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객실은 미끼다 — 호텔이 진짜 돈을 버는 곳

호텔의 수익 구조를 들여다보면, 방을 파는 것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는 어떤 비즈니스에도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원칙이 숨어있다.

2026.05.15 | 조회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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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숫자부터 — 객실은 68%다

CoStar의 호텔 산업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호텔의 평균 객실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68%다. 나머지 32%는 F&B, 스파, 주차, 연회장, 기타 부대 수익에서 나온다. 숫자만 보면 "역시 객실이 핵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숫자를 이익률과 함께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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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와 컨벤션 호텔로 가면 이 비중은 더 극적으로 바뀐다. 리조트 호텔의 경우 비객실 매출이 전체의 50%에 육박한다. 즉, 빌라나 방갈로 한 채를 파는 것과 스파 패키지, 다이닝, 액티비티를 파는 것이 같은 비중으로 수익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02 · 이익률의 반전 — F&B는 왜 손해처럼 보이는가

F&B는 호텔에서 두 번째로 큰 매출원이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부서이기도 하다. F&B 부서 비용의 약 59%가 인건비다. 식재료비 24%, 기타 운영비 17%가 더해진다. 이익률은 평균 28~29%로, 객실 이익률(70~80%)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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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호텔들은 왜 수익성이 낮은 F&B를 계속 운영하는가. 답은 숫자 밖에 있다. F&B는 그 자체로 이익을 내는 사업이 아니라, 고객의 체류를 늘리고 호텔로 다시 오게 만드는 장치다. 훌륭한 레스토랑이 있는 호텔은 그렇지 않은 호텔보다 재방문율이 높다. 그리고 재방문한 고객은 다시 스파를 쓰고, 룸서비스를 시키고, 미니바를 연다.

 

03 · 스파의 반격 — 웰니스가 호텔을 바꾸고 있다

CBRE의 2024~2025년 데이터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가 있다. 객실과 F&B 매출이 정체되는 동안, 스파와 웰니스 매출은 오히려 성장했다. 웰니스 시설을 갖춘 호텔(Major Wellness)의 TRevPAR(객실당 총 매출)는 웰니스가 없는 호텔보다 108% 높았다. 두 배 이상이다.

이 현상의 배경에는 코로나 이후 달라진 여행의 목적이 있다. 사람들은 이제 단순히 "자고 가는" 호텔을 원하지 않는다. 회복하고, 리셋하고, 무언가를 경험하기 위해 호텔을 선택한다. 스파는 그 욕구를 가장 직접적으로 충족시키는 공간이다. 그리고 그 마진은 30~40%로, 구현하기에 공간 대비 수익성이 높다.

이제 호텔들은 스파라는 단어 자체를 바꾸고 있다. "웰니스 프로그램"으로. 요가 세션, 가이드 하이킹, 수면 케어, 낚시 패키지. 트리트먼트 룸에 국한됐던 스파가 호텔 전체를 아우르는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04 · MICE의 힘 — 컨퍼런스 하나가 호텔 전체를 채운다

MICE(Meetings, Incentives, Conferences, Exhibitions)는 호텔 수익 구조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영역이다. 기업 컨퍼런스 하나가 호텔에 가져오는 것은 단순히 객실 예약이 아니다. 식음료 케이터링, AV 장비 임대, 스파 이용, 저녁 연회, 골프 라운드. 하나의 그룹 고객이 복수의 부서에 동시에 수익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MICE 고객의 또 다른 강점은 예측 가능성이다. 일반 여행객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약을 미루지만, 기업 고객은 몇 달 전에 계약서를 쓴다. 취소 수수료도 있다. 호텔 입장에서는 현금 흐름이 안정되고 인력 운용이 쉬워진다. 리조트 호텔의 연회 매출이 2025년 상반기 기준 8.7% 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05 · 기타 부대수익 — 숨어있는 고마진 사업들

호텔 매출 구조에서 가장 흥미로운 항목은 "기타 부대수익(Miscellaneous Income)"이다. 이 항목에는 리조트 피, 취소 수수료, 주차, 인터넷, 레이트 체크아웃, 어메니티 판매 등이 포함된다. CBRE 데이터에 따르면 이 항목은 2024년 기준 2019년 대비 175% 이상 성장했다.

