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를 커리어가 아닌 육아로 먼저 쓸 줄은 몰랐습니다.
커리어로는 어느정도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을지언정,
제가 정작 가장 즐겁게, 일이 아닌, 기쁨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육아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해야 할 일에 용기를 갖기 위해, 좋아하는 일로 먼저 습득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해외 근무 중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 삼성을 퇴사했고,
지금은 세 아이(소망, 화평, 온유)의 아빠이자, 홈스쿨러입니다.
예상하시는 것처럼, 처음부터 지금의 삶을 계획했던 것은 아닙니다.
결혼 전 첫직장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지독한 워커홀릭이었습니다.
(직장 생활 7년간 같은팀 십수명의 선배 중 사업부장을 포함한 현직 임원이 3, 파트장, 주재원이 2명입니다. 대략 어떤 라인, 어떤 업무강도를 가졌을지 가늠해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후 첫째를 가졌을 때도 일주일에 아내와 밥을 먹는 것이 체 2번을 넘기기 어려웠고, 갓난아이는 토요일, 주일에만 본 아빠의 모습에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아이가 100일 때 해외 현장에서 1년을 근무하기도 하였습니다.
오죽하면 아이가 '아빠'라는 말을 21개월차에 하였을까요?
바나나, 맘마, 과자보다 먼저요.
8년의 시간이 지나, 지금은 남들 보기에, 제법 화목한 가정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배려에 대해,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웃음에 대해 묻는 어른들도 제법 생기었습니다.
프리랜서 8년차 헤드헌터로 이직에 대한 글을 쓰고, 강연도 하지만,
제가 프리랜서란 삶을 택한 것도,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버틴 것.
부유할 때 가장 먼저 동네 아이들과 독서모임을 했던 것.
우리 가족만의 여러 전통들을 만든 것 모두.
제가 생각하는 '아빠', '남편' 이라는 사명이
이전의 포기한 가치들보다 결코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쪄면 화목한 가정은 단단한 가정과 같은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나눌 글들은 지금의 삶을 선택한 이유와 우리 가족이 사는 법,
아빠로서의 고민과 공부 입니다.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놀고, 깔라만시와 딸기를 심고
주말 아침 설거지, 주말 오후 햇볕의 낮잠 소리가 들리는
일상에 감사하고 행복한 글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그래서 일상愛. 소망입니다.)
부모의 역할이 힘들지만 감사하고, 힘들지만 기꺼이 감당하는 것처럼요.
과거 '선데이파더스클럽', 'BOLD 저널', 'WE'와 같은 좋은 매체들이 있었지만,
제 관점으로 쓰다보면, 저에게 따뜻했던 '스미레'님이나, '비원후맘'과 같은,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의 가정, 가족은 소중하고도 특별나며 남다르게 느끼겠지만,
'윤미네 집'은 자랑할 아무것도 없는 내게는 언제나 큰 기쁨이었다.
-전몽각 교수, 사진집 윤미네 집 中-
내세울 것 없는 저에게도 자랑할 만한 게 있다면..
그것은 제 아들의 아버지라는 것입니다.
-빌 나이, 영화 어바웃 타임 中-
첫 번째 가족사진집을 내며, 담아두었던 글귀입니다.
시대와 지역은 다르지만,
딸을, 그리고 아들의 결혼을 지켜보는 아빠의 마음입니다.
하루만의 관계, 하루만의 이벤트 일 수 없습니다.
오늘이 힘들고, 일상은 지난하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이유입니다.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