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사스덕후입니다. 어느새 8월도 마지막 주를 맞이했습니다. 제가 거주하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실리콘밸리)은 지금 폭염, 산불, 코로나로 정말 역사상으로도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지만, 비가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이번 위기 또한 잘 견뎌내고 성장할 것이고 희망을 품어봅니다.
2020년 8월 24일 오전 11시에 올라온 뉴스의 사진입니다. Bay Area 많은 지역이 재난대피 경보가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번 사스덕후 뉴스레터는?
저번 뉴스레터에서 SaaS (Software as a Service)의 역사, 종류, Landscape, 수익 모델에 관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SaaS의 수익모델의 특징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SaaS 수익모델의 특징
- On Premise(One Time Purchase) → Subscription
저번 뉴스레터에서 수익 모델의 종류에 관해서 살펴보았듯이 SaaS의 수익 모델은 License on Premise (원타임 구매형)에서 점차 Subscription(구독형)으로 바뀌는 추세를 보입니다.
최근 SaaS 수익 모델의 트렌드는 구독형이며 이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저의 고정지출 유형을 통해 조금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 거주비
- 유틸리티비
- 식비
- 교통비
- 통신비(전화)
- 보험비
코로나로 인해 현재 교통비는 많이 줄어든 상태이지만 나머지 5가지 항목은 코로나 시대에도 크게 변화 없이 지속해서 지출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고정 지출 유형들은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 또한 거의 비슷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휴대폰 대리점과 통신사의 수익모델
대리점
- 구독형 모델을 통한 누적 수입 창출
전화 혹은 핸드폰이 나온 시점을 고려하면 이 항목 중에서 가장 최근에 생긴 항목은 아마도 "통신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 강남역을 걷다가 줄줄이 이어진 휴대폰 가게들을 보며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경쟁사와도 같은 가게들이 바로 옆에 다닥다닥 붙어있을까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휴대폰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과 인터넷 등을 조사해서 알아본 결과 휴대폰 대리점의 수익 모델은 "본인이 영업하여 개통한 손님의 통신비 중 특정 %를 통신사에서 받는 구조"였습니다. 즉, 제가 A라는 대리점을 통해서 월 10만원의 통신 플랜을 개통하면 월 10만원의 금액 중 일부(한 통신사만을 판매하는 대리점, 여러 통신사를 판매하는 대리점마다 %가 달랐음)를 A대리점에서 받아 가는 구조였습니다. 이걸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저의 반응은 "나한테 한번 영업했을 뿐인데, 한번 거래튼 걸로 넘기고 있던 수익이 생각보다 상상초월이었잖아!?" 이며 뒤통수를 맞음과 동시에 eye opening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A 대리점의 통신 플랜 개통 고객수 및 수익을 가지고 간단히 시뮬레이션을 해보겠습니다.
하루에 1명 즉 한달 30명의 신규 고객이 A대리점을 통해서 월 10만원 플랜을 개통을 하고 대리점에서 7%를 받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1번째 달 매출: 30 * 100,000 * 0.07 = 210,000원
2번째 달 매출: (30+30) * 100,000 * 0.07 = 420,000원
3번째 달 매출: (30+30+30) * 100,000 * 0.07 = 630,000원
12번째(1년) 달 매출: (30*12) * 100,000 * 0.07 = 2,520,000원
12개월만에 매출은 12배가 뛰었으며 매달 같은 수의 고객을 유치하고 이탈하는 고객이 없다는 가정하에 5년이 지나면 210,000원으로 시작했던 매출은 301251000000.07 = 12,600,000원이 되는 놀라운 성장력을 보여줍니다.
통신사
- 다수의 대리점을 통한 통신사 고객 확보
- Upsell 및 Crossselling을 통한 고객당 부가 수익 확보 및 lock-in
-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추가 고객 유치 및 플랫폼 이탈율 감소(more lock-in)
대리점을 통한 통신사 고객 확보
위에서 살펴본 대리점에서 조금 더 Zoom Out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리점은 통신사의 고객을 확보(acquisition/activation)하는 깔대기를 더 넓게 펼치는 역할을 합니다. 통신사는 수만개의 대리점을 통해 초기 고객을 확보하며 통신사 측에서 구축해놓은 플랫폼 위에 안착시킵니다.
Upsell 및 Crosssell을 통한 고객당 부가 수익 확보
한 번 플랫폼에 진입한 고객을 그 후 지속적으로 up-selling, cross-selling을 하며 통신사를 바꾸지 못하게 lock-in을 시킵니다. 예를 들면, 제가 S사 고객이 되면 S사는 각종 추가 혜택을 제공하며 연계 서비스(노래 스트리밍 첫 달 무료 사용권, 쇼핑몰 할인 = SaaS의 연계 서비스)의 사용을 장려합니다.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추가 고객 유치
통신사의 고객이 되면 이런 제휴/연계 서비스 등을 마구마구 주면서 고객의 행복지수와 서비스 만족도를 높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 고객은 주변 사용자를 더 데려오거나 (가족 추가 = SaaS의 Seat 추가), 같은 통신사에서 Bundling된 상품인 (인터넷 서비스)를 구매하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면 어느새 가족들이 S사와 인터넷을 할인받고 편리하게 사용하게되고 그렇게되면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이유가 별로 없어집니다. 네.. 실제로 저희 집이 한 통신사를 지금 20년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까지 통신사의 늪(?!)에 깊게 발은 담근 상태이면 이미 플랫폼 안에 locked-in된 고객(X) 고객들(O)이기 때문에 통신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자사의 연계서비스(adjacent service)구매를 위해 사용하는 고객 확보 금액(acquisition cost)이 새고객을 유치하는 금액보다 낮아지는 것입니다.
