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머리가 드러나는 순간 - 정리 (Organize)

'일잘러'를 가르는 능력

2024.03.01 | 조회 5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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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의 생산성

생산성 관련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 현재 레벨업 준비 중입니다. 언젠가 더 고가치 정보를 제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예전 레터에 이어진 내용입니다.

(모든 생산의 시작 - 수집 https://maily.so/sian.prof/posts/eb845101)

 

생각과 자료를 수집하는 것 그 다음 단계를 말해보겠습니다. 무언가를 수집했으면, 적절히 가공해서 쓸 수 있게 알맞은 곳에 배치해야 합니다. 즉, 정리 단계죠.

 

사람마다 일머리를 어떤 능력으로 보는지 생각이 다를 겁니다. 저의 경우, 정리가 빠르고 정확하게 되느냐로 봅니다. 일을 못 하는 사람은 무슨 말을 해도 이게 자기한테 필요한 정보인지 버릴 것인지, 혹은 어떻게 필요한 지 구분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구분을 못 하니 모든 게 중요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내용을 소화하느라 버거울 수 있습니다.

 

예체능 분야는 정리 능력이 그리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식 노동자는 다릅니다. 직장에서 저연차 때는 주어진 실무만 처리해도 문제 없겠지만, 고연차로 갈 수록 여러 문맥과 정보가 들어오게 됩니다. 자영업이나 사업을 하시면 신경 쓸 건 더욱 많아질 거고요. 관리직으로 올라갈 수록 부족한 정리 능력이 발목을 잡습니다. 무슨 말을 하면 이해를 못 하고 의사결정을 못 하는 상사나 사장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렇듯, 정리는 굉장히 중요한 능력입니다.

 

정리는 센스의 영역으로 보입니다. 사실 사람들이 정리 능력을 기를 생각을 못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리는 숙달이 가능한 능력입니다. 정리에 관한 몇 가지 원칙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이 원칙들은 방 정리부터 정보 관리 심지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까지 적용 가능한 근본 원칙입니다. 많은 부분이 대니얼 J. 레비틴의 정리하는 뇌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정리 안 하는 것이 잘못 정리하는 것보다 낫다


엄마가 내 방을 정리하면 방은 깨끗해졌는데, 물건을 못 찾습니다. 엄마 기준에서는 깔끔하게 물건을 종류 별로 정리했을 겁니다. 반면 여러분은 자주 쓰는 것을 근접하게 뒀을거고요. 자주 보는 책과 사용하는 도구가 책상에 있겠죠. 이렇듯 '정리 기준의 괴리'로 물건을 못 찾게 됩니다. 이와 같이, 잘못된 정리는 안 한 것보다 못 합니다. 차라리 안 했을 때엔 물건이 자연스럽게 배치가 되었을텐데 말이죠.

 

괜히 정리 기준을 새로 만들기보다는, 기준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카테고리를 쉽게 추가하지 말라는 겁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쪼갤까 말까 할 때는 쪼개지 마라입니다. 이를 정보나 자료 관리에 적용해보면 특별한 이유 없이 폴더를 생성하지 말라는 겁니다. 처음 노트 앱을 사용할 때는 이것 저것 주제 별로 폴더를 만듭니다. 그러면서 노트가 하나도 없거나 몇 개 없는 폴더도 만들어지게 됩니다. 결국 금방 못 사용하게 됩니다. 괜히 번잡한 폴더만 생기는 거죠.

 

개발자 대상으로 말씀드리면, 쉽게 쪼개지 말라는 원칙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뭣도 모르고 서비스를 분리하는 것보다 명확한 기준이 있을 때 분리하는 거죠. 잘못된 MSA 도입은 서비스 간 고려해야 할 인터페이스만 늘어나서 설계와 관리 비용이 늘어납니다. 코로나 시기 이력서 주도 개발로 섣부르게 MSA가 도입된 기업이 많을 겁니다. 이를 교통 정리하느라 고생하신 분들도 있겠죠.

 

이렇듯 카테고리를 쉽게 추가하지 말라는 것은 모든 분류에 사용할만한 원칙입니다. 과하고 잘못된 정리는 독입니다. 특별한 목적이 있거나 필요할 때만 분류하면 됩니다. 괜히 묘수 써서 섣부르게 쪼갤 필요 없습니다.

