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맨 이후, 충TV는 무엇을 이어가고 있을까?

2026.06.03 | 조회 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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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제 유튜브에 충주시 겸손걸의 낮은 자세 토크영상이 떴습니다

 

충주맨 퇴사 후 떨어졌던 구독자가 다시 80만 명이 되었다며 올린 감사의 눕방 토크였는데요. 댓글에는 인수인계 확실하다’, ‘조회수 방어력 보면 충주걸 진짜 열심히 한다등 후임 주무관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습니다영상을 보는 저 역시도 여전한 충TV 텐션을 느꼈고, 한동안 보지 못했던 최근 영상을 연달아 보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충주맨은 한 명의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하나의 문법이었을까?

 

📽️충주맨이 불러온 공공기관의 B급 콘텐츠 열풍

흔히 공공기관 B급 콘텐츠의 시작으로 충주맨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충주맨이 주목 받기 전부터 공공기관에서도 종종 B급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질병관리청(당시 질병관리본부)이 있는데요. 홍보팀 직원들이 다양한 패러디 콘텐츠에 출연해 주목도를 끌었죠. 두 기관의 콘텐츠 차이가 있다면, ‘B급 감성을 썼느냐?’진짜 B급이었느냐?’일 것입니다.

 

충TV도 처음부터 B급 콘텐츠를 만들겠다 한건 아니었을 거예요. 방송에서 충주맨이 여러 차례 언급했던 것처럼 워낙 예산이 적어서 잘 갖춰진 콘텐츠를 만들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는 쪽에 가까웠죠. 그러다 보니 본인의 취향과 주어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공무원의 태도, 그리고 스스로도 미처 몰랐던 콘텐츠 감각이 더해져 주목을 받게 된거죠.

짧은 호흡, 자조적 표현,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연출. 기존 공공기관의 홍보 문법과 다른 충TV의 콘텐츠는 공공기관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회자가 되었고, 그러한 텐션을 꾸준히 유지하며 채널을 운영한 결과, TV는 국내 지자체 유튜브 채널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TV 영향으로 2021년 전후로 공공기관의 B급 콘텐츠가 쏟아졌어요. 확실한 성공 케이스가 있다 보니, 제안을 해도, 교육을 가도, 자문을 가도, ‘국민 눈높이를 맞추는 콘텐츠라는 문구와 함께 밈을 활용한 B급 콘텐츠 제작에 대한 니즈가 엄청났거든요. 실제로 미스 기관사, 소방청 등 몇몇 기관의 밈을 활용한 B급 콘텐츠가 연달아 주목을 받게 되자, 한동안 공공기관 B급 콘텐츠 열풍은 계속되었습니다.

 

😎B급보다 중요한 건, 채널의 정체성

그 당시 현장에서 B급 콘텐츠 열풍을 직접 받으면서 느낀 건 많은 기관들이 B급이라는 형식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밈을 활용한 직원 출연 콘텐츠들이 유행처럼 늘어났고, 간혹 알고리즘 잘 만나 조회수 반짝 폭발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런 결과들이 채널 내 다른 콘텐츠 조회수로 연결된다거나, 구독자 수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특정 콘텐츠 화제성을 얻고 타깃층을 유입 시키긴 했지만, 그들에게 호감이나 흥미를 얻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매우 적었거든요.

 

반면 충TV의 정체성은 한결같았죠. 채널을 개설했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톤앤매너와 텐션을 유지하며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그렇다 보니 특정 콘텐츠로 유입된 타깃층들이 채널 내 다른 콘텐츠에도 호감을 갖게 되고 그것이 곧 구독자로 이어지는 결과로 나온 거죠. 다시 말해 특정 콘텐츠 하나가 아닌, 채널 자체가 사랑을 받은 셈이죠.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6년이란 시간 동안 한 사람이 꾸준히 채널을 운영했다는 점과 더 많은 예산을 쓰거나, 더 안정적인 제작 방식으로 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이거든요. ‘낮은 예산’, ‘짧은 호흡’, ‘허술해 보이는 연출’이라는 포맷을 흔들림 없이 유지했기에 하나의 정체성으로 완성될 수 있었던 거죠.

 

따라서 충주맨 사직 소식에 구독자들이 대거 이탈한 것도 가능한 거예요. 당시 90만의 구독자들은 TV=충주맨으로 받아들이며 채널을 즐겨왔는데, 갑자기 그 채널의 중심이 사라진다는 거니, 구독자 입장에서 충TV의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졌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전 조금 회의적이었어요. 충TV는 충주시 채널이지, 개인의 채널이 아닌데 담당자 이탈로 채널이 크게 흔들린다면, 공공기관 유튜브에서 스타 담당자의 탄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추노 콘텐츠와 80만 구독자 눕방 영상을 보면서 충TV의 정체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충주걸로 일정 부분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공공기관 채널도 시즌제 웹 예능 같은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을까? 

 

충주걸로 진행자는 달라졌지만, 짧은 호흡, 자조적 유머, 정제되지 않은 연출이라는 채널이 가진 세계관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이런 생각을 했어요.

공공기관도 일정한 세계관과 포맷을 유지한다면 시즌제 웹예능 처럼 운영될 수 있지 않을까?

 

워크맨이나 네고왕 같은 예능형 유튜브 채널을 보면 MC가 바뀌어도 일정한 세계관과 포맷을 유지하며 시즌제로 운영되고 있잖아요. 따라서 지금의 충주맨에서 충주걸로 이어지는 세계관이 흔들림 없이 계속된다면 충TV는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 운영의 또 다른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충TV는 흥미로운 실험대 위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충주시 겸손걸의 낮은 자세 토크에서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부분은 현재 새로운 팀장님을 기다리고, 아직까진 결재 시스템은 없지만, 조회수가 떨어지면 결재를 받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점이었어요별거 아닌 농담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공공기관 특성을 생각하면 꽤 현실적인 말인거든요. 특히 상명하복 구조가 강한 조직에서는 어떤 성향의 사람이 오느냐에 따라 콘텐츠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거든요.

 

분명 충TV는 김선태라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것도 맞고, 그만큼 개인 의존도가 높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충TV만의 텐션과 세계관이 충주맨에서 충주걸로 일정 부분 이어지고 있죠. 이렇게 세계관 연결이 안정적으로 정착된다면, TV는 특정 담당자에게 기대지 않는 자신만의 완벽한 정체성을 갖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직 답을 내리기는 이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충TV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건 맞는 것 같거든요. 앞으로 조직의 크고 작은 변화가 찾아올 텐데 과연 공공기관 유튜브도 담당자와 상관없이  하나의 채널 세계관이 이어지는 그런 시즌제 포맷이 가능할지 흥미롭게 지켜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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