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를 향해

2023.02.12 | 조회 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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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

진지하지 않은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처음 접한 것은 기사였다.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비난하던 기사. 지금이라면 그 기사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았을테지만 중학생이던 나는 책이 이상한 줄로만 알았다. 그렇게 한참동안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바라만 봤다.

 

그 책을 읽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다. 책을 한 권 읽고 글을 쓰는 문학 수행평가가 있었는데, 수행평가 지정도서 목록에서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발견해서다. 국어 선생님이 선정한 책이니까 괜찮은 책일거야,라고 되뇌며 그 책을 읽었다.

놀라웠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아니었고, 잔인한 이야기도 아니었고, 마법 따위가 등장하지도 않았다. 그저 평범해 보이는 경력단절여성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고통스러웠다. 평범한 이야기라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일이라서. 그리고 두려웠다. 김지영의 세계는 현실과 아주 가까워서. 교과서 속에서 보던 "유리천장"이라는 용어가 교과서 밖으로 튀어나왔다. 이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우리가 마주하게 될 현실이었다.

그렇게 나는 페미니즘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였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2020-2030>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여성의 고학력화는 경력단절 효과를 완화하고 노동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경제활동참가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하나 기혼 여성의 생애 사건에 따른 경력단절 영향 요인들과 노동시장 여건 등이 여전히 지속되어 M자형 곡선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 문장이 말해주듯 여성의 경력단절은 사회적 문제다. 내가 체감할 수 없었던 문제이기도 하다.

 

 

나는 결국 그 책으로 수행평가를 하지 못했다. 다른 소설을 읽었고, 전혀 다른 글을 썼지만 <82년생 김지영>은 나의 세계를 확장시켰고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이제서야 82년생 김지영이 확장시킨 세계에 대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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