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서울에서 보는 앞으로의 B2B SaaS 전망

To myself & my fellow SaaS founders

2024.01.29 | 조회 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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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그거 어떻게 하는건데

회사도 안 다녀보고 B2B 마케팅/세일즈 하게 된 파운더. 남의 고군분투기 읽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 추천합니다.

첫 번째 뉴스레터 발행하고 너무 시간이 오래 지났네요. 

"B2B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글은 아니지만,

구독자 명단을 보니 SaaS 업계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B2B SaaS에 대해 2023년 한 해 느끼고 배웠던 것들을 정리했던 글 공유드리러 왔습니다. 

원문은 브런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umbrella/93

 

너무 늦었지만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24년 서울’에서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2022-23년 거치며 (나를 포함한) b2b saas scene player들의 마음가짐이나 전략이 많이 달라졌다고 보았기 때문에 2024년의 시작에서 한 번 정리해보고 싶었고,

또한 b2b saas market에서 아직 ‘중심’이라고는 볼 수 없는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한국인의 시점에서 정리해보고 싶다.

 

SaaS의 발전 단계

90년대에 Salesforce 최초 등장. (구독형 소프트웨어라는 개념의 발명)

00년대에 가장 ‘기본적인’ SaaS들의 등장과 성장.   

CRM, PM툴 등. (Atlassian, 2002) HR software (workday, 2005)

UX UI 에 대한 고려보다는 누가 해당 분야에 먼저 깃발 꼽냐의 싸움. 기존 설치형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SaaS로 탈바꿈시킬 것인가?

10년대에 iPhone 등장, 각종 utility app & productivity app 생겨남 (B2C) + UX에 대한 주목도 상승

20년대에 No Code Boom, Covid-19로 인한 Zoom 등 remote work 를 지원하는 software 의 부상

2023년: Gen AI 원년, 각종 LLM 모델부터 LLM을 활용한 어플리케이션 다수 등장

2024-: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해본다면, "All-in-one, Bootstrap, Aim global as you start"

 

2024년, B2B SaaS Startup Scene에 생긴 변화들

1.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비용이 급격히 감소하며 경쟁 심화

다양한 dev tool, nocode tool의 등장으로 IT 서비스를 런칭하는 데에 더 이상 비싼 개발자 고용할 필요가 없어짐. 주니어 개발자도 (심지어 어떤 경우 개발자 없이도) 열심히 하면 혼자서 서비스 낼 수 있음

개발자 채용하는 비용은 여전히 비싸지만, 가장 피크 때 만큼은 아니고, 부트캠프 호황 등으로 공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누구나 시작할 수 있게 되었음

즉, 누구나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시작할 수 있는 생태계 마련됨 → 경쟁 심화

한 카테고리 안에 몇 백개, 몇 천개의 소프트웨어가 존재 (CRM, project management tool, web development tool, etc)

Product hunt를 보면 매일매일 비슷한 카테고리의 제품들이 차별화 지점을 조금씩 다르게 해서 출시된다.

 

2. Venture Backed → Bootstrap 이 대세가 됨

최근 링크드인 피드에서 발견하고 놀랐던 뉴스: 백만 개 넘는 팀이 사용하고 있고, 2021년 **$85M Series B (At 600M valuation) /도합 137 million dollar funding 받은 pitch.com 이 growth focus → profit focus company 로의 전환을 밝힘

 

 

…the expectations set when we raised venture funding were simply too high. We realized it would serve Pitch and our customers better to take a different path and focus on becoming a profitable company and growing organically from here. We have built a widely admired and much-imitated product, known for beautiful quality and design, and we believe strongly in our product and mission. To continue supporting the millions of teams who rely on Pitch for business success, we now need to focus on pushing for profitability and building a sustainable business in the long term…(후략)

 

공시 대상 기업이 아니라 정확한 매출은 알 수 없지만 2023년 기준 대략 ARR 7-10M 정도로 예상됨 (투자 유치했던 2021년에서 2년이 지난 2023년 매출 기준으로 봐도, Mutliple을 60배 받은 것)

백만개가 넘는 팀이 도입한 소프트웨어이지만 2021년 당시 valuation이 가능하게 했던 예상치에 도달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던 것.

이런 방향 전환을 한 건 pitch.com 만 있는 게 아님.