 

사용할 수 없으면 갖고 있지 마라

 

곤도 마리에는 일본의 유명한 정리 컨설턴트입니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라는 말로 유명합니다. 내가 영향력을 가할 수 있는 것만 들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산성 뿐만 아니라 삶이 그런 것 같습니다. 100년 후 지구가 멸망한다는 얘기가 들려봤자,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극단적인 예시였지만, 많은 정보가 이런 '지구 멸망 소문'과 같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나심 탈레브가 뉴스를 보지말라고 한 것 같습니다. 노이즈거든요. (아예 시사에 무관심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사용할 수 없다면 갖고 있지 마라는 다들 알법한 원칙이니 조금 다른 주제로 틀어 얘기하겠습니다.

 

제 잘못된 선입견이지만 직장에서 정치적 발언을 많이 하거나 잡학이 뛰어나신 분들 중 역량 좋은 분들을 못 봤습니다. (반례 당연히 있을 겁니다) 사람 역량의 합이 애초에 다 고만고만합니다. 어떤 것에 투자하면 다른 것에서 손해봅니다. 자기에게 쓸모있는 정보만 받아들이기도 바쁠텐데, 자신이 바꿀 수도 없는 정치나 쓸모없는 잡학에 집중하면 그만큼 손해거든요. 정치가 삶과 연관 없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밀접하죠. 하지만 행동을 취할 수 있느냐는 다른 얘기입니다. 스케일만 다를 뿐이지, 방금 전의 지구 멸망 예시랑 같습니다. 

 

수집된 정보가 내게 어떻게 필요한지 빠르게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없다면 바로 버리고요. 필요없는 정보만 들어오는 소스라면 그 소스를 버리면 됩니다. 그렇기에 쓸데없는 커뮤니티나 SNS... 모두 지우는 겁니다. 공부도 내가 쓸 수 있는 것에 투자해야지, FOMO때문에 이것저것 파고 있으면 안 됩니다. 쓰일만한 정보 습득에 집중해야 합니다.

 

"나는 쓸모없는 정보 습득을 못 버리겠다. 너무 즐겁다." 하시면 그걸 쓸모있게 바꾸시면 됩니다. 직장에서 정치적 발언 하시는 분들은 당원 활동이라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정치에 대한 생각이 뚜렷하고 관심도 높다면 당연히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을 해치우는 관점에서는 '행동' 기준의 정리가 중요하다

 

일을 해치우는 건 실행을 한다는 건데요. 실행을 위해서는 정보, 자료, 일감이 행동을 기준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GTD와 PARA는 유용한 도구이고 서로 궁합이 잘 맞습니다. GTD에서 중요하게 가르치는 마인드가 "다음 행동이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고, PARA에서는 행동 기준으로 정보를 분류합니다. GTD와 PARA는 "일감"과 "정보"를 행동 기준으로 분류하는 쓸만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아마 가장 정신없을 모빌리티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개발자로 근무하는데요. 최근에 팀이 합쳐져서 너무 바쁩니다. 사용하는 언어도 몇 가지 되고 프론트, 백엔드, 인프라 모두 다 봐야합니다. 신경 써야 할 서비스도 많고 상황 변화도 빈번합니다. 거기에 책 집필, 메일레터, 강연까지 겹치니 돌겠습니다. 최근엔 다녀야 할 병원도 많았습니다. (이래서 요즘 유튜브에 영상 못 올립니다)

 

이렇게 다양한 일과 정보가 미친듯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건 '주어진 일과 정보가 나에게 어떻게 필요'하냐는 겁니다. 무언가 수집되는 즉시 이게 프로젝트랑 연관되어 있는지 (Project), 책임지고 있는 서비스 관련인지 (Area), 염두해야 할 정보인지(Resource), 일감이라면 어떻게 쪼갤 것이며 다음 행동은 무엇일지 판단하는게 곧바로 튀어나와야 합니다. 진정한 생산성 방법론은 극한으로 바쁠 때 빛을 발합니다. 제가 책임없이 빈 말로 GTD와 PARA를 강조하는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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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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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eGunH

    1
    2 months 전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시안 님의 영상에서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저만의 시스템을 구체화하고 있고 할 수 있었습니다. 매번 댓글을 달진 않지만 저처럼 조용히 꾸준히 시안 님의 영상과 글을 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항상 감사해하며 시안님에게 조금씩 배워가겠습니다.

    ㄴ 답글 (1)
  • 자문평

    0
    about 2 month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2)
  • 세나군

    1
    about 2 months 전

    좋은 인사이트 항상 감사합니다. GTD와 PARA를 가장 업무에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정리의 중용성은 세컨드 브레인을 사용하면 사용할 수록, 대량의 정보가 끊임없이 들어오면 올수록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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