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함을 사랑으로 보는 시선을 가진 당신이 좋아요.

평범함도 낯선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관점

2025.02.26 | 조회 5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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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댁션

내 일을 하는 사람을 위한 브랜딩&문학 북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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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사람은 죽기 전에 천 번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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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구절로 정세랑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문장으로 뽑았답니다. 지기 역시 이 문장을 단초로 리댁션을 만들었어요. 유한한 삶에서 무한함을 펼칠 수 있는 세계가 결국 ‘책’이라는 것. 우리는 읽으면서 책 속의 인물이 되거나 이해하지 못한 누군가가 되어 볼 수 있다는 것. 마침내 내가 네가 되어 보고, 네가 내가 되어보는 삶.

그렇게 내가 무엇이든, 누구든 될 수 있는 삶을 리드-액션을 통해서 함께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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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읽고 행동하는 리댁션 멤버분들, 한주 따스히 보내셨나요? 유독 오늘 햇살에서 봄 기운이 느껴집니다. 서서히 봄이 찾아오려나봐요. 반가운 기운에 더 신이 난 상태로 여러분에게 레터를 써봅니다. 😊

이번에는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하지 않았던 조금은 내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고백하자면, 지기는 시집 속 문장을 쓰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헌책방에서 1,000원으로 구할 수 없는 시집을 사는 게 유일한 행복이었던, 소설가 준비생 시절이 있었어요. 물론 등단을 위해 지원한 곳에서 계속 떨어졌지만요. 하지만 늘 품고 있는 저의 오랜 꿈이랍니다. ✨

많은 사람들이 ‘시’를 왜 읽어? 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 말이 ‘시를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로 들렸어요.

정답이 없지만, 시라는 세계를 흠모하며 10년 넘게 살고 있는 리댁션 지기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아마 이 레터를 읽으면 시집을 한 권 데려오고 싶다는 마음이 드실 거예요


 🌿 삶이라는 언덕을 자유롭게 오르며 🌿 

안희연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종종 느끼는 삶의 진통이 마땅하지 않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왜 지금?’ 시기를 탓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더 괴롭다’ 고통의 깊이를 감내하기 어려워요. 우리는 그런 자잘한 균열을 마주하며 이 진통을 어떻게 상대해볼지 서서히 감이 잡히기도 하죠.

매년 초록의 세상을 마주하기 전, 혹은 맹렬한 여름의 생명력을 느끼고 싶을 때, 한 번씩 꼭 읽는 시집이 있는데요. 안희연 시인의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입니다. 제목부터 언제 읽어야 할지 정해주는 것 같죠? 신기하게도 이름의 힘이 매년 여름마다 치솟아오릅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매년 습관처럼 읽을 수 있는, 생각이 날 수밖에 없는, 마치 내 이야기가 개어진 것 같은 시집으로 소개해봅니다.

오늘은 평소처럼 작품을 파헤치기보다 어떻게 시를 자기 전 내 머리맡에 둘 수 있을 만큼 가까워질 수 있는지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전주 서점 '카프카'
전주 서점 '카프카'

📖 Read - 멈춰야 얻을 수 있는 기쁨!

 

1️⃣ 시는 내 손으로 100일 동안 만든 스웨터 같은 것

시를 포함해서 문학이 좋은 가장 분명한 이유, 나도 몰랐던 어설픈 짐작을 뚜렷하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시의 문장은 다른 문학 장르보다 더 섬세해요. 마치 B6 용지 한 면을 채우기 위해 100일 동안 실과 바늘로 촘촘하게 바느질한 문장들만 있답니다. 소설과 산문은 마음이 담긴 문장을 넓게 펼칠 수 있다면, 시집은 곧게 개야 하죠. 바느질한 문장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스웨터가 되어 서랍에 넣어둘 수 있게 포개어 놓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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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고 생각하면 없는 거라고
어른이 된다는 건 폭격 속에서도
꿋꿋이 식탁을 차릴 줄 아는 거라고

안희연 <표적>

 

너는 생각이 너무 많아
태풍의 이름은 별 이유 없이 지어지기도 한단다

그런 말들이 내게 가라앉는 날엔
엉터리 지도 제작자의 마음을 생각해보곤 한다

안희연 <태풍의 눈>

 

안희연 시인이 짠 시 구절을 선물해봐요. 어떠세요? 읽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드나요? 지금 나의 미숙함과 복잡함을 누가 알아봐준 것 같지 않나요? 딱 이 정도에서 시를 감상한 것으로 충분해요. 해석하지 않고, 더 깊이 파지 않고, 잘 만든 스웨터의 색과 모양만 바라보며 감탄해보고 만져보는 일, 그것으로도 우리는 시와 친해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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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예민함을 사랑으로 쓰는 시인의 시선

칠레의 시인 파라는 "모든 시인은 자신의 고유한 사전을 가져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인이란 사물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그 안에 숨겨진 또 다른 세계의 문을 여는 사람, ‘명명(命名)’은 시인의 숙명이라고 해요.