새롭게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venture backed 보다 bootstrap을 훨씬 선호하고 있음. 여기에도 몇 가지 이유가 있음    

이미 나올게 거의 나온 b2b SaaS scene에서, TAM이 충분히 큰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어려움. 하지만 Target market size를 타협하면 훨씬 다양한 아이디어로 창업할 수 있음.            

위에서 밝혔듯 어떤 서비스를 런칭하는 데에 더 이상 비싼 개발자 고용할 필요가 없어짐 (즉 투자금 받을 필요 없음)

투자 받은 이후 주주들의 기대 수준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22-23년을 지나오며 모두가 지켜봄 

반면 Bootstrapped business는 맞춰야 할 기대 수준이 없고 그래서 소비자 친화적으로 운영 가능. 예를 들어, 가격 정책에서 오히려 벤처 투자 받은 곳들보다 훨씬 파괴적으로 접근할 수 있음. 달성해야 하는 공격적 매출 목표가 없으므로. → 유저들에게 더 사랑받고 시장에서 더 위치 공고해짐 

예시를 들어보자.

한국에서도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tally.so (form builder):

2명일 때 이미 MRR 50k 달성 (출처: https://blog.tally.so/bootstrapping-our-saas-to-60k-mrr-with-a-team-of-4/)

사실상 개발자는 1명. 혼자서 이 robust feature set을 다 개발한 것 ㄷㄷ

하지만, 훌륭한 개발 능력은 Tally가 거둔 성공의 필요조건이었지 충분조건이 아님. Tally의 진짜 경쟁력은 ‘가격 정책’에 있다. 

그리고 이 '가격 정책'은 Tally가 Bootstrap 했기 때문에 실행가능했다. 

Tally의 가격 정책은 파괴적이다. 29달러에 ‘모든 기능을’ 다 줆. 시트 당/ 사용량에 따른 추가 과금도 없음. 

Venture backed startup 이었다면 MRR/ARR 기대치 달성 위해 절대 29달러/월 가격을 유지할 수는 없었을 거라는 게 나의 생각. 만약 내가 Tally에 투자한 VC였다면 2-3배는 올리라고 했을 것 같다.

만약 내가 Fundraise 하려는 창업가인데 "나는 또 다른 폼 서비스를 낼 거고, 월 29달러만 받을 거고, 무료요금제에서도 대부분의 기능 다 줄 거에요." ← 공감해주는 하우스가 없지는 않겠지만 만나기 상당히 어려웠을 듯.

하지만 Tally는 survey monkey, typeform 같은 툴들이 필요 이상으로 비싸다는 것을 문제의식으로 삼고 출발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bootstrap 해야 했다. 그리고 그건 탁월한 선택으로 드러남. 

 

3. SaaS Business들의 margin 악화      

소프트웨어는 고정비 없고 만들어놓으면 그냥 팔리니까 마진 높은 거 아니냐고 (즉, 개꿀 아니냐고) 하는데 이건 너무 옛말임. 왜?

1. "기능 업데이트 경쟁" 너무 치열. 시장에서 계속 relevant 해야 하는데 정말 쉽지 않음. 

위에서 밝혔듯 누구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시작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기존에 나와있는 툴 복제해서 만드는 거 전혀 어려운 일 아님. 

더불어 소비자들도 10년 전과 비교할 때 훨씬 기민하게 움직임.SaaS 비즈니스 초기에 옵션이 별로 없을 때는 그냥 다들 쓰는 거 따라 썼지만 이제 쓰던 거 쓰는 게 아니라 G2, Product Hunt, Reddit, Linkedin, Medium, Twitter (X), Techcrunch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부터 Conference 등에서 새로운 SaaS에 대한 소식 끊임없이 접하고 새로 나온 것들이 더 좋으면 빠르게 갈아타는, well educated consumers 로 변모. (이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미디어들도 10년 전과 비교할 때 매우 많아짐) 

따라서 끊임없이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정의해내고 이걸 빠른 시간 내에, 남들보다 잘 구현해내지 않으면 업계 선두이더라도 곧 그 자리를 위협받게 됨. 

