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우와 우와 2024년이라니. 박수 한번 치고 시작할까요.
한 해를 무사히 넘기고, 새로운 시작을 맞은 우리를 위해! 🙂
아마도 이 편지를 정시에 읽으실 것 같지는 않지만,
구독자님이 새해에 가장 먼저 받는 편지라면 좋겠어요.
저에게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저는 지금 도쿄에 있어요(아마 그럴 거예요…-인천공항행 버스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는 나-)!
별일이 없다면 아마 저는지금 추운 바깥에서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새해를 맞이하고 있겠죠.
몇 시간 전에는 손에 꼽으며 기다린 최애 아티스트 존메이어의 공연을 봤을 거고요!
12월 31일은 아마 제 인생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될 거예요.
도쿄에서 가장 멋진 소규모 공연장에서, 10년 동안 좋아한 가수의 음성을 바로 눈앞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니.
과연 오늘의 저는 어떤 기분 어떤 마음일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궁금해지네요.
예상하기로는, 엄청난 기쁨과 행복 감동 그리고 한 구석에서는 허탈함이 공존하지 않을까 해요.
구독자님은 지난 1년이 어떻게 기억될 것 같나요?
오늘은 간단하게 지년 1년 동안의 연말결산을 해보려고 해요.
천천히 읽으시면서, 구독자님의 1년도 돌아보실 수 있길 바라며!
2023년의 음악
올해는 이렇다할 최애 곡은 없었지만... 굳이 꼽자면 이 곡이에요.
Barry Manilow의 Mandy 라이브 버전
https://youtu.be/4oh5fEIpx-E?si=mo-8uDhKRWWp64fy
옛날 감성이 묻어나는 영상도 좋고 목소리도, 마무리 멘트까지 최고!
올해는...
지난해에 자주 들었던 닉조나스 spaceman 앨범도 자주 들었고,
존메이어의 모든 노래는 물론이고!
Wave to earth의 peach eyes도 좋아했어요.
2023년의 여행
1월엔 튀르키예, 여름엔 코타키나발루와 도쿄를 다녀왔어요.
도쿄 여행은 혼자였는데 음악을 들으면서 여유롭게 산책했던 순간이 기억나네요.
그리고 어쩌다보니 2023년의 마무리도 도쿄에서 하게 됐어요.
(이렇게 써놓고 보니 세계를 누비는 홍길동같네요...)
그중 꼽자면, 혼자 다녀온 도쿄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좋아하는 노래도 맘껏 듣고, 궁금했던 곳들도 전부 가봤거든요.
한 군데 꼽자면 네즈미술관! 건축과 조경의 아름다움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곳입니다.
세상은 넓고 세계 곳곳에 저만의 추억을 남기는 일은 즐거워요. 어렸을 때 했던 학교 구석에 타임머신 묻기 같은 신나고비밀스러운 느낌이 드는 일!
2023년에 처음 겪은 일
넓고 얕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전 뭐든 스트레스를 일상에 지장이 갈 정도로 받는 편은 아닌데요. 올해 어쩌다보니 얕고 넓은 관계가 어느 정도 생기면서, 그로부터 오는 필연적인 스트레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좁고 깊은 인간관계를 유지해왔던 사람이었던 탓인지,
잔잔하게 신경이 쓰이는 그저 그런 스트레스가 저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더라구요.
아 그래서 큐앤에이 질문 받을 때 댕독자들이 인간관계 질문을 그렇게 많이 했던 거구나 하고 그제서야... 느꼈던 저입니다.
졸업 후에는 사회생활을 하게 될텐데 그럴 때 다시 찾아올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까요.
흠... 사실 이건 지금 중요한 문제는 아니니 미래의 저에게 토스해봅니다.
2023년의 성과
하나만 꼽자면, 유튜브 실버버튼!
구독자의 숫자가 성장의 지표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그래도 10만은 상징적인 숫자잖아요.
유튜브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전 구독자가 천 명이 넘을 줄도 몰랐어요.
무럭무럭 자라나는 나의 채널! 앞으로도 성실하게 자라주길 바라며.
저의 100%를 보여드리는 건 아니지만, 일부를 보시고도 저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생겨서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2023년에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낸 일
메일리 / 플리마켓 / 책 이벤트!
메일리
메일리는 올해 처음으로 시작했던 프로젝트인데요. 구독자님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매달 1일에 제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보내드리는 일이에요. 멤버십을 구독해주신 분들께는 한 달에 한 번씩 편지를 한 번 더 보내드리고요.
영상이 아닌 글을 통해 구독자님에게 닿는 건 사실 오랜 저의 소원 중 하나였답니다. 알고 계셨나요. 구독자님은제 꿈 중 하나를 이뤄주신 거예요. 특히나 멤버십을 구독하셨다면 더더욱요.
왜냐하면...
저는 국문과를 나왔는데, 그때 가졌던 꿈 중에 하나가 ‘내가 쓴 글로 돈 벌어보기’였거든요.
국문과에 입학한 후에 세상에글을 잘 쓰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어요.
난 글을 좋아하지만 쓰는 사람은 못 될 수도 있겠다. 도대체 저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글을 통해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된 걸까. 하고 막연하게나마 동경과 아쉬움을 품었던 때가 있었어요.
메일리를 통해서 그 꿈을 이룰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큰 돈까진 아니지만요.
누군가 저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고시간과 금전을 기꺼이 내준다니. 그렇게 감사한 일이 없었어요. 손에 잡히는 게 아닌 무형의 무언가에게 돈을 쓰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거든요.
플리마켓
나에게 쓰임을 다한 옷과 책들을 구독자분들에게 선물해드리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열었던 플리마켓.
