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23] 🌈 추석 특집! 연휴 때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오랜만에 특집호로 찾아온 PRIIISM🌈입니다. 오늘부터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되네요. 귀성길에 오르신 분들은 안전하게 여정을 잘 떠나고 계신가요? 저희 에디터들도 각자의 방법으로 추석 연휴를 보낼 예정인데요. 오늘은 구독자 분들이 추석 연휴 동안이나 혹은 추석 이후로도 한 번쯤 방문해 보시길 추천하는 음악 공간 특집으로 찾아왔답니다. 

세곳 모두 에디터들이 평소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던 공간이거나 최근에 방문해 좋았던 곳이에요. 특별히 이번 특집호에는 구독자 님께서도 자그마한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바로 이태원의 재즈바 부기우기 이용권(2인) 증정 이벤트랍니다. 이번 이벤트는 감도 높은 경험 큐레이션 시퀀스(↗︎)에서 제공해 주셨어요. 소중한 사람들과 감도 높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꼭 이벤트에 참여해보세요. 추첨을 통해 3분께 2인 이용권을 드리겠습니다. 

이벤트와 더불어 PRIIISM 에디터들이 추천하는 음악 공간과 노래도 꼭 한 번 읽어보시고요. 마음에 드셨다면 편안하게 구독과 댓글도 부탁드려요. 그럼 즐거운 음악 감상 되시길 바라며, 우리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다음 주 목요일에 다시 또 만나요!

📧 이벤트 참여 및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어요! 클릭하고 참여해주세요!

📧 추신, PRIIISM 뉴스레터는 상단의 '🌏웹에서 보기'버튼을 누르면 보다 쾌적하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 The Knack - My Sharona

경복궁역에서 대로변을 따라 걷다 한 블록만 접어들면 근사한 바가 촘촘하게 자리잡은 골목을 만날 수 있다. 그 실핏줄 같은 골목을 보물찾기하듯 누비다 보면 가장 안쪽에 멋들어진 조명이 내리쬐는, 그러나 요란하지 않은 간판 하나가 보인다. 공간에 들어서면 살짝 낮은 천장과 차분하게 푸른 벽, 그와 대조되는 붉은 스피커에 압도된다. 문 바깥에서 어떤 기분이었든 매번 이곳만의 고유한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장소와 함께 골라본 노래는 미국 밴드 더 낵(The Knack)이 1979년 발표한 데뷔 싱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출발! 비디오여행'을 포함해 여러 예능과 CF에 삽입됐고, 에단 호크 주연의 영화 <청춘 스케치> OST로 쓰이기도 해서 재생과 동시에 몸이 반응하는 노래다. 소울빌에서 느껴지는 아늑한 감도를 생각하면 재즈를 골랐어야 어울리지 않을까 싶지만 의외로(?) 경쾌한 곡을 즐기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다. Hi-Fi 사운드로 짱짱하게 울리는 기타 리프라니!

사실 이곳은 PRIIISM 에디터 모두에게 의미가 깊다. 2년 전 어느 봄, 숑🌻 콜리🥦 로이🍄 셋이 모여 앉은 자리에서 로이가 처음으로 내향인들의 음악 추천 뉴스레터를 해보자는 제안을 꺼낸 장소가 바로 소울빌이었기 때문! 이후에도 좋아하는 친구들을 데리고 드나들며 무수한 위스키와 병맥주를 기울였다. 비밀을 하나 말하자면 소울빌의 사장님도 PRIIISM의 애독자가 되셨다(대면 영업 성공). 이곳을 방문해 사장님께 슬쩍(당근이세요? 묻듯) PRIIISM 얘기를 건네면 은은하게 반가워 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Beach House - Space Song

최근 광주에 다녀왔다. 출장으로 간 거라 업무 보고 저녁 먹을 식당 외 나머지는 무계획이었다. 일정을 마치고 금남로에서 아시아문화전당을 거쳐 동명동으로 향했다. 친구에게 추천 받은 식당에서 흡족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음 장소 물색에 나섰다. 가볍게 술을 한잔 하고 싶었다. 혼자 가도 부담스럽지 않아야 했다. 음악도 즐길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엘피 바를 떠올렸다. 지도 앱을 켜고 주변을 검색했다. 그렇게 찾은 곳이 패러슈트였다.

패러슈트는 동명동 일대 골목에 위치해 있다. 목재 위주의 인테리어부터 마음에 들었다. 바이닐, 티셔츠, 포스터 등 곳곳의 음악 관련 물건들이 눈에 띄었다. 먼저 칵테일 진토닉을 주문했다. 탱커레이 넘버 텐(Tanqueray No. 10)으로 만든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이 날은 어떤 진(Gin)을 사용하는지 묻지 않았다. 진토닉은 평범했다. 이후 마신 팹스트 블루 리본(Pabst Blue Ribbon)이란 미국 라거가 맛있었다. 처음 본 맥주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꽤나 유서 깊고 유명하더라.

엘피 바의 최대 매력은 역시 음악일 것이다. 패러슈트는 약간 어둡고, 적당히 힙(Hip)한 느낌이었다. 거기에 추적 추적 비 내리는 날씨까지 감안해서 신청 곡을 내밀었다. <Space Song>은 미국의 드림팝(Dream Pop) 뮤지션 비치 하우스(Beach House)의 곡이다. 신시사이저와 보컬 빅토리아 르그랑(Victoria Legrand)의 음색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뮤직비디오를 굳이 보지 않더라도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아아 그날 나는 술에 취했나, 분위기에 취했나.

🍄 Martin Jacobsen - Straight Off

OO리단길의 원조, 경리단길을 오랜만에 찾았다. 과거 국방부에서 근무하던 시절, 대학 동문 선배가 바로 이곳 국군재정관리단(과거 육군중앙경리단, 그래서 이곳이 경리단길이다)에서 근무했던지라 퇴근 후 종종 경리단길에서 만나기도 했다. 그때 경리단길은 이제 막 뜨거워지기 시작한 참이었는데, 어느덧 그때도 10년 전 이야기다. 서울을 넘어 전국 곳곳에 OO단길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 표현이 촌스러워지기 시작할 정도로 시간이 흘렀지만, 경리단길은 이제 이 마을을 좋아하는 찐 로컬들만 찾는 공간으로 재탄생되고 있는 듯하다.

2015년, 그러니까 경리단길이 서울의 핫플로 떠오르기 시작한 그 시절, 부기우기가 경리단길에 자리를 잡았다. 부기우기를 운영하는 황순재 대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고 퇴근 후 편하게 즐기는 재즈바,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재즈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편안한], [다양성]이 가장 큰 키워드였고, 지난 9년 동안 다채로운 재즈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하루 3회씩 6,000회 이상 진행했다고 한다. 또한, 재즈 아티스트를 위한 배려도 아끼지 않아 공연 후 자율 페이 제도로 공연료를 받고 아티스트에게 100% 지급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방문한 시간은 덴마크 출신의 색소포니스트 마르틴 야콥센(Martin Jaconsen)의 공연 차례였다.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최근에는 거의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시는 듯. 소박한 차림과 연주 내내 정갈하면서도 진지하게 리듬을 타는 그의 구두가 인상적이었다. 함께 잼을 맞춘 베이스 연주자 분의 몰입도 인상 깊었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를 소개한다. 좋은 음악과 편안한 분위기, 그리고 로맨틱한 무드를 만드는 술이 함께하니 이 시간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소중한 사람과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좋은 기분을 내고 싶다면 부기우기를 꼭 방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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