(예시) 제대로 투자 안 했다가 큰 코 다친 친구들: 왕좌 빼앗기고 있는 Zoominfo  (Apollo에 발리는 중) - Zoom info에서 제공하고 있는 contact information들이 너무 inaccurate 하고 Zoominfo 가 제공하는 솔루션이 비싼 값 대비 (연단위 계약만 가능, 최소 도입 금액이 천만원 상회) 그만한 가치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 많음. 반면 Apollo 쓰면 몇십만원에도 도입 가능 & Apollo가 2023년 굉장히 많은 프로덕트 업데이트를 해냈는데 이로 인해 Zoominfo가 더욱 irrelevant option이 되었다는 의견이 다수 

2. 마케팅 비용 증가: SaaS 직군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광고 비용 증가, 2월부터 메일 발송 규정도 까다로워짐. 그래서 SEO / Content에 대한 관심 더욱 부상했지만 인바운드 퍼널 구축 기술도 점점 정교해지며 이런 콘텐츠 마케팅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 연봉은 Engineer 저리가라 수준으로 비싸짐

 

4. Niche down → All-in-one tool   

매일 매일 조금씩 다른 SaaS 너무 많이 나왔고, 업무 대부분의 영역에 소프트웨어가 침투했다보니 이제 사람들이 SaaS에 너무 지침.

SaaS의 역설: 생산성 올리려고 SaaS쓰는 건데 오히려 SaaS가 많아서 생산성 저하됨. 지나치게 많은 SaaS 사용은 데이터 유실, 업무 Silo의 원인이 되기도 함.

관리비용도 증가함. SaaS 온보딩 및 전사 확산 시키기, SaaS 구독/해지 관리 등 소프트웨어 개수 많아지며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는 SaaS 사용 자체가 또 다른 일을 만들게 됨

 SaaS 소비자 입장에서 월마다 고정적으로 얼마를 지출해야 한다는 컨셉은 처음에는 한 번에 큰 돈을 지출하지 않아도 되고,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liberating idea 였지만 이제는 부담으로 느껴짐.

"특정 기능에 niche down 해서 빠르게 내보낸다" 가 성공 공식이었는데, 이제 사람들은 아무리 그 niche down 한 feature가 훌륭해도 그 툴 안 씀. 대부분의 기업은 각각에 대해서 성능이 조금 떨어져도 하나에서 모든 걸 다 하고 싶어하지 각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툴 5개를 이어붙여 쓰고 싶어하지 않음.

그리고 이건 소프트웨어 만드는 회사에게 별로 좋은 소식은 아님. 하나의 분야에 집중해서 vertical로 먹는 게 쉽지 모든 기능에서 평균 이상의 성능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기능들을 꾸준히 update 해줘야 하는 건 꽤나 어려운 일임. 필연적으로 소프트웨어도 무거워지고.

 

5. Localization 해서 해당 시장 먹겠다는 전략의 한계

미국에서 흥한 아이디어가 한국에서 5년 정도 뒤에 통한다 라는 주장이 있었음. 그래서 그 시간차를 이용해 특정 국가 타깃으로 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Korean version of OO) 해보겠다는 아이디어가 많았고 지금도 많음.

하지만 2024년에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사람을 기준으로, 이건 이제 더 이상 사실이 아님.

일본/한국 기업들도 외산 툴 많이 쓰고 있고, 인재를 전세계에서 채용하는 트렌드 확산되며 오히려 영어로 된 툴 선호하는 경우도 있음.

또한 파트너십 생태계도 발달하면서 한국에서 대신 GTM해줄 수 있는 파트너 끼고 진출 많이 함. 전통적으로 원래부터 해오던 클라우드 서비스들의 MSP 뿐 아니라 Pipedrive, hubspot도 이미 한국에서 이런 플레이 한 지 몇년이고 Zapier도 곧 들어올 듯

그래서 더 이상 미국에서 잘 된 아이디어 한국에 맞춰 로컬라이제이션한다? → 이것 자체로는 안되고, 명확한 경쟁력 있어야 가능

*단, 사무직보다는 영어를 업무에서 잘 사용할 일이 없는 현장직 타깃한 소프트웨어거나, 현지 법률에 따라 세심히 localize 해야 할 필요가 명확한 경우엔 여전히 기회가 있음.예 - 한국의 특수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도록 디자인된 맞춘 Flex, 시프티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SaaS Business 들   

논의들을 종합해보면, 2020년 이후는 venture backed startup 을 운영하고 성장시켜나가는 것의 어려움을 업계 모두가 목도한 시기였고 그래서인지 SaaS가 주요 매출원이던 비즈니스들이 그외의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실행해나가기 시작함. 

몇 가지 예시들을 살펴보자: 

1. Professional service

예) Hubspot: 여전히 소프트웨어 구독 매출이 대부분 (98%) 이지만 professional service에서 나오는 매출이 전년 동분기 대비 31% 증가했고 계속 키워갈 듯.