회사에 다니며 ‘문학을 어디에 써?’라고 하던 때에 ‘시인의 시선’을 품을 수 있지, 속으로 답했어요. 저에게 시인은 마치 뛰어난 카피라이터 같았거든요. 사물, 사람, 어떠한 흐름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보니까요.

 

버려진 페이지들을 주워 책을 만들었다
거기 한 사람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한 페이지도 포기할 수 없어서

밤마다 책장을 펼쳐 버려진 행성으로 갔다
나에게 두개의 시간이 생긴 것이다

안희연 <역광의 세계>

이 시에서 저는 한 사람을 위해 한 페이지도 포기하지 않는 다정함과 집념을 느꼈어요. 그 둘을 합쳐서 바라보다니요! 거기에 책을 펼치면 ‘나에게 두개의 시간’이 생긴다는 공감각까지 피부에 닿게 바라보고 쓴 시인의 시선을 훔치고 싶더라고요.

 

너의 입가엔 언제나 설탕이 묻어 있다
아닌 척 시치미를 떼도 내게는 눈물 자국이 보인다
물크러진 시간은 잼으로 만들면 된다
약한 불에서 오래오래 기억을 졸이면 얼마든 달콤해질 수 있다

안희연 <슈톨렌>

설탕이 눈물 자국으로, 시간을 잼으로, 그걸 불에 졸여 달콤해지기까지. 감탄만 나오는 시인의 넓고 깊은 시선을 함께 감각할 수 있어요. 익숙한 것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고, 낯설지 않게 언어 너머를 비춰주는 일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를 읽는다는 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일이라고 봐요. 시는 일상의 틀을 비틀어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감각과 사유를 깨우는 언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를 통해 이런 액션을 시도해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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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필사한 안희연 시인의 시
직접 필사한 안희연 시인의 시

🎬 Action - 행동하면 내 것이 되는 기쁨!

 

1️⃣ 내 눈이 멈추는 낯선 문장을 찾아 기록해보기

실제로 글을 쓰는 일이 많은 지기는 시의 언어를 따로 기록해둡니다. 손으로 쓰기도 하고, 노션에 따로 두기도 해요. 왜 내 눈이 멈추고 낯설게 느껴졌는지 메모를 해요. 나중에 들춰보면 그때의 ‘놀라움’을 다시 느끼곤 하죠.

 

2️⃣ 말끔한 흰 종이에 연필로 필사하기

필사를 한다는 건 비효율적이고 생산적이지 않아서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딱 한 번만 깨끗한 종이 위에 연필로 시 한 구절만 적어보세요. 그 문장이 내게 새겨지는 황홀감과 만질 수 있는 생명력이 느껴지거든요.

 

3️⃣ 한 문장 시인이 되어 보기

시를 읽으면 시를 쓰고 싶어져요. 시를 통해 자유롭게 되고 싶은 ‘내’가 되기도 해요. 거창할 필요 없이, 5개의 글자를 쓰며 ‘오, 시인 같다’ 라고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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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이 쌓인 감정들이 소용돌이 칠 때, 가만한 시간을 보내고 또 다른 내가 될 수 있는 자유는 온전히 시를 통해 가능한 것 같아요. 상상의 여지를 주는 시를 읽는 우리가 되어 보길, 더 자유로워지길, ‘나는 평생 이런 노래밖에는 부르지 못할 것이고, 이제 나는 그것이 조금도 슬프지 않다.’는 시인의 말처럼 고유함을 인정하고 슬퍼하지 않길.

 

시집 한 권, 읽어보고 싶어지지 않나요? 그런 생각에 이르렀다면 무척 기쁠 것 같아요. 리댁션이 소개한 시 구절 중 어디에서 가장 오랜 시간 눈길이 머물렀나요? 그걸 말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댓글로 여러분의 감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 리댁션 주간 소식 

🗓 2/25(화) 리댁션 북클럽 6기 사전 알림 신청

🗓 3/2(일) 리댁션 북클럽 5기 <취향 에센스, 일 센스> 3회차 모임


이제 리댁션 북레터는 다음 주를 마지막으로 유료 멤버쉽 전환을 준비하고자 해요. 17년 동안 책을 사랑하고 일과 삶에 전력을 다했던 온 마음으로 계속 여러분과 만나고 싶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에 만나요! 오늘도 리드,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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