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어린 시절을 만나고 싶어요
"나는 문제 있는 사람이야."
이 말을 들은 적 없는데도, 어느 순간부터 마음속에 자리 잡은 목소리가 있나요? 인정받으려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 그렇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저도 오랫동안 그 목소리에 시달려왔어요.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히는 이유
어린 시절의 패턴은 뿌리처럼 깊이 박혀요.
부모님이 어떤 분이었는지, 저는 어떤 성향으로 태어났는지에 따라 저마다의 감옥이 만들어져요. 문제는 당사자인 저 자신은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가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믿게 되죠.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물고기가 물 밖 세상을 상상할 수 없듯이,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익숙해진 환경 너머를 상상하기 어려워요. 이건 물고기의 잘못이 아니에요. 환경이 상상의 한계를 그리는 거예요.
어떤 분들은 "시스템 안에서만 안전함"을 느껴요. 정해진 규칙, 정확한 계량, 정해진 순서. 그 안에서는 "내가 무언가를 드러내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런데 그 시스템 밖으로 나가는 순간 아찔해져요. 내가 드러나야 하는 상황이 두려워지는 거예요.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원가족이 너무 좋았던 분들. 그 안에서만 사랑받는 법을 배워서, 밖의 사람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요. 남이라면 상관없지만, 그게 내 남편이라면? 시댁이라면? 모든 게 남의 탓이 되고, 저는 피해자가 돼요.
연기하지 않는다는 것
"자신을 연기하지 않는 것."
이게 진짜 솔직함이에요. 떠오르는 대로 무엇이든 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지 말라는 거예요.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연기해왔어요.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다"는 각본을 익혔고, 그 각본대로 살아왔죠. 그런데 이제 "나답게 살라"고 하니까 막막해요. 나중에 가장 크게 남는 후회가 바로 이거예요. 자기답게 살지 못한 것.
타인의 시선에, 규범에, 두려움에 맞춰 살다 보면 여행도, 사랑도, 도전도 다 미루게 돼요. "나중에"라고 말하다가 결국 하지 못한 채로 남는 거예요.
혼자서는 볼 수 없는 본질
객관적으로 어린 시절을 들여다보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에요.
감정과 사실을 분리해야 하거든요. 제 주관적인 관찰도 중요하지만, 그걸 객관적으로 풀어내는 일은 혼자서는 거의 불가능해요.
그런데 어느 곳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했어요.
강점 생태계라는 곳. 각자의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고, 그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패턴을 함께 탐구하는 곳이었어요.
누군가가 의지를 갖고 힘을 줬어요. 제 어린 시절을 함께 들여다보며, 그걸 이해해줬어요. 그리고 말해줬어요.
"괜찮아. 괜찮아… 정말 괜찮아."
이 반복이 긴장과 자책을 낮춰줬어요. 결과와 무관하게 '나는 괜찮다'는 기본 신뢰를 회복하게 됐어요. 그러니까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됐죠.
"네가 나빴던 게 아니야. 그냥 그때 상황이 그랬던 거야."
어린 시절 외면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 하지만 그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 외면이었어요. 그게 저의 정당방위였던 거예요.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현재를 살아갈 수 있게 됐어요.
내부 세계의 노이즈가 사라지면
생태계에서 받은 것 중 가장 값진 건 이거예요.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이 확신을 갖게 되니까,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내부 세계의 노이즈가 줄어들었어요.
예전에는 불안 요소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발표 후 회고를 하며 "이렇게 할 걸 그랬다"고 후회했어요. 지금은 그런 활동을 하지 않아요.
외부 세계에는 여전히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있어요. 문제들도 계속 생기죠. 하지만 내 내부 세계의 프로세스가 깔끔해서 의사 결정을 편안하게 할 수 있어요. 일을 하는 과정이 단순해졌어요.
자기 서사를 다시 쓰기
"내 이야기는 재미없다."
이렇게 믿고 있었다면, 이 서사를 다시 써야 해요.
"사실, 내 이야기는 재미있다."
프레이밍을 바꾸면 현실 인식이 달라져요. 말하는 방식은 그대로여도 '생각'이 바뀌면 타인의 반응이 달라지거든요. 거울 보며 소리 내어 말하는 반복형 자기암시. 며칠 내로 체감 가능한 변화가 나타나요.
저는 사람들의 어린 시절을 만나고 싶어요. 그때의 장면, 등장인물, 주인공의 마음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함께 들여다보고 싶어요.
주인공은 당신이에요. 주인공의 현재 문제, 극복하는 서사,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함께 찾아가요.
작은 거절부터 시작하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거절이에요.
작은 거절부터 연습하면 자기 의사를 존중하는 경험이 쌓여요. 그러면 자기신뢰가 높아져요. 거절 능력은 자기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핵심 기술이거든요.
거절하지 못하면 타인의 우선순위에 끌려다녀요. 내 시간, 내 에너지, 내 삶이 다른 사람의 것이 되는 거예요.
하지만 작은 거절 하나하나가 쌓이면, "아, 나는 내 삶을 선택할 수 있구나"라는 걸 알게 돼요.
참지 않고 표현하는 것
참지 않고 표현하는 것이 성장의 조건이에요.
사람과 식물은 본디 자라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그런데 타인의 시선과 규칙에 맞추다 보면 성장을 스스로 차단하게 돼요. 분재처럼요.
원시림처럼 자라고 싶으면, 참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표현하고 시도해야 해요.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먼저 '참아온 것'을 풀어봐요. 남의 눈이 아니라 나의 설렘과 기준으로 선택해봐요. 하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지 않고 표현해봐요.
대신 이해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위로를 주고 싶어요.
"너가 나빴던 게 아니야. 그냥 그때 상황이 그랬던 거야."
💭
당신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혼자서는 보기 힘든 그 장면들을, 누군가와 함께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여기는 그 패턴을 함께 이해하고, 거기서 빠져나오는 실험을 하는 곳이에요.
각자의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고, 어린 시절의 감옥이 아닌 현재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걸어가는 곳이에요.
내부 세계의 노이즈를 줄이고, 자기 서사를 다시 쓰고, 작은 거절부터 시작하며, 참아왔던 것들을 표현하는 연습을 해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함께 들여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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