 

2. Marketplace로 확장            

SaaS 운영하며 확보하게 된 유저 풀과 그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Marketplace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많음. 하지만 실제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각종 Risk 존재      

예) Carta는 marketplace로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마음대로 Carta 사용 기업 투자자들에게 ‘너 주식 팔래?’ 메일 뿌리고 다님 (출처: 아래) -> Backlash 맞고 서비스 폐지함. 큰 일인 것이, 이들이 가장 최근 투자에서 인정 받은 7.4 billion dollar 라는 기업가치는 이 marketplace로의 확장을 전제하고 projection한 결과물이었기 때문

Carta shuts trading platform after data privacy breach allegations

The company’s backers had hoped that trading stakes in start-ups could provide a big windfall for the company, one factor in Carta achieving a $7.4bn valuation in a 2021 funding round.But three years on, Carta’s secondary trading business generates just $3mn in annual revenue, according to Ward. Carta had done “an abysmal job at the secondary business,” said Ward.“We were very excited on the new business but that wound up not working out,” said one employee at a different venture firm that has backed Carta.

 

 

그렇다면… 이제 B2B SaaS 엔 기회가 없는걸까?

그건 당연히 아님. 아래와 같은 방식들이 있을 듯.  

1. 기존 툴의 불편함 해소:

“Too big to fail” - 망하기엔 너무 커져버린, 업계 표준이 되어버린 툴들이 있음. 이런 툴을 쓰는 불편을 극복하게 해주면 됨. 유저 베이스 확보도 훨씬 쉽고 기능 개발도 명확한 방향성 갖고 할 수 있는데다 해당 툴로부터 인수합병을 노려보기 용이하다는 명확한 장점이 있음. 하지만  유효 시장 크기 한계가 명확하고 타사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단점 존재. (유니콘 비즈니스를 만들기엔 무리가 있음) 

(예시 1) Salesforce는 UI 너무 painful 하다는 사람이 많음 →  더 세련된 UI에서 세일즈포스 쓸 수 있게 도와주는 Scratchpad 라는 툴 등장 https://www.scratchpad.com/세일즈포스 쓰기 너무 불편하다는 건 모든 세일즈맨들이 매일매일 겪는, 너무너무 고통스러워하는 문제. 하지만 이미 몇십년 된 소프트웨어를 갈아 엎는다? 세일즈포스 같은 대기업에게도 불가능한 과제. 그렇기에 scratchpad 같은 툴에 기회가 있는 것. 

(예시 2) Every wordpress plugin falls into this category, too

(예시 3) Relume은 Webflow, Framer 로 웹페이지 만드는 사람들의 작업 시간을 기하급수적으로 줄여줌. Webflow와 Framer는 정말 좋은 툴이지만 자유도가 높아서 web design & development에 숙련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음. 이런 점을 파고든 Relume은 user base가 webflow & framer user로 한정되지만 그들에게 매우 사랑받는 툴임.(More about relume, read this article: https://techcrunch.com/2023/08/22/meet-relume-the-bootstrapped-ai-web-builder-that-wants-to-supercharge-figma-and-webflow/

2. 새롭게 생겨나는 기회를 잡기

흐름을 읽고 새롭게 생겨나는 기회들 포착하기 예: GPT Launch 이후 LLM 활용 application 다수 등장 → Prompt engineering 돕는 툴들 (promptperfect 등) - 즉 프롬프트의 성능을 비교해주고, 버전을 관리해주는 툴들의 등장

3.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적 혁신 하기하지만 근데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 전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은 10년 사이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졌지만 그래서 오히려 경쟁력있는 Saas Business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개발자의 수준은 옛날보다 더 올라갔다고 볼 수도 있음. 

B2B SaaS가 처리해줘야 하는 업무가 더 복잡해지기도 했거니와, 과거와 달리 AI/ML같은 기술 적용도 '필수적으로' 해야 하고, 옛날에는 개발을 ‘할 줄 아는 것’ 그 자체가 경쟁력일 수 있었는데 이젠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어졌기 때문. Ph.D 학위가 옛날엔 기술적 해자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면 이제는 필수가 되어버림. 

