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일지

세계 시장에서 한국 스킨케어를 팔아보자 - (1)

사이드 프로젝트 #2. 글로벌 시장 진출: 한국 스킨케어

2024.07.05 | 조회 3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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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성장기

다양한 비즈니스를 시도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기업, 창업 2번, 스타트업을 거쳐 다시 제 업을 시작한 엘리사라고 합니다.

저는 작게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 에너지를 주고 싶고, 넓게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비즈니스를 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 사이드 시작

 

두 번째 사이드를 무엇으로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한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타겟은 글로벌 유저였으면 좋겠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이어야겠다 
그리고 소액이라도 영업이익을 내보자
(테스트 예산: 1백만원)

로 잡았습니다. 

 

시장 파악하기

한국 화장품은 우리나라 수출 품목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국 스킨케어를 판매하는 플랫폼이 전 세계적으로 성행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amazon, yesstyle, stylevana, soko glam 등이, 동남아에서는 shopee가 시장을 주도하는 듯했습니다. 놀랍게도 저 멀리 중동에서도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 있었습니다. 

우연히 친구랑 대화를 하다가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미개척 시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활용해 사업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초기 접근: B2B 검토

처음에는 B2B를 먼저 검토했습니다. '화장품 창업과 수출 노하우' 웨비나에서 2만 개가 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포화 상태인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 수출을 고민 중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화장품 도소매 관련 카페에 가입해서 글을 쭉 읽어보았습니다. 화장품 시장은 제조업체 - 판매업체 - 수출업체 - 도매업체 - 소매업체 로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었고 그러다보니 정보도 폐쇄적이었습니다. 자료를 요청해도 상품과 가격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러시아 수출입을 10년 이상하신 분을 찾아가 제가 생각했던 비즈니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화장품 계의 트릿지 정도) 이분은 몇 년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실제로 한국 화장품 수출 일도 한 적이 있는데 충분한 지식과 인맥 없이는 B2B가 쉽지 않을 테니 차라리 B2C로 먼저 태핑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B2B를 하기 위해서는 핵심 바이어 확보, 인하우스 수출 담당자가 없는 중소기업 영업, 수출 업무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어느 것에서도 저는 경쟁력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엄연히 사이드로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B2C로 방향을 틀고 리서치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B2C 테스트 시작

B2C로 전환한 후 스킨케어에 초점을 맞춰 reddit과 amazon 리뷰를 보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했습니다. 유저들은 크게 3가지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 한국 스킨케어는 비싸다
- 특정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한국 스킨케어가 정품인지 알 수 없다
- 나에게 맞는 제품인지 알 수 없다

먼저 첫 번째와 두 번째를 해결하는 스킨케어 판매 사이트를 테스트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체크해야 하는 사항은

해외 타 플랫폼 대비
1) 상품 가격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
2) 배송비를 포함한 최종 가격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

1번과 2번이 가능하다면 "신규 사이트에 대한 불신보다 가격 메리트가 높아서 구매할 것이다"라는 가설을 검증해야 했습니다.

쇼피파이로 만든 판매 사이트
쇼피파이로 만든 판매 사이트

 

 

B2C 테스트: 가격 낮추기

 

1. 상품 가격 확인

두 개의 인기 브랜드를 선정하여 해외 플랫폼과 국내 플랫폼 가격을 비교한 결과 최대 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초기 판매에성공할 경우 화장품 회사에서 도매가로 협상하여 추가 가격 인하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배송비 확인

배송비를 포함한 총 비용을 경쟁력 있게 책정할 수 있는 11개국을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배송비를 더 낮추려면 현지의 화장품 인증과 물류센터가 필요한데 물류와 배송을 크게 키우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배송비에서 추가 비용 절감은 없다는 가정 하에 전체 설계를 했습니다.

