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시음회]김화랑의 생생 월드 쏙쏙

제 10회, 봄

2022.03.04 | 조회 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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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시음회

마음을 움직이는, 움직였던 문장들을 드립니다.

  생각해보면 봄이란 말이 들어간 단어 중 부정적인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봄바람, 봄씨, 봄비, 봄나들이, 봄꽃, 봄기운, 봄뜻... 예를 들면 봄꿈 같은 말도 참 고운 말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1) 봄날에 나른해져 깜빡 잠든 사이에 꾸는 꿈 2) 달콤하고 행복한 것을 그려 보는 꿈 3) 한때의 덧없는 일이나 헛된 공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되어있다. 한때의 덧없는 일이나 헛된 공상. 이런 일에 비유적으로 봄이란 단어를 붙이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봄이란 참 대책 없는 계절이다. 추운 바람이 슬며시 물러가고 어디선가 따뜻한 봄바람이 스윽 불어오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들뜬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기도 하고 마음에 훅 들어온 누군가가 자꾸 떠올라 쉬이 잠 못 들기도 한다. 마음이 들떠 생각지도 못한 기대를 품었다가 실망하기도 하고, 봄꿈처럼 달콤하고 행복한 것을 그리다 중요한 일들을 그냥 흘려보내기도 한다. 참 대책 없는 계절. 그저 흠뻑 빠져들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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