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란히 얼음 위를 산책했다. 난 일부러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평소보다 부주의한 인간인 채로 걷고 있었다. 넘어질 것 같을 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최선을 다했다면 난 분명 넘어지지 않았다. 태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얼음 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덕분에 우리는 서로 일으켜주고 옷에 묻은 눈도 털어줄 수 있었다. 해질 때까지 그러다 보면 심신이 이완되고 노곤노곤해졌다. 기분 좋게 지친 채로 집에 돌아가 각자의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었다.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이슬아
로이킴의 노래 중에는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이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구독자 님에게 사랑은 무엇인가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 내가 나여도 된다는 안도감, 굳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기꺼이 즐거운 일이 되는 신비함. 저는 그런 게 사랑 같아요.
이 아이는 대놓고 ‘나는 사랑이에요’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사랑이 느껴졌어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상대에게 나를 맡기며 충분히 부주의해지고 조금은 멍청해지는 모습에 울걱한 아름다움이 느껴졌거든요.
부주의하며 자연스럽게 힘이 빠진 몸에는 걱정, 고민, 잡생각 같은 것들이 자리를 잃어요. 그리고 설렘, 안락, 충족 같은 것들이 들어서죠.
그래서 못되게 착한 사랑은 서로의 차가움을 털어주라고 미끄러움으로 이끌고, 서로를 일으켜주라고 곧게 선 나를 넘어뜨립니다. 온 세상이 뒤틀리는 듯한 고통으로 데려가기도 하는 사랑을 또다시 찾게 되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요?
구독자 님의 사랑은 무엇인가요? 부주의한 바보로 만들고 나를 아프게도 하지만 기꺼이 좇게 되는 그것은 무엇인가요?
오늘 하루는 최선을 다하지 않으며 편안하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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