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이야기 나무야!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거니?”
“바람아, 안녕. 눈을 감고 있다가 내가 책장을 넘길 때 '멈춰!' 해줘.”
“준비, 시~ 작!”
펄럭펄럭 책장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음·······, 멈춰!”
“두구두구두구~, 오늘은 바다 이야기로 출발!”
“자! 그럼 바다로 떠나볼까?”
이야기 나무가 건네준 조각배에 올라타자, 눈 깜빡할 사이에 강물 위에 떠 있었다.
“나무야! 여기는 어디야?”
“이곳은 나무의 강이란다.”
굽이굽이 나이테처럼 생긴 나무의 강을 따라 우리는 바다를 향했다.
“이제 거의 다 왔어. 배에서 내려 걸어가자.”
“알았어. 나무야!”
나무와 함께 뚜벅뚜벅 구름다리를 걸었다.
짭짤한 바다 냄새와 훈훈한 공기를 듬뿍 실어온 바람이 마중 나왔다.
“바람아 안녕!”
“안녕, <블라디미르 쿠시> 바다에 온 것을 환영해!”
난 점점 가까워지는 바다를 온몸에 담았다.
우리는 바닷가 작은 집에 도착했다.
창에서 내다보는 바다는 내 기분마저 파랑으로 물들였다.
'우리 새로운 모험을 떠나자!'
상쾌한 바람, 온몸을 감싸주는 햇살이 나에게 손짓한다.
“나무야! 우리 바다 한가운데 가볼까?”
“아쉽지만, 난 여기까지만 너와 함께 할게.”
“이제 나 혼자 가라고?”
“응, 난 땅에서 떠날 수 없어. 대신 언제나 널 응원해 줄게.”
이야기 나무는 한 장 한 장 책장을 하늘로 날리며 새로운 모험에 도전하는 날 응원해 주었다.
난 이야기 나무의 응원에 용기를 내어 바다를 향해 힘껏 소리쳤다.
“진짜 바다이야기는 지금부터다!”
팔랑팔랑 나비들이 배를 살짝 밀어주었다.
나비의 날갯짓이 돛을 간지럽히자, 돛이 까르르 웃으며 길을 안내해 주었다.
구름은 하늘에 그림을 그리고, 나는 휘파람을 불며 미지의 세상으로 출발했다.
넓고 푸른 바다로 나아갔다.
바다 친구들을 만났다.
잠시 배를 멈추고 돌고래와 가오리, 은빛날개를 단 날치와 신나게 놀았다. 저녁노을이 질 무렵이 되면 바다 친구들은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물방울, 조개, 물고기를 선물로 주었다.
“고마워, 바다 친구들아!”
수많은 작은 섬과 큰 섬을 만났다.
섬에 닿을 때면 배를 잘 묶어두고 섬의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눈에 잘 띄는 큰 돌에 섬 지도를 그려놓았다. 섬에 놀러 온 친구가 내가 그린 지도를 보고 신나게 탐험했으면 좋겠다. 떠날 시간이 섬은 자신의 품에서 키운 과일과 곡식, 자연의 선물을 한 아름 나눠주었다.
“고마워, 섬아!”
가끔 난 나뭇잎처럼 거친 바람과 파도에 휩쓸려 다녔다. 때론 멈춘 시계처럼 바다 한가운데 우두커니 있었다. 무서워서 울기도 하고, 외로워서 소리치기도 했다. 어디선가 따뜻한 소리가 날 감싸 안았다.
“언제나 널 응원해. 앞으로 나아가다 힘들고 지치면 다시 돌아와도 돼.”
이야기나무가 날 위해 기도하는 마음은 희망의 빛이 되어 내 곁에 함께 하고 있었다.
난 용기를 내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힘들면 언제든 돌아갈 곳이 있다.
날 안아줄 이야기나무가 있다.
소중한 마음을 담아 세상에 희망의 노래를 들려줄 것이다.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출발!!!
글쓴이 전애희
작은 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다 보면 '세상 모든 게 예술이구나!' 생각이 든다. 브런치 작가로, 삶 속에서 만난 예술을 글에 담으며 행복을 쌓고 있다. 예술과 함께하는 삶은 유치원 교사(8년 차), 원감(6년 차) 경력과 만나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었다. 현재 미술관 도슨트, 수원시 초등학교에서 수원문화와 연계된 예술 수업을 하며 문화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유아동예술교육가, 독서지도사로 활동하며 끊임없이 아이들과 만나고 예술을 매개체로 소통하는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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