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약속을 안 지키는 메일러 (3/3)

다음 주부터 바빠질 예정이라 미리 3번째 메일을 보내드립니다.

2023.03.19 | 조회 6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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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경

또 메일 할게요.

어머니와 나
어머니와 나

1.

 <최저낙원> 내가 만든 음반 중에 가장 초고속으로 만든 앨범인데 초기 레코딩부터 마스터까지 합하면  8개월가량 걸린  같다. 그리고  후에는 나의 여러 기분들이 편해졌다. 그전에는 이런 메일링도 불편하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편해졌는지는 나도 자세히 모른다. 다만 최저낙원을 만들며 느꼈던 어떤 해방감이랄까.. 거창한 표현이지만 그런 것들이 나의 생각을 바꾼듯하다. 앨범에서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했. 물론 뾰족한 단어들은 약간씩 다듬긴 했어도 나의 감정을 덜지 않고 진행했다.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일 때 회사 분들과 미팅을  적이 있다. 회사분들이 내게 최저낙원은 어떤 감정의 앨범이냐고 물으시길래, 잠시 고민하다가 증오..?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니 회사분들은 아주 맘에 든다며 박수까지 짝짝 치셨다. 회사분들의 예상 반응에 당황했지만,  덕분에 더욱  거침없이 진행한 앨범이었다.


2.

 성인이 될 때쯤부터 누군가가 나를 해할 거라는 영문을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했다. 이 감정이 조금씩 심해져서 한창일 때는 방문을 잠그지 않고는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했다. 잠도, 일도, 그냥 노닥거릴 때 조차도 그랬다. 집을 나설 때면 방문을 잠그고, 제대로 잠겼는지를 수십 번을 확인하고 그랬다. 이런 의심병이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멈출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 이제는 괜찮아지고 희미해 졌지만, 그때의 두려움이 아주 가끔씩 나를 찾아오곤 하는데 가장 힘든 건 늦은 밤에 오는 것이다. 마치 무언가 끝날 것 같은 생각이 몰려오니 잠을 잘 수가 없어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것이 내 가사의 도움 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리얼러브에서 ‘이 밤을 가져가’라든지, 만화경에서 ‘우린 마치 멀어지는..’이라든지 여러 곳에서 녹아 있다.


3.

 대략 14년 전에 만든 곡들 입니다. EP라고 했지만 데모 모음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아요. 제가 아주 부족할 때지만 이젠 나름 추억이기도 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안 들려드릴 것 같아 공유드립니다. 이번 메일링은 여기서 마무리가 되지만 또 글이 쌓이면 하도록 할게요.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영상은 일부 공개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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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out 1 year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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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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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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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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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상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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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out 1 year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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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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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의 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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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개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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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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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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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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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노윙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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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out 1 year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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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out 1 year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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