 

 

2024년, SaaS 비즈니스 시작 전 생각해볼 점들 

to myself & my fellow founders:

1. AI 쓸 거라면 스스로 자문해보기 - 내가 OpenAI라면 이 use case를 안 먹을까? / 누군가 내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베끼는 데 1개월도 채 안걸리는 건 아닐까?           

Open AI가 내가 집중하고 있는 버티컬까지 안 들어올까? (OpenAI가 들어오기에는 노력은 많이 해야하고 시장은 그렇게 크지 않은, 가성비 안 나오는 영역인가?)를 따져보자.OpenAI Demoday마다 수백개 스타트업 죽는다는 말 나옴. 그리고 이건 사실임.  예: PDF parser 를 차별점으로 가졌던 ChatPDF. PDF 파싱하는 게 노력을 그렇게 많이 해야 하는 부분도 아니고 시장이 작지도 않은, 가성비 잘 나오는 딱 OpenAI가 탐 날 만한 Use Case.       예: Jasper도 위기를 겪고 있음. 마케팅 콘텐츠 생산이야 당연히 엄청나게 탐나는 파이이고 chat gpt가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너무나 대체 가능한 기능이기 때문. chat gpt 출시 이전 Jasper는 다양한 마케팅 카피들을 서로 다른 용도로 작성할 수 있게 구조화해두고 더 '빠르게' 콘텐츠 생산하라는 걸 차별점으로 내세웠었는데 2024년 1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이미 chat gpt 4가 마케팅 카피 너무 잘 뽑아주고 (사견으로, Jasper가 뽑는 거보다 chat gpt 4가 뽑는 게 나음) 더 잘 쓰기 위한 prompt examples 엄청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 세상에서 이젠 별로 차별화 안 됨.

이런 위기 극복을 위해 Jasper는 마케터의 workflow를 더 본격적으로 커버하려는 것 같음. 예를 들어,  최근 chrome extension 개발 회사 인수함. Chat gpt든 Jasper든 계속 방문해야 하는 게 아니라 원래 업무하던 그곳에서 바로 콘텐츠 생산/검수를 할 수 있게 해줘서 마케터의 workflow end to end 를 책임지려는 시도로 보임 (아마도 chat gpt 가 그렇게까지 안할 거라고 믿는 듯

2. Co-founder 끼리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MVP를 만들 수 있는가?  

코딩할 수 있든가 코딩 잘 하는, 피드백 받아서 그걸 바로 고쳐놓을 수 있는 엔지니어와 함께 일하든가. 둘 중 하나가 아니라면 B2B SaaS 창업은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내가 아쉬움 남는 지점도 여기에 있음. 학생 창업가로서, non technical founder로서 내가 b2b SaaS 한 것 현명한 선택인가? NO

이젠 너무 많이 구르면서 배운 것도 많고 애정도 갖고 있는 분야라 최선을 다해 계속 해나가겠지만 여기까지 배우는 과정 너무 힘들었음. 아직도 답답한 게 많고. 다시 돌아가서 학생 때 창업 분야 고른다면 B2C 할 것임

내가 만약 언젠가 또 다른 B2B SaaS 회사 창업한다면 시니어 엔지니어 데려오거나 스스로 technical expertise 기르고 창업할 것임.) 

 

3. 내가 원하는 종착점이 어디인지 명확히 하기 (Exit plan): 

B2B SaaS 시장 너무 커지고 플레이어 많아지면서 breakthrough revolution 하는 거 솔직히 어려움.대신 좋은 점은 과거보다 인수가 활발해짐. 빠른 엑싯 원한다면 B2B SaaS 하는 건 괜찮은 선택지임.    

특히 투자자가 있다면 주주들에게 확보해줘야 하는 하방에 대해 생각하기 마련임. 이런 관점에서 m&a 용이하다는 건 좋은 점임. 단 어떤 형태로 m&a 되냐에 따라 mutliple은 달라지게 됨. 

팀원들과, 그리고 주주들과 내가 생각하고 있는 exit plan 에 대해 싱크를 맞추고 그것을 바탕으로 action plan을 세워보면 더욱 방향이 명확해질 것임. IPO면 bold move가 필요할 거고 Exit이라면 인수시점은 앞당기고 인수대금은 극대화할 수 있는 strategic move가 필요할 것임. 이게 팀에 데려와야 하는 사람들의 이상적 성향, 추구해야 할 프로덕트의 방향, 지금 당장 할 일 등등... 매우 많은 것을 결정하는 기준점이 됨. 

