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덜 먹게 되는 음식이 있다. 녹차와 치즈 케이크가 그렇다. 한 집에 사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건 별로."라는 말을 들으면 그런가 싶어서 나 또한 찾아 먹지는 않았다.
며칠 전 찬장에서 녹차 티백을 찾았다. 다들 녹차를 싫어하지만... 그래도, 차를 마시고 싶었다. 물을 끓이고 녹차를 우렸다.
아...
그날 마신 녹차는 씁쓸하기는 커녕 향긋했다. 따뜻한 게 몸 속으로 들어가니 기분이 좋아졌다. "맛있다." 내가 녹차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그 이후론 종종 티백을 꺼내어 녹차를 우린다. 우리집에서 나만 좋아하는 음식이다.
치즈 케이크도 비슷하다. 가족들이 느끼하다며 싫어하는 음식. 구태여 찾아 먹지는 않았는데, 빵집에서 작은 치즈 케이크가 눈에 띄어 먹어봤다.
느끼해서 싫다니... 오히려 좋았다. 달달하고 사르르 녹는 치즈 케이크는 싫어할 수가 없었다. 게 눈 감추듯 치즈 케이크를 순식간에 먹었다. 이 또한 맛있었다.
오늘 아침, 녹차를 우리며 생각했다. 가족들이 싫어하는 음식이라고 내가 피해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토록 맛있는 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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