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가 다시 불붙인 야구 열기, KBO 리그의 미래
중계권 유료화 전후 직관 방문객 수 변화 커, 광고 시장 변화 예고
티빙, 일일 활성 사용자 증가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은 많아2024.06.14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의 부상으로 스포츠 중계 방식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티빙(Tving)이 야구 중계권을 확보하며 중계 서비스 유료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티빙의 일일 활성 사용자(DAU)는 야구 정규 시즌 시작과 함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으며, 올해 1분기 기준 직전 분기 대비 신규 유료 가입자 수가 50% 증가했다.
1월부터 5월까지 티빙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전적으로 프로야구 중계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티빙의 적극적인 투자와 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티빙의 유료화 정책과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이용자 증가에 기여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통신·포털 연합이 유무선 중계권을 보유했을 때 프로야구 시청자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경기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프로야구 유료 중계가 현실이 됐다.
이러한 변화는 팬들의 시청 습관과 야구 경기 직관 방문객 수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젊은 팬 유입으로 KBO 300만 관중 돌파…역대 최다 관중 기록 눈앞
2024 KBO는 10개 구단 체제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3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프로야구 역대 최다 관중은 2017년 기록한 840만 688명이며, 사상 최초의 900만 관중 돌파도 바라보고 있다.
예전에는 프로야구가 주로 중년 남성들이 많이 보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 젊은 연령의 여성 팬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30대 여성들이 야구장을 찾고, 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응원하는 모습이 흔해졌다. 이는 구단들이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이벤트를 통해 여성 팬층을 겨냥한 결과로 보인다. 또한, 소셜 미디어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야구 관련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젊은 여성 팬들이 야구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
최근 Z세대 사이에서 야구가 인기 스포츠로 거듭나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분석해 본 결과, 지난해 대비 올해 10~20대의 ‘야구’, ‘프로야구’, ‘KBO’ 키워드 검색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10~20대가 직접 미디어를 생산하는 데 익숙한 만큼, 티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짧은 영상 콘텐츠의 활용을 가능하게 했다. 팬들은 이제 경기 하이라이트나 주요 장면을 쉽게 공유하고, 자신만의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더욱 적극적으로 야구 문화를 즐기고 있다.
야구 전문가들은 "프로야구가 다시금 젊은 세대의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10~20대 팬들의 유입은 향후 KBO 리그의 지속 가능성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의 KBO 역대 관중 현황 그래프를 살펴보면,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한동안 침체되었던 관중 수가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5년에서 2019년까지 KBO 리그는 꾸준히 높은 관중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갔지만, 2020년 팬데믹의 여파로 관중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해, 2023년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에 가까운 관중 수를 기록하며 야구 팬들의 관심을 다시금 되찾았다.
롯데 자이언츠, 입장수입 112% 증가…프로야구 유료화의 긍정적 영향
기자가 유료 중계권 유료화와 직관 방문객 수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결과 한국야구위원회(KBO) 소관으로 판단되어 해당 기관으로 이송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 측에서는 청구한 내용 중 구장별 직관 방문객 수와 입장수입에 대한 자료를 제공해주었다.
2024년 4월 14일 기준으로 각 구장별 입장수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두산(잠실)’ 구장이 2024년 누적 입장수입에서 32억 원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방에 위치한 구장 중에서는 ‘롯데(사직)’ 구장이 누적 입장수입 26억 원 이상을 기록해 뒤를 따랐다.
전체적으로 각 구장의 입장수입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대비 직관 방문객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의 입장수입이 2023년 동기간 대비 112%로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구장 내외 매체 광고비 변동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고자 10개 구장이 위치한 지역의 지자체에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이는 중계권 유료화가 야구 소비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증가하는 야구장 방문객 수에 따라 광고 시장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 분석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지자체는 해당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지자체 측은 “해당 기관에서 보유·관리하지 아니하는 정보임에 따라 정보공개법 제11조 제5항 제1호에 따라 정보부존재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광고비와 관련해서는 “각 지자체 소관이 아니며 정보소유자 측에서 영업 상 비밀 유지 의무 사유로 외부 공개가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반면, 서울에 위치한 구장의 방문객 수에 대한 정보는 제공받을 수 있었다. ‘잠실야구장’과 ‘고척스카이돔’의 방문객 수 변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프로야구 유료화 시행 이후 방문객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야구장의 경우 LG는 2022년 107,362명에서 2024년 304,165명으로, 두산은 같은 기간 동안 116,299명에서 277,261명으로 증가했다. 고척스카이돔 역시 지난해 대비 방문객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프로야구 유료화가 야구장 방문객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며, 이를 바탕으로 야구장 내외에서의 광고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계 퀄리티 문제 제기, 티빙 이용자 이탈 우려
프로야구 중계의 유료화에 반감을 가진 일부 팬들이 불법적인 경로로 경기를 시청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는 티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강화시키며,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월 이후 OTT별 감성 분석 결과, 티빙의 부정 키워드 비율이 31.0%로 다른 OTT보다 높게 나타났다.
티빙은 꾸준히 제기되는 '중계 퀄리티'에 대한 지적을 고려하여 이용자 이탈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야구팬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프로야구에 대한 인기가 상승하면서 중계권 유료화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비록 티빙 서비스에 대한 비판이 증가했지만, 티빙의 가치는 두 배로 상승했다. 이러한 변화가 야구 경기의 직접 관람, 즉 직관 방문객 수에 미칠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중계권 유료화가 야구 팬들의 시청 습관에 변화를 일으킬 것은 명백하다.
더불어,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등 세계 무대에 진출하며 프로야구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어, 티빙의 온라인 중계권 독점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면서 야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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