1분도 안 되어 모든품목이 마감되어서 정말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선물해드리는 일인 만큼 작은 편지도 넣고, 포장에도 신경을 꽤 썼어요. 산타가 되는 기분은이런 걸까...
더불어
상품 사진을 촬영하는 일부터 택배를 부치는 일까지 일련의 과정을 마치고 나니,
마켓과 의류 관련 일을 하시는분들을 모두 존경하게 되었...
책 이벤트
이렇게나 뜨거울 줄 몰랐던 플리마켓을 뒤로하고,
아무래도 플리마켓은 한정된 수량으로 진행되다보니 더 많은 분들께 닿지 못해 아쉬웠어요.
그래서 플리마켓 수익을 여러분께 선물처럼 돌려드리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합정에 있는 오키로북스에서 이벤트를 하기로!
플리마켓 수익 100만원을 선결제해두었고 오시는 구독자분들이 책 한 권씩을 골라 가실 수 있도록 했어요.
이벤트가 3일 정도는 진행될 줄 알았는데, 시작 1시간 반만에 이것도 마감...
사실 처음엔 기부를 할까 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카페 이벤트가 머리를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특정 가게에 미리 결제를 해 두면 가게에 온 구독자분들이 커피 한 잔씩을 무료로 마실 수 있는 그런 이벤트 있잖아요.
그런데 커피는 마시면 사라지는 게 (...) 아쉬워서... 고민 끝에 책으로 정했던 거랍니다.
책 선물을 받는 건 의미있기도 하고, 원하는 책을 직접 고를 수 있게 하면 더 좋으니까요.
속속들이 도착하는 댕독자들의 dm을 보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100만원에 비할 수 없는 따뜻한 온기를 가득 얻었어요.
2023년의 음식
검정치마 콘서트에서 정신 못차리고 뛰어논 다음 들렀던 이태원 [서울집시]에서의 저녁.
자리가 많진 않지만 타이밍을 잘 잡으면 웨이팅하지 않을 수 있어요. 다양한 종류의 생맥주가 있고요 (직접 양조장을 운영하는 곳) 메뉴는 그렇게 다양하지는 않지만, 전!부! 천국입니다...
‘저희가 방금 콘서트를 다녀왔는데요. 시원한 맥주가 너무너무 마시고 싶은데 혹시 맥주들 중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하고 추천받은 맥주를 한 모금 마셨을 때의 그 짜릿함....
메뉴가 나온 다음 한입 먹었을 때의 감동....
충격적이었습니다...
음식으로 놀란 건 아마 올해 중 유일한 순간이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저와 비슷한 감흥을 느끼고 싶다면 러닝머신 30분뛰고 가시는 걸 조심스레 추천 (😉)
2023년의 넷플릭스 : 길모어걸스
사실 저는 다른 ott들을 더 좋아하지만요. 올해는 특별히 마음에 꽂혔던 콘텐츠는 없었어요.
그래서 올해는 넷플릭스에 있는 길모어걸스를 꼽을래요 🙂 올해 저의 점심 혼밥을 책임져준 밥친구입니다!
되게 오래된 미국 드라마인데, 처음 봤을 땐 옛날을 배경으로 한 세트장에서 촬영한 최신작인 줄 알았어요!
그만큼 색감도 예쁘고, 주인공들의 이야기도 소소하게 재밌어요. 저와 취향이 겹친다면 분명 구독자님도 좋아하실 걸요.
그리고 웃음코드도 저와 잘 맞아요. 미국 콘텐츠들 중에 웃음코드 맞는 것 찾기 힘들었는데...!!
2023년의 유튜브
피식대학 🙂
피식쇼를 너무 좋아해요. 특히 르세라핌 허윤진 사쿠라가 나오는 편... 어떻게 그렇게 웃기지.
혹시 안 봤다면 이것 한 번만 봐줘요...
제목 ‘오늘 얘보다 열심히 산 사람?’인 것도 웃겨...
경상도호소인도
본투비 대구사람으로서 그냥 너무너무 웃겨요.
저희 동네인 수성못도 나와서 더 친근..
2023년 댕은 채널 최애 영상
https://youtu.be/nnxegBvHeSg?si=OouZFV9Se-6aIVSB
중간고사 시험기간 브이로그!
이때 특유의 날씨와 저의 기분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좋아해요. 그치만 돌아가고 싶진 않아~ (로스쿨 생활은 단 1초도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 마음... 크크)
2023년 최애 유튜버
걍밍경
어떻게 그렇게 여러개의 본업을 멋지게 해내면서, 보는 사람들에게 원동력까지 될 수 있는지!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을 땐그냥 민경언니 브이로그를 켜 두곤 했어요.
보고 있으면 막 나도 운동하고 싶고 일어나서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싶고 그래...
2024년에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왜겠어요! 로스쿨 마지막 학년인 만큼, 변호사시험에 총력을 다하는 게 저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겠지요.
수험생활이 두렵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에요. 사실 완전 무서워. 그치만 여기서 외칠게요. 내인생에 재시는 없다... 변호사시험 넉넉한 점수로 초시합한다!
저는 저를 믿습니다 🙂
한정된 에너지를 중요한 요소들에 현명하게 쓰고
좋아했던 것들에 여전히 애정을 쏟을 줄 아는
그래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한 해를 만들어보려구요.
아무래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업로드는 갈수록 뜸해질 거지만, 제가 공부에 시간을 쏟고 있는 것일테니 응원해주시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연말결산 재밌게 읽으셨나요? 저와 비슷한 점 그리고 다른 점은 어떤 것들이 있으셨는지 궁금하네요.
구독자님의 새해가 편지로 1% 정도는 더 따뜻하게 데워졌길 바라면서...
메일링도 이제 끝이네요. 아쉬워요! 언젠간 꼭 돌아올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