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넬, "오분 뒤에 봐"
SAGA, "내 인생은 영화가 아니니깐"
카더가든, "의연한 악수"
Wax, "황혼의 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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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해와 새해가 맞닿은 자정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던
밤이 며칠 전 같은데
어느새
1월이 닫히고
2월이 열렸다.
지구의 공전처럼
시간은 분명히 흐르고
주변을 바꾸지만
지구의 자전처럼
나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도는 듯하다.
헷갈린다.

나의 시간은
가는 중일까
멈춘 것일까
시간은 중력처럼
거스를 수 없는데
왜 나는 무중력 상태일까
다들 저리도 바삐
높고 먼 곳으로 가는데
가장 낮은 방바닥에 붙어
쉬이 버티고 있다.
마치 시간이 얼어붙은 것만 같다.
아니면 당연히 강조차 어는
겨울이 온 것뿐인지
가늠할 수 없다.
귀가 얼얼해지도록 추운 날
지난여름을 떠올려 본 적이 있다.
막 이사 왔던 그때
산책할 길을 찾으러
동네를 무작정 걸었다.
작은 바다 같은 하천
싱그러운 잔디밭
행복한 사람들의 표정
낭만적인 공원을 만났고
좋은 마을로 이사 왔구나
싶었다.
하지만
오래 걸을 수는 없었다.
푹푹 찌는 더위
무리 지어 나는 벌레 떼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던 여름의 기억은
결국 시간이 지나갔음을
이해시켜줬다.
그 여름의 내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
그것은
나의 시간도 흘러
변했다는 뜻이겠다.
하루하루는 멈춘 듯하지만
뒤돌아 조금 더 멀리 보면
지나온 발자국이 선명히 보인다.

그제야
제자리걸음이
앞으로 나아가는 듯하다.
저 멀리
조금 나이 든 나의 뒷모습이
보이고
벅차 다기엔 조금 작은
기대가 생긴다.
어쩌면
지금과 많이 변하지 않을까
어떤 모습으로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지금과는 다를 거란
확신
나이를 먹어가다
나이를 들어가도
우울함이 아닌 기대감
머무는 것보다 나은
생동감
얼었던 강도
봄이 오면 녹는다.
당연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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