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에서 기분은 중요합니다. 전투에서 사기를 관리하는 것처럼 말이죠. 딱딱하게 생산성이니 성과니 이런거 떠나서 삶의 질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감정과 기분 관리는 평생에 걸쳐 수행해야 하는 영역이라 봅니다.
오늘 말하고 싶은 감정은 통제감입니다. 생산성, 갓생, 성장 이런 키워드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통제감을 갖고 싶은 것이 본심이라 생각합니다. 스스로 그런 생각을 안 해봤더라도 말이죠. 내 삶을 내 뜻대로 굴릴 수 있다는 느낌을 가지려고 합니다.
인생에서 성과나 결과는 내 맘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압니다. 그렇기에 내 행동을 통제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꾸준히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겁니다. 매일 운동하기, 매일 글쓰기 등 말이죠. 이런 걸 하고나면 뿌듯하고 내 뜻대로 삶을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꾸준함 자체에 대해 경계하는 것은 예쩐에 한 번 말씀드렸습니다. (https://maily.so/sian.prof/posts/7f81c8aa) 꾸준함 자체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생각없는 꾸준함은 경계하자는 거죠. 이 매일 닦으셔도 이 닦기의 고수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여튼 통제감을 잃으면 삶이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내 뜻대로 삶이 굴러가지 않기에 전반적으로 사기가 떨어집니다. 통제감을 잡는 몇 가지 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대치 버리고 무리한 계획하지 않기
약속은 지켜야만 하는 것, 지킬 수 있는 것만 하는거지. 지킬 필요가 없거나 지킬 수 없는걸 하는게 아니다. 말은 쉽지만, 이것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저는 수험 생활 때 공부 시간 내러티브에 빠져서 잠 자는 시간 빼고 모두 공부를 채우려고 했습니다. (순공 시간이라던가 고승덕은 18시간 공부했다던가 이런 내러티브는 많이 접해보셨을 겁니다) 일반인도 어려울텐데, 기면증을 가졌던 저는 더욱 힘들었겠죠. 애초에 지키지 못 할 약속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약속이 깨지면 깨지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불쾌감이 들죠. 나 스스로에 대해 자괴감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자괴감은 전반적으로 학습 의욕 저하로 이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여튼 이런 레터를 읽고 계시다는 것은 뭔가 야망이나 불안이 있으신 분이라 생각합니다. 과도한 약속을 스스로에게 하시는 경향이 있을텐데요. 조금씩은 버리는 연습을 해야합니다.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면서 악순환이 아니라 선순환이 되는 구조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욕심을 의도적으로 버리는 마인드셋과 경험이 결합되어야만 가능합니다. 통제감 확보는 지킬 수 있는 약속과 계획을 세우는 것만 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정리되지 않은 상태 용납하기
이 부분은 강박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강박에 빠지면 무리하게 또는 쓸데없는 것들을 정리하려고 들고, 이는 통제감 확보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통 정리가 안 되면 통제감을 잃는 느낌이 들게됩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 '정리가 안 된 느낌'이란게 진짜 필요한 정리가 아니라 강박에 의해서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먼저 정리 강박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노트 앱을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많이 경험하시겠지만 뭔가 멋있고 복잡하게 정리를 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안 하면 찜찜하고 괜히 불안한거죠. 정리는 조회 관점에서의 의도가 담겨야 합니다. 그런데 강박에 의한 정리는 대부분 그냥 보기 좋게 비슷한 속성끼리 묶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속성의 물건, 노트가 생기면 정리가 어려워지죠. 통제감을 잃게 되는 겁니다.
상황이나 자료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도 용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일에 치여 바쁘면 당연히 방이나 책상이 어지러울 수 있고 크게 거슬리는 선이 아니면 용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간 계획도 마찬가지인데요. 계획이 안 된 시간을 맞이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합니다. 헤르미온느 시간표처럼 빈틈 없이 시간 계획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진짜 지킨다면 상관이 없는데, 아마 대부분은 계획한 시간대로 보내는 것에 실패할 겁니다. 사실 그건 시간 계획이 아니었죠. 내가 그 시간에 그것을 해줬으면 좋겠어라는 희망 사항이었을 뿐입니다.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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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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