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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헤르베르트는 '생애'라는 시에서 지독하게 평범한 삶에 대해 이렇게 썼다. "어떻게 아내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의 모든 힘은 긴장하고 있었노라고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고 꼬임에 속지 않고/ 더 강한 자와는 어울리지 않기 위해서."
평범함은 최소한의 인간적 품위를 유지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 우리가 그 상태를 지키기 위해 인생의 한순간도 교활하거나 타협하거나 아첨하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런 순간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그는 우리 보통 사람들을 대표하여 발언한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이거다./ 놈들이/ 그놈들이 아직도/ 제 자식을/ 고문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게/ 어떻게 해서/ 한 아비의/ 기쁨이자/ 한 어미의/ 기쁨이/ 되는지 말이다./ 그건/ 그 애가 잡혀간 지 다섯 달 될 때까지는/ 아직 살아 있었다는 뜻이고,/ 우리의 최대/ 희망은/ 놈들이 그 애를 고문하고 있다는 소식을/ 내년에/ 듣게 되는 것이다./ 여덟 달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아리엘 도르프만 '희망')"
어떻게 해서 부모가 자식이 어디선가 비명을 지르고 있기를 바라게 되는가. 그 모든 고통을 견디고서라도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부모의 마음속에 참혹한 희망을 심어 놓았다.
시인 헤더 크리스털은 말한다. "누군가가 바다에서 실종됐을 때, 남은 이들이 느끼는 특별하게 잔인한 감정은 언제 눈물을 흘려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오늘인가? 한참 전일까? 안갯속이다."
그저 더 강한 자와 어울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긴장시키는 한 사람 덕분에 평범한 이들의 비극이 온 세상에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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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자살하지 않고 살아야 하는가? 신 외에 어떤 다른 대답을 댈 수 있는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으려는 노력 없이 살 수 있는 삶이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 동시에, 그 노력이 불러일으키는 긴장 상태가 일종의 축복이라는 생각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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