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나 라디오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하는 표현 중 내가 가장 혐오하는 게 ‘보여진다’라는 말이야. 보여진다... 보여진다... 보여진다...🤢🤮
검색해보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 2011년에 출간된 《피동형 기자들》이라는 책의 서평을 보니 그 혐오감의 원인을 잘 정리해 놓았어. 한마디로, 나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는데 그렇게 '보여진' 것 뿐이니까 내 책임이 아니라는 거지.
그래서, 더 확실한 근거를 통해 혐오해 보려고 국립국어원 사이트에 가서 검색을 해봤는데, 충격적이게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견이 제시되면서 이 표현의 옳고 그름에 대한 경계가 희미해졌더라고. 이런!
먼저 네이버 사전에 올라와 있는 '보여지다'의 바른 표현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2009년 답변은 이래. '보여지다'는 확실히 틀렸다는 의견이지.
국립국어원의 2015년 관련 답변에서는 피동사로서의 '보이다'와 (목적어가 필요한) 사동사로서의 '보이다'를 구분하기 시작해.
5년이 지난 2020년의 답변에서는 더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표현자의 의도에 따라 모두 쓸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하고, 분명한 기준이 필요하면 개인이 연구해서 판단하라고 하네.
그럼 2021년 올해에는 어떤 답변이 올라왔을까? 작년의 답변과 같은 맥락인데, '보여지다'라는 말이 잘못됐다고 보는 견해도 있고, 바른 표현이라는 견해도 있으니 "보고 계시는 교재의 견해를 따르시기 바"란다고 해. 이제는 대립되는 견해를 동등하게 인정하고 있어.
이제는 '보여진다'라는 표현을 대놓고 욕할 수 없게 된 것 같아 씁쓸하네.
그러나 나는 표현의 간결함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쓰지 않을 것이다.😤
눈 떠보니 금요일이네. 동료가, 그동안 어떻게 주5일 출근을 해왔는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이번주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평안한 주말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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