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사 계문] 속 수륙재 세조가 의식했던 물에 떠도는 망령들은 누구일까

2024.01.17 | 조회 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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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플.사연

주 1회, 당신의 일상에 역사문화 한 스푼🥄 | 역사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당신과 선조들의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을 연결 해 드릴게요😉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

사유하는 지난 한 주간 잘 보내셨는지요! 

오늘 레터는 저번 레터 막줄에 공지한....대로 원각사 계문에 대해 다시 살펴보다 최근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저번에 올린 원각사 계문 관련해서 오랜만에 복습하던 중에 예전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가 문득 새롭게 보이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얘기를 해보려고요.

 


 

시작에 앞서 지난 내용을 한번 복습 해볼까요?

 

원각사 계문이란 세조가 직접 쓴 것으로,

그 핵심내용은 원각사 낙성 기념으로

'물과 뭍에 떠도는 망령들을 위로하는 의례인

수륙재에 함께 참여하자'고

조정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권하는 것이었다고 했지요.

 

 

저는 저번 레터에서 아마 저 수륙재 대상을 물과 뭍에 떠도는 망령들로 퉁치고 있지만

세조 자신에게 학살당한 계유정난과 단종복위운동 피해자들, 그리고 단종을 의식하고 있던 것 같다고 언급했었습니다.

 

그런데 저기서 깊게 생각 안 했던 게 바로 물에 떠도는 망령 이었거든요.

 

왜 <물에 떠도는> 이라고, 물이라는 어떤 구체적인 장소를 언급했을까.

수륙재가 그냥 있는 단어라서?

뭐 그럴 수도 있는데,

 

여러분도 다들 계유정난으로 사사된 안평대군과

단종복위운동으로 사사된 금성대군의 시신이 사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두 왕자 다 시신 수습이 안 되었고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고 하지요.

 

왜 모를까요?🤔

 

우선 안평대군은 강화도에 유배되었다가

교동도로 압송된 뒤 그곳에서 사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흔적은 진짜 아무데도 남아 있지 않고 사라져 버렸지요.

무덤 하나 없고요.

 

그곳이 바닷가였다는 지리적 조건을 생각한다면

안평대군의 시신을 어디에다 처리해 버렸는지

너무 투명하게 확실하네요. 🤦‍♂️

 

 

 "바다 == 물 "

 

 

이것이 저의 단순한 뇌피셜이 아닌 것 같은 것이...

 

소릉을 파서 현덕왕후 관을 꺼낸 뒤 한 만행,

영월 청령포에 전해지는 단종의 전설과

논산에 묻히게 된 성삼문의 일지총 전설이 바로 그 증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덕왕후 관에 저지른 만행과

두 전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장소가 어딜까요?

 

현덕왕후의 저주라는 그 낭설 말고

역사적 팩트로만 따져도 세조가 뭔짓을 했나 하면

자기 즉위 후에 굳이 자기 형수의 묘였던 소릉을 파헤쳐서 바닷가 모래밭에 천장한단 말이죠.😰

이상하네요 굳이 바닷가?

 

훗날 성종대에 남효온이 상소를 올리면서 제일 하고 싶었던 말인

'소릉 복원 문제'가 지적하는 핵심 부분이 바로 저기였어요. 

 

아무리 하늘의 뜻이 새 왕(세조)에게 옮겨 갔다고 해도

선대왕(문종)과 선대왕비(현덕왕후)에게 어떻게 이렇게 천륜과 인륜을 거스르는 패륜(...물론 순화해서 표현했습니다. 제 표현은 이해를 돕기 위해 거칠어진 것 뿐입니다 ㅎㅎㅎ) 을 저지를 수 있느냐는 말이지요.

 

근데 진짜 굳이 왜 이긴 해요.

아니 그무렵에 단종은 살아있고, 의경세자가 1달 전에 먼저 죽었다고 하잖아요.

 

그렇다면 현덕왕후 무덤을 바닷가로 천장한 것은 이 문제와 관계가 없고, 

정말 역사적 팩트처럼 단종복위운동에 협력 했던 단종의 외삼촌 권자신과 연좌해서 그렇게 한 모양인데

이미 다른 가문에 출가한 여성에 대해서는 연좌제 적용을 하지 않던 것이 아마 대명률로도 그렇고 경국대전이야 만들어지지 않은 시점이었으니 관례로도 그렇고

남효온 말마따나 그 부분은 선을 쎄게 넘은 거죠.