 

Shopify를 사용하여 스토어를 설정하고 메타 광고를 실행하여 CPM, CTR, CPC 및 방문에서 장바구니 추가까지의 전환율을 모니터링했습니다. (MS clarity로 화면 녹화를 해서 고객 여정도 확인했습니다) 진입 to 카트 CVR은 5.38%로 높은 수준이었는데 반 정도는 카트만 담고 나갔고, 나머지 반은 check out까지 하고 나갔습니다. 결제를 하지 않는 이유를 알고 싶어서 고객 대상으로 인터뷰를 요청(나중에는 설문조사 요청)했는데 20% 할인 쿠폰에도 응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카트만 담고 이탈한 이유는 파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check out까지 하고 나간 고객에 대해서는 아래 3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 

1. 높은 배송비

2. 제한된 결제 수단 (paypal만 가능)

3. 신규 사이트에 대한 불신  

 

1번, 경쟁사 쇼피 등을 확인했을 때 총 가격은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가격'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제가 제시한 할인율은 충분하지 않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배송비는 더이상 낮출 수가 없었기 때문에 1번은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번, 추가 결제 시스템을 등록하려 했으나 반려되었습니다. 3번, 원래는 신규 사이트에 대한 불신보다 가격 메리트가 더 높아서 (타 사이트 대비 10~50% 저렴) 결제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가격을 최대치로 낮춘 대표 미끼 상품도 있었는데 구매까지 연결되지 않은 걸 보면서, 가격 메리트만으론 가치 제공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까지 이미 광고비 + 쇼피파이 구독 결제로 45만원을 썼습니다. "소액이라도 돈을 벌자"라는 목표를 영업이익이 아니라 매출액 기준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최초에 리서치할 때 커뮤니티에서 많이 이야기했던 "나에게 맞는 스킨케어가 뭔지 모른다"로 다시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B2C 테스트: 스킨케어 추천

 

저는 Reddit의 유저 질의응답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스킨케어 커뮤니티에서는 주로 본인의 피부 타입에 맞는 상품 추천, 혹은 특정한 상품의 효과를 물어봤습니다. 한국 스킨케어 구매 여정에 대해 질문했을 때에는, 인플루언서 정보 혹은 검색 정보를 통해 본인의 피부 타입에 맞을 것 같은 상품 리서치, 해당 상품 리뷰 및 성분 확인, mini 상품으로 효과 테스트 하는 경우도 있었고, 지인이나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물어보고 바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떤 경우든 '시간을 들여 사전 리서치를 통해 나의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인지 파악한다'는 결은 비슷했습니다. 기저에는 제품 사용 전 본인의 피부 타입에 맞을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이 있다는 걸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유저 페인포인트를 아래와 같이 생각했습니다.'유저들은 본인의 스킨 타입에 맞는 제품을 찾는 것이 어렵다'

초기 솔루션 가설은 "본인의 피부타입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면 구매할 것이다"였습니다. 상기 언급한 두려움에 비해서는 굉장히 라이트한 솔루션 가설이긴 합니다. 그래도 빠르게 니즈가 있는지 파악해보고 싶은 마음에 chatGPT를 연결해서 추천 자료를 만들고 아마존이랑 쇼피의 affiliate link로 실 구매까지 연결되는지 봤습니다.

최초 테스트 설계할 때에는 웹사이트 진입 > 추천 자료 받기 > 링크 클릭 > 구매의 conversion을 각각 80%, 50%, 30%로 생각했습니다. 이 정도 되어야 affiliate link fee를 고려했을 때 ROAS가 100이 나오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레딧과 메타 광고를 세팅했습니다. 광고 3일차 데이터를 확인했는데 레딧은 하루 10불 설정 시 CTR이 0.4~0.5%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메타는 CTR이 5~7% 정도 나왔는데 CPM이 22불로 높은 편이라 예산 소진이 빨랐습니다. 