벌써 exit plan에 대해 생각하냐고 핀잔주는 사람도 있겠지만 exit plan은 빨리 털고 나가고 싶은 사람들이 짜는 게 아님. 믿음에 책임지고 싶은 사람들이 짜는 것임. '믿어준 직원과 주주에게 어떻게 보답할 것인가'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설렁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 내더라도 조금이라도 책임을 다할 수 있음. 

더불어 무엇보다 목표를 명확히 정하고 내외부 관계자와 투명하게 소통하는 게 대표자 정신건강에 이로움. 

(나는?: 이번 스타트업에 대해 나와 코파운더가 갖고 있는 목표는 IPO가 아님. 20대 초반에 아무것도 없던 팀을 믿어주신 주주와 직원에게 가능한 많은 몫을 적절한 시점 내에 돌려줄 수 있는 방향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임.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너무 좋겠고, 아니라면 내가 차후 어떻게 다른 방법으로라도 내가 받은 믿음과 지지를 환원할 수 있을지 열심히 고민해봐야 할 것임. 어쨌거나 동기가 명확한 상태에서 일하는 게 모두에게 좋음. 그리고 이걸 나중에 뒤통수 치듯이 말하지 말고 미리미리 관계자들에게 공유할 것.) 

~B2B SaaS Business의 Exit scenario~ <- 사실 Exit 한 거 자체가 이미 너무 대단한 거지만 그 안에서도 나눠보자면..

하방: Talent acquisition (프로덕트의 edge 보다는 팀 먹으려는 인수합병)

하방~중박 어딘가: PE가 인수

중박: Securing #2~5 position in global market, gaining the competitive edge through distinctive features and a growing user base (프로덕트가 갖고 있는 edge 보고 시장에서 시너지 내기 위해 인수 합병)       

상방: IPO, Leading player in global market  

이 중에 이 때 국내 시장 / 글로벌 시장 염두 시 마인드셋이 좀 다름.

국내시장 염두 시: 반드시 1등을 해야 함. 상장까지 염두해야 함. 국내에서 1등을 하지 않으면 창업을 하는 것의 가성비가 거의 안 나올 수 있음.

글로벌 시장 염두 시: 솔직히 반드시 “1등”을 해야 하는 거 아님. Salesforce 있다고 Hubspot 없는 거 아니고 Mailchimp 있다고 Klaviyo 없는 거 아님. ’시장의 절대 다수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우리 껄 더 좋아할 만한 이유’만 있으면 됨.

+) 일본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서도 빠른 상장 가능하므로 적절한 시점에서의 비교적 빠른 Exit 원한다면 일본 시장을 노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임. (But 쉽다고는 안했다..일본에서 잘 하고 계신 모든 분들 존경합니다) 

 

 

글이 너무 기네 ;; 하나만 유념한다면?

뿌린 대로 거둔다

(= 개발에 투자한 시간과 프로덕트의 질은 비례할 수 밖에 없다. 빨리 만든 프로덕트로 사랑받길 원하는 건 욕심)

“가설” “그로스해킹” “A/B Testing” 같은 용어들로 인해 시간을 들여 기술을 개발하는 것 보다 최대한 가볍게 개발하여 수요를 검증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합의된 것 같음.

물론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데에 린한 마인드셋이 필요하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사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시간과 돈이 없으니 필수긴 함)B2B SaaS를 만들 때는 사실 perfectionist가 될 필요도 있음. 

(대부분의 maker, founder가 perfectionist인 경향이 있어서, 이걸 누그러뜨리려고 '일단 shitty 한 상태로 내보내'라는 말이 유행한 것 같다는 게 나의 생각.하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2024년에 b2b SaaS 하겠답시고 shitty product 내놓으면 아무도 안씀) 

시장의 스탠다드 매우 높아졌고 all-in-one tool 이 "차별점"이 아닌 디폴트가 되었고 UX도 유려헤야 하는 만큼 제품 개발에 몇개월, 어쩌면 몇 년 이상 걸리는 건 각오해야 함.

1개월 만에 만든 MVP라면 결국 다시 갈아엎을 확률 90% 이상임. 유저가 사랑할리도 솔직히 만무함.

그러면 수요 검증도 안 된 거를 몇 개월 넘게 개발하라는 거냐 라고 물어보실 수 있는데

수요 검증은 개발 하기 ‘전에’ 미리 하고 개발을 할 때는 진득하게, minimum lovable product 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는 게 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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