솔직히 이건 현덕왕후를 넘어서 자기 형이자 선대왕이던 문종을 모욕하는 일이에요. 

 

물론 세조가 문종을 모욕 했던 클라스가 어나더 레벨이었던 것이 원투쓰리 데이가 아니라서 놀랍지는 않네요. 

문종의 릉을 조성하면서 그곳에서 근무하며 비역을 감독하고 있던, 안평대군과 친했던 판서 민신을 사람을 시켜 참살하게 하는데,  

아 문종이 보고 있다고요!!!

자신의 형 무덤 앞에서 세종의 사람이자 문종의 사람이었던 이를 본인이 늘 불편해하던 안평대군과 친했다는 이유만으로 역신으로 몰아 죽이다니 짐승들도 저렇게 안 할 거예요.

이건 문종도 능욕하는 일입니다. 진짜로요.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30706580082  [ 최근에 나온 안산 공단 내 야산에서 단종 생모 현덕왕후 무덤터 발견 기사 ]

 

+) 야사를 굳이 덧붙이자면

현덕왕후의 저주 라는 기담에서

세조의 만행은 더하잖아요 ㅎㅎㅎ

 

소릉에서 관을 꺼낸 뒤

관은 강에다 버리고,

시신은 꺼내서 토막낸 뒤 불에 태운다음

잿가루를 강에다 뿌렸다고 ...

 

기담에서조차 계속해서 강이 등장하는 건 참 기묘하네요?

 

당시 사람들이 봤을때

세조와 강이 진짜 뭐가 있었나 싶어지는....

 

 

전설들도 그래요.

 

나중에 엄흥도가 수습하게 되긴 하지만

 

단종의 시신이 버려진 곳도,

판본에 따라 다르지만 인근 절에 전해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성삼문의 시신 일부가 - 놀라서 버리고 도망쳤다고 해도...-

버려져서 처음 발견된 곳도 바로 입니다.

 


저는 처음에 진짜로 시신이 버려진 곳이 강가가 맞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청령포의 지형적 조건을 따진다면 너무 가능하고 쉽기 때문에 단종은 그렇다쳐도...

 

지총 전설에 대해 조사해보니

현장 답사를 했던 분들이나 연구했던 분들 말로는

애초에 무덤이 형성된 그 인근 가까이에 강가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건 제가 나중에 직접 가보고 더 판단해보겠습니다만 일단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말이지요.

 

그래서 '응?' 하게 되었고 전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뭔가 숨겨진 진짜 이야기가 따로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게다가 저 논산 지역이 성삼문과 연고가 있는 지역이라는 자체가 함의하는 바가 있겠지요.

 

 

이 모든 정황을 종합해볼때 저런 이야기가 전설로 만들어졌던 것도

실제로 희생자들 중 세조가 상당히 거슬려 했던 이들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사람들이 직접 봤거나 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암암리에 구전 되면서 살이 덧 붙여진 게 아닐까요.

 

그러니 아마 금성대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시신이 남아있지 않다면 '물가'에 버렸기 때문이겠죠.

 

 

다른 예시로 남효온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럴듯한 것이

그가 한강변에서 부관참시 되었을때 이후 시신 수습을 제대로 못하자 어떻게 됐느냐면

하필 또 비가 잔뜩 와서 강이 범람했거든요,

그렇게 남효온의 시신은 강물에 쓸려가서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냥 이쯤되면 역신으로 몬 사람들의 시신 처리는

물로 했던 걸까요...??

 

 

지금까지 분석을 토대로 정리하자면 수륙재를 언급 했던 이유.

 

세조가 평생을 두고

언제나 마음 한켠에 안평대군을

세상 제일 불편해 했던 걸 생각해보면,

 

그리고 자신이 조카의 왕위를 뺏었다는 단종(과 문종, 현덕왕후)에 대한 씻을 수 없는 죄의 무게를 품고 있었고,

 

한자는 달라도 자신과 이름이 같았던,

그럼에도 자신과는 절대로 행보가 달랐던

단종의 충신 금성대군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있었지요.

 


그런 관계성을 연결 해본다면

세조가 계문을 쓰면서 생각했던

물에 떠도는 망령들은

아마 안평대군, 금성대군, 단종(+현덕왕후)

이들이 아니었을까 싶어집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도 더 흥미로운 주제로 찾아뵐게요 :)

그럼 이번 주도 파이팅 넘치는 최고의 주간을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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