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후기

2023.01.15 | 조회 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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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

진지하지 않은 이야기를 합니다.

  책을 반납할 때면 사서 선생님은 내게 물었다. 그 책은 어땠냐고. 그러면 나는 "재미 있었어요." 혹은 "재-미 있었어요." 혹은 "재미-있었어요." 정도의 답을 했다. 재미있어서 재미있다고 말했다. 다 똑같은 재미는 아니었지만 진짜로 재-미 있었다.

  내가 서평을 쓰겠다고 다짐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모든 책을 재미 있다고 말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이 재미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일주일 동안 나는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과 <언다잉>과 <카인>을 읽었다. 모두다 재미있었는데... 이 재미를 적확한 말로 설명하는 법은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짧은 후기를 남겨본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은 재미있다. 뉴서울파크라는 놀이공원에서 사람들이 순식간에 젤리로 변해버린다. 이건 재미 없을 수가 없는 이야기다. 뭐라고 더 설명해야 할까? 재미있는 소설이다. 조예은 작가의 소설이 모두 그렇듯이.

  <언다잉>도 재미있다. 유방암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인 앤 보이어는 유방암이 생기지만 죽지 않는다(언다잉). 이 책의 부제는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책을 읽고 나면 따로 떨어져 있는 11개의 단어가 연결된다. 비록 유방암이라는 주제는 다소 무겁고, 이 책의 은유적 표현은 단번에 이해하기 힘들지만, 이 이야기는 필요한 이야기라고 느껴진다.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이.

  <카인>도 재미있다. 아담과 하와의 둘째 아들 카인은 형을 죽이고 여호와에게 그 책임을 묻는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이건 주제 사라마구가 쓴 소설이다. 주제 사라마구는 따옴표 없이 말하는 사람이다. 문단 구분도 드물다. 그러니 쉼표와 마침표를 잘 구분하며 읽어야 한다. 그렇게 집중해서 읽다보면 시간이 훅 지나가 버린다. 주제 사라마구의 다른 소설이 그렇듯이.

 

덧. 다음 주에는 진짜로 서평을 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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