즉, 정리하자면 한 고객을 유치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더 적은 지출을 하며 더 큰 규모의 매출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입니다.
정리
초연결시대에 사는 현대 시대에서 돈을 더 저축하기 위해서 밥은 굶어도 통신을 끊는 사람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전체 시장에서의 고객의 수는 늘어나지만 해지하는 사람의 수는 적어집니다. 이와 같은 원리 때문에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본은 점점 더 많아졌으며 자본이 들어오는 만큼 대리점의 수 또한 빠르게 증가하였습니다.
결국 고객 생애 가치(LTV)와 연간 반복 매출(ARR)의 개념은 이 시대에서도 존재하였으며 이 두 지표를 높이기 위해 각종 사은품을 앞세워 고객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 통신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SaaS의 구독형 수익모델
SaaS의 구독형 모델 또한 이 통신비의 모델과 매우 흡사합니다. 전체적으로 SaaS를 사용하는 유저의 수가 통신 플랜을 구매하는 사람의 수보다는 현저히 적고 물론 요금을 수령받는 시점(pricing period)이나 청구하는 요금의 종류(pricing plan)에서는 다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통신 플랜을 더 비싼 요금제로 바꾸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지만 SaaS는 제품을 사용하면 할수록 그 제품의 사용량은 올라가고(upsell) 그 편리성에 익숙해지고 그 위에 추가적으로 생산성을 올려주는 기능들을 사용할 가능성이 꽤 높은데(Crosssell) 이에 따라 premium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revenue growth의 이면에서 보면 더 가파르게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즉, 적은 돈으로 첫 달 구독을 시작해서 다양한 분야로 Upsell, Cross-sell이 가능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본 SaaS 제품들의 사례를 통해 수익 모델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Salesforce의 제품군
Salescloud로 시작한 single product company였던 세일즈포스는 현재 8개의 제품라인을 운영하는 multi product company로 성장하여 기업 운영 전반에 필요한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고객의 문제점 해결해 줍니다. (문제점을 해결해 준다는 것 = 돈을 번다는 것)
[세일즈포스의 모델]
먼저 고객사가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해주는 Sales CRM인 SalesCloud를 통해 처음 세일즈포스 구름(=생태계)에 발을 들이게 합니다.
그 후 Salescloud를 사용하며 쌓이는 고객 정보를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 더 좋은 고객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ServicveCloud를 판매하거나
- 더더욱 많은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는 MarketingCloud를 판매합니다.
3.1) ServiceCloud를 통해 고객 문의/상담 티켓을 만든 고객사의 유저들이 상담 상세 정보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3.2) 혹은 SalesCloud 를 통해 고객사의 생태계에 들어온 유저들이 서로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CommunityCloud를 판매하며 새로운 빨대를 꼽습니다.
세일즈포스 제품들을 사용하며 회사는 성장하였을 것이며 회사의 성장은 더 많은 구성원을 의미합니다. 더 많은 구성원은 결국 더 많은 라이센스 구매로 연결됩니다. 즉, 4개의 단계를 거치며 더 많은 직원이 더 많은 제품을 사용하게 됩니다.
Zendesk의 제품군
Customer Service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품을 만드는 기업인 Zendesk 또한 고객의 문제를 지원하는 support(email, call 채널을 통한 고객지원) 제품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문의가 들어오기 전에 답을 찾아볼 수 있게 해주는 help center, chat 기능을 통해 고객을 지원해 줄 수 있게 하는 chat, 다른 메신저랑 연결하여 고객 지원의 coverage를 넓힌 message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였습니다.
모든 제품군을 전부 다 개발한 것은 아니고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며 팀과 제품을 신속하게 늘려왔습니다. 이런 SaaS 기업의 인수문화에 관해서도 다른 글을 통해서 더 깊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리
필자의 경우 Zendesk support로 시작해서 help center까지 사용, Salesforce salescloud로 시작해서 servicecloud까지 사용하는 경험을 해봤습니다. 같은 시스템 상에서의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점과 회사 사람들이 여러가지 서비스를 옮겨가며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operation context switching cost 및 effort를 줄일 수 있는 큰 장점을 갖습니다.
물론 많은 좋은 SaaS 서비스들이 생겨나지만 각 서비스 간의 차별점이 부족해서 가격 경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타 회사들의 서비스들을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 고객의 stickiness가 떨어지는 등(=이탈율 상승)의 단점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단일 기업의 제품군 안에서 연계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각기 다른 플랫폼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이미 많은 수의 회사 사람들이 시스템 사용에 익숙해져버리기 때문에 아예 팀전체가 플랫폼 자체에서 이사를 가지않는 이상 그 플랫폼을 벗어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더불어 Slack, Figma 등의 협업에 특화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여기다가 end user의 업무에 맞춘 생산성을 높여주는 편리함을 더해서 SaaS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무리
여기까지 SaaS (Software as a Service) 수익모델의 특성과 예시 알아보았는데요. 다음 번 뉴스레터에서는 SaaS의 수익모델과 장점들이 SaaS 회사들의 높은 가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상관관계에 관해서 조금 적어보려고 합니다.
SaaS라는 분야는 알면 알수록 더욱 더 흥미가 가고 궁금증이 많아지는 특이한 분야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 이 글을 읽는 구독자분들도 SaaS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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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
올려주신 글들 전부 읽었봤는데 SAAS 시장에 점점 관심이 가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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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주
SAAS 시장에 대해 공부중인데 도움이 많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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