리조트 피는 특히 흥미롭다. 미국의 많은 리조트 호텔들은 객실 요금과 별도로 하루 30~80달러의 리조트 피를 부과한다. 수영장, 피트니스, 셔틀 이용 등을 포함한다는 명목이지만, 직접 연결된 비용은 거의 없다. 직접 비용이 없으니 이익률이 매우 높다. 주차 수익도 마찬가지다. 도시 호텔 기준 전체 매출의 5~10%를 차지하지만 운영비가 거의 없다.

앵커리 리조트 시장은 2033년까지 10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들이 방을 파는 데서 경험을 파는 것으로 전환하는 흐름 속에서, 부대수익의 비중은 계속 커질 것이다.

 

06 · 2025년 지금 — 객실 성장이 멈췄다

CBRE의 2025년 상반기 데이터는 업계에 중요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호텔의 객실 매출(RevPAR) 성장률이 0.1%에 그쳤다. 사실상 정체다. 반면 F&B 매출은 같은 기간 3.8% 성장했고, 스파와 웰니스는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명확하다. 이제 호텔 산업의 성장은 객실에서 오지 않는다. 고객이 호텔 안에서 얼마나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쓰게 만드느냐에서 온다. 업계 용어로는 이것을 "TRevPAR(Total Revenue per Available Room)"로 부른다. 방 하나당 총 매출. 단순한 객실 점유율이 아니라, 고객 한 명이 호텔 안에서 만들어내는 전체 가치다.

 


오늘의 비즈니스 인사이트

미끼 상품의 경제학 — 방은 고객을 데려오는 수단이다

항공사가 저렴한 항공권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수하물 요금, 좌석 업그레이드, 기내식으로 돈을 버는 것처럼, 호텔은 객실로 고객을 데려와 스파, F&B, 연회, 부대서비스로 진짜 수익을 만든다. "핵심 상품은 미끼, 부대 상품이 수익원"이라는 구조는 호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프린터와 잉크, 게임기와 게임 소프트웨어, 면도기와 면도날. 어느 산업에서든 이 구조를 의식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전략이다.

이익률이 낮아도 필요한 것들이 있다

F&B의 이익률은 28~29%로 객실(70~80%)에 비해 낮다. 그런데 호텔들은 F&B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F&B가 없으면 고객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수익성만으로 사업의 가치를 판단하면 안 된다. 어떤 기능은 직접 돈을 벌지 않아도 전체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핵심 부품이다. 고객 서비스, 콘텐츠 마케팅, 커뮤니티 운영이 그런 역할을 한다.

고객 한 명이 만들어내는 전체 가치를 설계하라

호텔 업계가 RevPAR(객실당 매출)에서 TRevPAR(총 매출)로 지표를 전환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고객이 얼마나 많이 방을 예약했느냐가 아니라, 고객 한 명이 체류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느냐가 진짜 경쟁력이다. 어떤 비즈니스든 고객당 총 가치(LTV, Customer Lifetime Value)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수익 구조를 결정한다.

직접 비용이 없는 수익원을 찾아라

리조트 피, 주차 수익, 취소 수수료. 이것들의 공통점은 직접적인 운영 비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주차장은 한 번 만들면 끝이다. 리조트 피는 이미 제공하는 시설에 가격을 붙인 것이다. 어떤 비즈니스에서든 이런 "제로 한계비용" 수익원을 찾고 설계하는 것이 마진을 극적으로 높이는 방법이다. SaaS의 구독료, 플랫폼의 수수료가 이 원리로 작동한다.

성장이 멈춘 곳에서 새로운 수익을 찾는 법

2025년 미국 호텔의 객실 RevPAR 성장률은 0.1%다. 성장이 멈췄다. 그러나 F&B는 3.8%, 스파와 웰니스는 그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핵심 사업이 정체됐을 때, 해법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이미 있는 고객에게 더 많은 것을 경험시키는 것, 그것이 먼저다. 호텔이 웰니스와 F&B에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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