 페이스가 필요하다면 1.25배속으로, 조금 힘들다 싶으면 0.75배속으로 들으면서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자. 그리고 찐한 술기운을 느껴보자.

PRIIISM에 김홍남을 소개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음악에 경계가 어디 있고 급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주면 그만 아닌가. 나는 언젠가 내가 좋아하는 트로트도 PRIIISM에 소개하고 싶었다. 개그 부캐로 탄생한 김홍남의 k팝 메들리를 듣고 있자면, 처음엔 어이없고 웃기다가 나중에는 그의 가창력에 놀라고, 경이로운 박자 감각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마지막 트랙 러브 윈스 올(Love wins all, 아이유)을 들으면 감동까지 느껴진다. 김홍남 그도 멋진 아티스트이자 뮤지션이다. 다나카에 이어 김홍남도 뜰 기세가 보인다. 김홍남이여, 날아오르자! 오도로!

🍄 Dead & Company - Sugaree (with John Mayer)

어쩌면 마라톤이나 달리기에 어울리지 않는 음악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의 마라톤은 기록을 위함이 아닌 것. 달리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둔다. 좀 달리다가 지칠 때 쯤이면 이 곡을 틀어야지. 기록이나 완주나 생각하지 말고 그냥 살살 조깅하면서 이 곡과 함께 그 순간을 즐길 것이다. 

데드 앤 컴퍼니(Dead & Company)는 지난 주말 짧은 전주 여행 중에 들른 <노매딕 비어템플>에서 알게 된 밴드다. '알게 된'이라는 표현이 누군가에게는 쇼킹할 만큼 유명한 전설적인 밴드 그레이트풀 데드(Grateful Dead)를 기원으로 하는 프로젝트 밴드다. 2015년부터는 존 메이어(John Mayer)도 데드 앤 컴퍼니에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함께 노매딕 비어템플에 갔던 콜리🥦의 말에 따르면, 노매딕에서 맥주는 빚는 미국 출신 조니(Jonny)의 최애 밴드가 바로 그레이트풀 데드라고. 그래서 공간 곳곳에 그레이트풀 데드를 상징하는 로고들이 여럿 부착돼 있었다. 

이들 노래를 들으니 지난 구남 공연도 그렇고 역시 나는 밴드 음악을 가장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언젠가 자유롭게 밴드의 공연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꿈도 다시 생겼다. 록으로 함께 즐기고 자유를 외치는 그런 우리만의 정원을 언젠가는 만들어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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