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 조율만 하는 PM의 자리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동안 PM의 중요한 역할은 조율이었습니다.
고객의 요구를 정리하고, 팀의 우선순위를 맞추고, 개발자와 디자이너 사이에서 일정과 범위를 조정하는 일. 문서를 만들고, 회의를 열고,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으는 일이 PM의 핵심 역량처럼 여겨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조율은 중요합니다.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 시대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Lenny’s Newsletter의 「How top PMs increase their leverage with AI」에서 Colin Matthews는 이 변화를 분명하게 짚습니다. 이제 최고의 PM들은 단순히 사람들을 맞추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실제 코드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고,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업무의 일부를 끝까지 수행하게 만듭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 도구를 많이 쓰는가”가 아닙니다.
AI를 업무의 어느 단계에 배치하고, 어디까지 맡기며, 어떤 결과는 사람이 다시 판단할지 정하는 능력입니다.
Colin Matthews는 이 변화를 세 가지 사다리로 설명합니다. 개인 레버리지 사다리, 제품 레버리지 사다리, 시스템 레버리지 사다리입니다.
처음에는 AI가 내 업무를 조금 도와줍니다.그다음에는 AI가 실제 산출물을 만들어줍니다.더 높은 단계에서는 AI가 여러 단계를 거치는 업무를 수행하고, 사람은 결과를 검토합니다.
이 관점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합니다.
AI를 잘 쓰는 사람은 더 많은 도구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이 어느 사다리의 어느 단계에 있는지 아는 사람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사다리: 내 업무를 빠르게 끝내는 개인 레버리지

가장 익숙한 AI 활용은 개인 업무를 돕는 방식입니다.
문서 작성, 리서치, 요약, 이메일 초안, 회의록 정리, 간단한 슬라이드 초안 만들기 같은 일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미 이 방식으로 AI를 쓰고 있습니다.
Colin Matthews는 이 개인 레버리지도 세 단계로 나눕니다.
첫 번째 단계는 AI에게 텍스트를 쓰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PRD, Jira 티켓, 이메일, 회의 요약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합니다. AI가 답을 만들면 우리는 그 내용을 복사해서 구글 문서나 워드에 붙여넣고, 다시 고칩니다.
대부분의 AI 사용은 아직 이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나쁜 단계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다만 이 단계에서는 AI가 “일을 끝낸다”기보다 “내가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다”에 가깝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AI가 실제 산출물을 만들게 하는 것입니다.
텍스트만 받는 것이 아니라, 슬라이드, 엑셀 모델, 간단한 프로토타입처럼 바로 검토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원문에서는 직접 구축했을 때와 관리형 서비스를 썼을 때의 비용을 비교하는 재무 모델을 AI로 생성한 예시가 나옵니다.
이 단계에서는 AI가 만든 결과물을 그대로 쓰기 어렵더라도,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빈 문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형태를 가진 산출물을 놓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AI에게 하나의 할 일 전체를 맡기는 것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단순 프롬프트보다 연결이 중요해집니다. LLM이 Google Drive, Notion, Canva, PostHog, Amplitude 같은 도구와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필요한 정보를 가져오고, 분석하고, 결과물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원문에서는 가상의 제품 Stride를 예로 듭니다. 사진을 함께 공유한 사용자와 그렇지 않은 사용자의 30일 리텐션을 비교하기 위해 Claude를 PostHog에 연결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 문서를 만들게 하는 식입니다.
예전 같으면 회의 사이에 끼워 넣어야 했던 업무입니다.이제는 AI에게 맡기고, 사람은 결과의 출처와 해석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여기서 중요한 팁은 하나입니다.
AI에게 일을 맡길수록 “출처를 남기라”는 요청이 중요해집니다. 그래야 사람이 결과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AI가 더 큰 일을 하게 만들수록, 검토 가능한 흔적도 함께 남겨야 합니다.
두 번째 사다리: 아이디어를 제품에 가깝게 만드는 제품 레버리지

두 번째는 제품 레버리지입니다.
이 사다리는 “내 업무를 빨리 끝내는 것”을 넘어, 만들고 싶은 것을 더 빠르게 검증하는 단계입니다.
PM은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일을 많이 합니다. 문서로 설명하고, 회의에서 말하고, 디자이너나 개발자에게 의도를 전달합니다. 하지만 말과 문서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만져볼 수 있는 화면이 있을 때 훨씬 빠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원문에서 제품 레버리지는 세 단계로 나뉩니다.
첫 번째 단계는 웹 기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입니다.
Lovable, Replit, Magic Patterns 같은 도구를 활용하면 빠르게 화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고객이나 이해관계자에게 “이런 방향이면 괜찮은가요?”라고 보여주기 좋습니다.
이 단계의 장점은 속도입니다.
문서로 길게 설명하는 대신, 바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더 많이 테스트할 수 있고, 고객 반응도 더 빨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이런 프로토타입은 실제 제품과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회사의 컴포넌트, 데이터 구조, 실제 페이지 흐름과 연결되어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검증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제 제품으로 옮기려면 다시 작업해야 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실제 코드베이스를 활용한 프로토타입입니다.
Claude Code나 Codex 같은 도구가 실제 코드베이스를 참고해 화면을 만들게 하는 방식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프로토타입이 더 현실에 가까워집니다. 실제 컴포넌트와 디자인 패턴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순한 예시 화면이 아니라 제품에 반영 가능한 형태에 가까워집니다.
물론 이 단계에는 약간의 기술적 준비가 필요합니다.
원문에서는 엔지니어와 함께 실제 백엔드 없이도 실행할 수 있는 UI 중심의 별도 코드베이스를 만들어두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전체 제품을 로컬에서 복잡하게 실행하지 않아도, PM이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PM이 엔지니어가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제품에 더 가까운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는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AI 에이전트가 실제 변경사항을 PR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AI가 단순히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을 넘어, 제품에 반영 가능한 코드 변경까지 제안합니다. 엔지니어는 그 PR을 검토하고 병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Colin Matthews가 강조하는 것은 기술적 판단입니다.
모든 PM이 개발자보다 못한 개발자가 되려고 시간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일은 문서로 설명하는 것이 맞고, 어떤 일은 프로토타입으로 검증하는 것이 맞고, 어떤 일은 실제 PR까지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좋은 PM은 이 차이를 압니다.
작은 문구 수정, 간단한 UI 변경, 기존 백엔드를 활용하는 화면 수정은 PR까지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프라 변경이나 복잡한 시스템 연동이 필요한 일은 엔지니어와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AI를 잘 활용한다는 것은 모든 일을 직접 해보는 것이 아닙니다.어떤 수준까지 직접 검증할지 아는 것입니다.
세 번째 사다리: 반복되는 일을 시스템으로 만드는 레버리지

