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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을 받으면 어떻게 사용하시나요? 퇴직금은 이직 등을 할 때 목독을 쥘 수 있는 기회로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4월 14일부터는 퇴직금을 개인형 IRP 계좌에 의무적으로 이전해야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오는 4월 14일부터는 근로자가 퇴직하게 되면 퇴직금을 근로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이하 개인형 IRP)의 계정 등으로 이전하는 방법으로 지급하여야 합니다. 이는 작년 4월 13일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제9조제2항과 제3항이 신설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조치는 퇴직금을 노후소득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완만한 상승 추세(2015년 48.2%, 2016년 49.3%, 2017년 50.2%, 2018년 51.3%, 2019년 51.5%)를 보여왔는데, 2020년 현재는 퇴직연금 가입 대상 근로자 1,186만 5천 명 중 621만 9천 명이 가입하여 가입률이 52.4%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성별 가입률은 남성이 53.0%, 여성이 51.5%이고, 연령대별 가입률은 30대(60.1%), 40대(56.1%), 50대(51.3%)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별로 보면 금융보험업은 73.5%로 높은 수준이지만 숙박음식업은 23.5%에 머물 정도로 편차도 큰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 많은 근로자들은 퇴직금을 노후소득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은퇴 전에 소진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2014년에 고용노동부와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세 이상 직장인 남녀 2,9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60.1%(1,775명)가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퇴직금을 받은 이들 중 대부분인 91.4%(1,622명)는 퇴직금을 은퇴 전에 사용했으며 주로 가족 생계 등 생활비(47.1%)와 해외 여행 등 개인 여가활동(23.4%), 전세자금 마련 및 주택 구입(15.9%)의 용도로 퇴직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퇴직금을 사용한 사람들은 45.7%가 후회했는데, 그 이유로는 저축 기회 상실(55.4%)과 노후 준비를 위한 자금 소진(25.6%) 등이 꼽혔습니다.
이렇듯 나중에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고 퇴직금을 노후 준비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정부는 아예 퇴직금을 개인형 IRP로 의무적으로 이전하도록 한 것입니다. 퇴직금이 IRP로 이전되면 만 55세 이전에는 전부 해지는 가능하지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부만 인출할 수는 없습니다. 즉,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의료비 지출(연간 임금총액의 12.5% 초과), 개인회생·파산 선고, 천재지변 등의 사유가 있을 때만 인출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인출금에 대해서 ‘퇴직소득세의 70% 분리과세’라는 연금소득세가 적용됩니다. 다만 요양의료비는 "의료비 + 간병인비용 + (휴직월수×150만 원) + 200만 원"의 범위 내에서 연금소득세가 적용되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ㆍ전세보증금이나 사회적 재난(코로나19로 인한 15일 이상의 입원치료)의 경우에도 중도인출이 가능합니다. 이때는 앞의 경우와 달리 퇴직급여에 대해서는 전부해지 시와 마찬가지로 퇴직소득세가 그대로 부과됩니다.
이렇게 퇴직금의 개인형 IRP 이전이 의무화되더라도 근로자가 55세 이후에 퇴직하여 퇴직금을 받는 경우, 퇴직금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 등을 상환하기 위한 경우(이 경우 가입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 제도의 계정으로 이전하지 않을 수 있는 금액은 담보대출 채무상환 금액을 초과할 수 없음), 퇴직금이 3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퇴직금을 개인형 IRP로 이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로자가 자신의 퇴직금을 이용하는 것은 권리로서 인식되어 왔으나 이렇게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무엇보다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조치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자는 개인형 IRP 계좌의 적립금을 가급적 중도에 인출하지 말고 적절히 운용하여 수익률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브런치 <실버레터>에 3월 26일에 게재한 "퇴직금의 개인형 IRP로 이전이 의무화됩니다"를 옮겨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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