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쇼들리로그입니다!
요즘 바이브 코딩으로 만들어진 웹서비스들을 구경하다 보면 묘하게 익숙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분명 처음 보는 서비스인데도 화면 구성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디선가 본 것 같습니다. 심지어 서비스를 잠깐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이거 AI로 만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AI 덕분에 누구나 제법 근사한 웹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서로 다른 서비스들이 비슷한 디자인을 갖게 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렇게 AI가 만든 듯한 획일적이고 개성이 부족한 인터페이스를 비판하는 의미로 'Slop UI(슬롭 UI)'라는 표현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AI로 만든 웹서비스들이 왜 비슷하게 보이는지, 어떤 과정에서 이런 디자인이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 서비스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을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바이브 코딩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계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내용일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게요!
AI에게 디자인을 맡기면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
바이브 코딩으로 웹서비스를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요청을 해봤을 겁니다.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만들어 줘."
"요즘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으로 바꿔 줘."
"조금 더 완성도 높은 SaaS 서비스처럼 만들어 줘."
저 역시 이런 식으로 요청할 때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표현들은 굉장히 추상적입니다.
어떤 디자인이 세련된 것인지, 무엇이 요즘 트렌드인지 구체적인 기준이 없으니까요.
AI는 학습 과정에서 접한 디자인 패턴과 코드 작성 방식 등을 바탕으로 요청에 적합한 결과물을 생성합니다.
그러다 보니 구체적인 방향이 주어지지 않으면 익숙하고 널리 사용되는 디자인 패턴으로 수렴하기 쉽습니다.
크게 실패할 가능성이 낮고 얼핏 보기에도 완성도가 있어 보이는 구성을 선택하는 것이죠.
그런데 수많은 사람이 비슷한 표현으로 AI에게 디자인을 요청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서로 다른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도 비슷한 결과물을 받아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서비스는 다른데 화면을 바꿔 끼워도 어색하지 않다
예를 들어 AI에게 세 가지 서비스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개인의 독서 기록을 공유하는 서비스입니다.
두 번째는 지역에서 열리는 작은 공연을 소개하는 서비스고요.
세 번째는 반려동물의 일상을 기록하는 서비스입니다.
각각의 서비스는 충분히 다른 분위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독서 기록 서비스라면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는 경험을 중심으로 디자인할 수 있을 겁니다. 공연 소개 서비스는 공연 포스터나 아티스트의 개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죠.
반려동물 서비스는 사진이나 일상의 기록을 중심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별다른 디자인 방향을 지정하지 않고 AI에게 맡기면 어떨까요?
상단에는 서비스 소개 문구, 중앙에는 큼직한 미리보기 이미지, 아래에는 주요 기능 세 가지, 마지막에는 가입을 유도하는 영역이 배치될 수 있습니다.
색상과 이미지, 문구는 달라도 전체적인 구성은 거의 같습니다.

물론 이런 구성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널리 사용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으니까요.
다만 서비스가 가진 개성이나 특징이 디자인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면, 로고와 이미지만 교체한 템플릿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AI가 만든 티가 난다는 건 특정 색상이나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서비스에서도 비슷한 디자인 선택이 반복되는 현상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AI는 디자인을 제안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수락한다
여기에는 AI의 특성뿐만 아니라 바이브 코딩의 개발 방식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화면 하나를 만드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레이아웃을 고민하고 참고할 만한 사이트를 찾아보며 여러 디자인을 비교하면서 방향을 결정했죠.
물론 지금도 이런 과정을 거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AI를 이용하면 이런 고민을 상당 부분 건너뛰고 바로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 만들어진 화면이 생각보다 괜찮으면 그대로 다음 기능을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기능을 추가하고 또 다른 페이지를 만들다 보면 어느새 서비스 전체가 처음 AI가 제안한 디자인을 따라가게 됩니다.
나중에 조금 다른 분위기를 내고 싶어도 이미 여러 화면이 같은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쉽게 바꾸기 어렵습니다.
결국 처음에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한 디자인이 서비스 전체의 기준이 되어 버립니다.

여기에 "좀 더 고급스럽게", "좀 더 세련되게" 같은 요청을 반복하면 AI는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익숙한 시각적 효과를 더하는 방향으로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을 개선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다른 AI 서비스와 더 비슷해지는 겁니다.
완성도가 높아 보여도 개성이 없을 수 있다
AI가 만든 UI를 보면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인상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정돈되어 있고 요소 사이의 간격도 일정합니다. 화면의 균형도 잘 맞는 편이고요.
어떤 면에서는 사람이 급하게 만든 디자인보다 훨씬 깔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억에는 잘 남지 않습니다.
모든 요소가 무난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보니 특별히 인상적인 부분이 없습니다.
물론 좋은 디자인이 반드시 독특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은행이나 공공서비스처럼 익숙한 화면 구성이 오히려 중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서비스에서 검증된 패턴을 활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서비스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까지 모두 무난한 형태로 정리해 버린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음악을 소개하는 서비스라면 앨범 커버를 어떻게 보여줄지, 곡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어떤 분위기를 전달할지에 따라 서비스의 인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콘텐츠 서비스와 똑같은 구성에 음악 정보만 채워 넣는다면 그 서비스만의 특징은 잘 드러나지 않겠죠.
잘 정리된 화면을 만드는 것과 그 서비스다운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AI에게 디자인을 맡기기 전에 정해야 할 것들
그렇다고 바이브 코딩으로 개성 있는 디자인을 만들기 어렵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AI 덕분에 다양한 디자인을 실험하기는 훨씬 쉬워졌습니다.
중요한 건 AI에게 어떤 방향을 제시하느냐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독서 기록 서비스를 예쁘게 만들어 달라고 하는 대신,
"이 서비스는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경쟁하는 곳이 아니라, 읽은 책에서 마음에 남는 문장을 기록하는 공간이다. 기록이 하나씩 쌓이는 느낌을 디자인에 담고 싶다."
이렇게 설명한다면 어떨까요?
어떤 정보를 강조해야 하는지, 어떤 분위기가 어울리는지 기준이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물론 이런 설명만으로 좋은 디자인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AI가 제안한 여러 결과물을 비교하고 어울리지 않는 요소를 제거하고 필요하면 전혀 다른 구성을 시도해 보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특히 기존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색상이나 모서리 형태만 수정하기보다 레이아웃 자체를 다시 고민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AI에게 디자인을 요청할 때 참고 사이트를 몇 개 전달하는 것보다도, 그 사이트에서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사이트의 분위기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디자인 선택이 우리 서비스와 잘 어울릴지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바이브 코딩 시대에는 디자인을 보는 눈이 더 중요해질지도 모른다
바이브 코딩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제 서비스로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적인 디자인 도구를 다루지 못하더라도 AI의 도움으로 꽤 괜찮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면서 역설적으로 서비스만의 개성을 만드는 일은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AI가 처음 제안한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는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비슷한 화면 역시 계속 늘어날 테니까요.
AI가 만들어 준 UI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단순히 AI의 디자인 실력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디자인의 방향을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AI가 제안한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할지, 수정할지, 아예 다른 방향으로 바꿀지는 여전히 우리의 선택입니다.

AI가 화면을 만드는 일은 쉬워졌지만, 어떤 화면을 만들고 싶은지 결정하는 일까지 쉬워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바이브 코딩 시대에는 코드를 얼마나 잘 작성하느냐 못지않게, 좋은 디자인을 구별하고 자신만의 방향을 만들어 가는 능력이 중요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