세 번째는 시스템 레버리지입니다.
개인 레버리지가 내 업무를 빠르게 끝내는 것이라면, 시스템 레버리지는 반복되는 일을 AI가 일관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결과가 반복될 수 있도록 기준과 절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 문의를 읽고 출시 반응을 분석하는 일, 제품 분석 데이터를 확인해 기능 사용률을 파악하는 일, 고객 인터뷰 녹취를 요약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일, 로드맵 변경에 따라 다음 스프린트 계획을 업데이트하는 일은 한 번만 하는 일이 아닙니다.
팀 안에서 계속 반복되는 일입니다.
이런 업무를 매번 새 프롬프트로 처리하면 품질이 흔들립니다. 어떤 날은 괜찮은 결과가 나오고, 어떤 날은 맥락을 놓칩니다. 그래서 원문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AI와 반복해서 맞춰본 뒤, 그 흐름을 스킬로 고정하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은 SkillNau에도 직접 연결됩니다.
뉴스레터 초안 생성, 리서치 정리, PPT 구조화, 발표자료 검수도 모두 반복 업무입니다. 한 번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음에도 비슷한 기준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시스템 레버리지의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AI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AI가 같은 기준으로 다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AI 활용의 성숙도는 “프롬프트를 잘 쓰는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업무 흐름을 만들고, 기준을 남기고, 검수 항목을 정하고, 반복 가능한 구조로 바꾸는 단계까지 가야 합니다.
모든 업무가 꼭 가장 높은 단계로 올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이 글에서 가장 현실적인 부분은 “모든 일을 최고 단계까지 올릴 필요는 없다”는 관점입니다.
AI를 잘 쓴다고 해서 모든 업무를 자동화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일은 텍스트 초안만 받아도 충분합니다. 어떤 일은 산출물까지 만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일은 외부 도구와 연결해 실제 업무를 맡길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일은 아직 사람이 직접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하는 일에 맞는 단계를 고르는 것입니다.
간단한 이메일은 AI가 초안을 만들어주면 충분합니다. 고객 인터뷰 분석은 녹취와 노션, 스프레드시트가 연결되어야 더 큰 효과가 납니다. 제품 아이디어는 문서보다 프로토타입이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실제 제품 변경은 기술적 리스크를 보고 PR까지 갈지 판단해야 합니다.
AI 활용을 잘하는 사람은 무조건 높은 단계로 올라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업무마다 적절한 사다리를 고르는 사람입니다.
이 관점이 중요한 이유는 AI 활용을 과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AI가 모든 일을 대신해줄 것처럼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지금 업무에서 어디까지 맡기면 가장 효과적인지를 보게 합니다.
그게 레버리지입니다.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덜어내고, 내가 더 잘 판단해야 하는 일에 시간을 쓰는 것.
SkillNau 관점에서 읽으면
AI PPT 서비스가 단순한 초안 생성 도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PPT 초안을 빠르게 만드는 것은 개인 레버리지에 가깝습니다. 사업계획서를 읽고, 페이지 구성을 잡고, 문장과 도식의 방향을 제안하는 일은 AI가 충분히 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사업 발표자료나 IR 자료는 속도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공고문의 목적, 평가 기준, 투자자가 의심할 지점, 고객이 납득해야 할 근거까지 함께 반영되어야 합니다. 이 단계부터는 반복 가능한 기준과 검수 구조가 필요합니다.
즉 SkillNau가 가야 할 방향은 “AI가 PPT를 만들어준다”가 아니라, AI가 초안을 만들고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함께 남기는 시스템입니다.
다음 회의 전에 이렇게 확인해보세요
□ 우리 팀의 AI 활용은 어떤 레버리지 단계인가.
□ AI가 텍스트만 만드는가, 산출물까지 만드는가.
□ 반복 업무를 매번 새로 지시하고 있는가.
□ 결과물에 출처와 근거가 남아 있는가.
□ 업무별로 AI 활용 수준을 구분하고 있는가.
□ 결과물이 다음에도 쓸 수 있는 기준으로 남는가.
이번 주에는 새로운 AI 도구를 하나 더 찾기보다, 반복되는 업무 하나를 골라보세요.
그 일이 어떤 사다리에 있는지, AI에게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는지, 사람이 남겨야 할 기준은 무엇인지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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