퍼널을 보면 랜딩 페이지 진입 > 추천 자료 받기 > 링크 클릭이 각각 31.4%, 33%가 나왔습니다. 예상했던 80%, 50%는 아니었지만 랜딩페이지를 좀 다듬으면서 테스트하면 가능성이 보이는 수치라고 생각했습니다. 대망의 구매까지 연결되는지 확인했더니, 세상에! 5개 구매? 이게 말이 되는 conversion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화장품이 아니라 음원 구매였습니다. 예상했던 화장품은 아니었고, 소액이긴 했지만, 이번 테스트에서 0.5불을 벌었습니다. (나중에 추가 구매가 있어서 최종 0.78불)

Amazon Affiliate Earnings
Amazon Affiliate Earnings

 

데이터를 좀 더 분석해봤더니, 진입 후 랜딩페이지에서의 bounce rate이 30% 정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랜딩페이지에서 소구점을 뾰족하게 명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루션 가설을 "당신과 동일한 피부 타입을 가진 유저 리뷰를 바탕으로 스킨케어를 추천하면 구매할 것이다"로 잡았습니다.

변경한 랜딩페이지
변경한 랜딩페이지

 

추가로 광고 CPC가 낮은 인도네시아를 타겟으로 하여 트래픽을 늘리는 전략도 써보았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테스트 싸움입니다. 광고 소재 테스트를 계속하면서 가설과 랜딩페이지를 계속해서 다듬었습니다

CTR 5.02% / CPM U$16.88 / CPC U$0.34
CTR 5.02% / CPM U$16.88 / CPC U$0.34
CTR 0.57% / CPM U$1.57 / CPC U$0.27 (영어, 인니어 테스트)
CTR 0.57% / CPM U$1.57 / CPC U$0.27 (영어, 인니어 테스트)
CTR 1.85% / CPM U$1.6 / CPC U$0.09
CTR 1.85% / CPM U$1.6 / CPC U$0.09
CTR 4.68% / CPM U$23.74 / CPC U$0.51 (영어, 인니어 테스트)
CTR 4.68% / CPM U$23.74 / CPC U$0.51 (영어, 인니어 테스트)
(판매) CTR 1.38% / CPM U$0.79 / CPC U$0.06 (리드) CTR 3.92% / CPM U$0.54 / CPC U$0.01
(판매) CTR 1.38% / CPM U$0.79 / CPC U$0.06 (리드) CTR 3.92% / CPM U$0.54 / CPC U$0.01

 

그럼에도 화장품은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유저 보이스를 듣고 싶어서 랜딩페이지에서 이메일 값을 필수로 했더니 이탈율이 90%를 넘어서 다시 reverting 하고 '리드 광고'로 이메일을 수집했습니다.  

이메일 오픈율 / 클릭율
이메일 오픈율 / 클릭율

수집한 이메일로 메일을 발송했을 때 오픈율이 최대 96.4%까지 나왔으나 클릭율은 높지 않았습니다. 이메일 내용을 수정하면서 다시 테스트를 거듭했고 랜딩페이지 개선을 위해 linkedin에 UT volunteer를 모집해서 고객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아래는 개선한 랜딩페이지입니다. 

개선한 랜딩페이지
개선한 랜딩페이지

 

현지어로 변경, 랜딩페이지 수정, 추천 자료 변경, 가설 뾰족하게 다듬기, 유저 의견 반영 등 다양하게 다듬은 후 이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기 위한 마지막 광고를 세팅했습니다. 추천 프로덕트로 테스트를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으니 마지막 테스트에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수익화를 위한 다른 방법을 시도하거나 해당 프로젝트를 접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테스트 결과:

인도네시아는 417명 홈페이지 진입 > 118명 추천 내용 받기 > 32명 링크 클릭 (28%, 27%) 

미국은 131명 홈페이지 진입 > 58명 추천 내용 받기 > 14명 링크 클릭
(44%, 24%)

인도네시아 쇼피 affiliate link 수익
인도네시아 쇼피 affiliate link 수익
미국 아마존 affiliate link 수익
미국 아마존 affiliate link 수익

한 달 간의 테스트 결과 쇼피와 아마존 통틀어서 2,890원 정도 벌었습니다. 비용은 122만원 썼습니다. (설정 잘못해서 예산 초과)

 

데이터를 보면 한국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도 있는 듯하고, 피부 타입에 맞는 화장품 추천도 받고 싶어 하지만 이 방식으론 수익화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아볼까? 고민의 기로에 섰습니다.

2탄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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