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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물가상승이 가팔라지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도 빠르게 상승하면서 자산과 소득 가치가 변하고 있습니다. 물가 수준이 높으면 은퇴자의 정기적 소득은 실질가치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한데, 어떠한 원칙에 입각해서 투자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은퇴자들은 대개 투자에서 멀어졌습니다. 우선은 투자할만한 자금 여유가 있는 은퇴자가 많지 않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이 커서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컸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은퇴 전에 투자경험을 가진 은퇴자의 비율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은퇴 후에 갑자기 투자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여전히 부동산 위주의 자산을 갖고 있지만 연금을 수령하면서 기본적 생활비가 안정되기 시작했고, 금융자산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은퇴자의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1980년대 중반에 자본시장이 호황일 때 직장생활을 시작하거나 직장생활 초년을 보내면서 투자를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새로운 리스크를 야기했음에도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술주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투자정보의 유통이 개선되면서 많은 사람이 투자활동에 나섰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린이', '동학개미', '서학개미' 등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는데, 자금 여력이 있는 은퇴자들 중에도 적극 투자에 참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2020년 4월에서 2021년 8월(미국의 경우 11월)까지의 투자성과는 좋았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금리 인상이 추진되면서 2021년 8월(미국은 11월) 이후로는 주가가 크게 하락한 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은퇴자는 은퇴한 후에 생활비에 충당되어야 하는 수입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그에 해당하는 금액의 현금흐름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종신연금 등으로 구성하여 끊기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런 연후에 여유자금이 있을 경우 중장기의 자금 소요를 고려하여 자산을 관리해야 합니다. 은행의 적금은 안전성이 높지만 수익성이 낮으며, 특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실질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산관리의 한 방법으로 투자형 금융상품 및 실물자산에 투자하게 되지만 리스크가 수반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퇴자는 자신의 재무상황과 투자 대상의 리스크를 철저히 분석하여 원칙에 입각한 투자활동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투자원칙을 준수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은퇴자가 여유자금이 아닌 자금으로 투자에 나설 경우 투자에서 큰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와 여력이 주어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안전성에 유의해야 합니다. 모든 투자는 어떤 형태든 리스크를 내포하기 때문에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적절히 분산시켜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리스크와 수익은 비례하므로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지만 은퇴자는 지나친 투기적 모험을 배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투자대상이 유망하다고 하여 몰아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피해야 합니다. 즉,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아야 합니다. 따라서 투자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 투자기간의 장단기를 고려하면서 리스크의 크기를 적절히 혼합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경기 흐름에 맞추어 바꾸어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주변의 지인이 특정 주식으로 많은 수익을 올린다는 얘기를 듣고 무조건 그 주식을 매수하기보다는 충분한 조사 및 분석을 한 후에 자신의 자금 여건과 맞는 투자대상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수익성을 중시하되 과세조건을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물론 과세조건은 제도 변화 여부에 따라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고 공제한도나 적용되는 세율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변화들을 잘 알아야 하고, 투자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여야 합니다. 특히 향후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는 절세가 가능한 투자수단이 수익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셋째, 은퇴 전에 적립했던 자산을 은퇴 후에는 연금으로 유동화시키게 되는데, 종신연금이나 유기한 연금과 같은 방법 외에도 인컴형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는 특정 기간 동안 정기적(월 또는 년 단위)으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중리스크ㆍ중수익을 도모하는 투자방법의 하나입니다. 이 투자로부터 이자, 배당, 또는 임대료 등의 정기적 수익이 발생합니다. 이 투자방법 역시도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라 리스크가 변동될 수 있으므로 분산 투자를 하여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넷째, 유동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노후에 활용하는 자금을 위한 투자도 장기적 관점에서 행해지는 것이 바람직하나 단기적 또는 긴급한 목적의 자금을 고려하여 어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왜 입금 또는 출금을 필요로 하는지, 개인의 자본 중 어느 시기에 얼마나 원하는지, 한꺼번에 가진 돈의 모두를 인출하기를 원할 것 같은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 투자를 하면 더 많은 선택지가 있고 전통적 방법 외에도 새로운 방법도 많이 있음을 알면 좀더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투자 선택이 가능하며, 일부 투자에서는 현금을 즉각적으로 출금할 수 있도록 단기적 관점을 유지하고, 다른 투자에서는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방법도 필요할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투자수익의 일부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고, 다른 경우에는 투자기간이 종결되기 이전에는 제시된 수익률이나 목표수익률이 확보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금을 필요시에 인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은 단순히 비상시에 돈이 필요할 때 인출해야 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투자 여건이나 과세규칙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본래 최상의 투자라고 여겨졌던 것이 투자 환경이 달라지면서 매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모든 투자는 정기적으로 유동성의 관점에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째, 원금손실 없이 수익이 나더라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수익의 실질적 크기가 줄어들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통상의 경상수익률에서 물가상승률을 빼더라도 플러스가 되어야 실질소득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를 막으려고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자본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실질수익률을 플러스로 유지하기는 커녕 오히려 경상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투자를 그만두려 하지만 다른 대안이 거의 없습니다. 일단 과도한 리스크가 있는 투자를 삼가면서 향후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수단을 찾아 그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은퇴 후에 맞이할 물가상승과 장수에 따른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산을 현금 또는 금리가 낮은 적금에만 묶어 두어서는 한계가 있으므로 투자에 대해 잘 이해하고, 현명하게 투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본인이 직접 투자하는 것이 어렵거나 잘 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금융기관을 통해 금융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있습니다.
※ 이 글은 브런치 <실버레터>에 4월 16일에 게재한 "은퇴자의 5대 투자원칙"을 옮겨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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