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발견된 148개의 은하들?!

다시 쓰여지는 초기 은하의 질량 지형도

2026.05.17 | 조회 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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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알고 들어가면 좋을 개념 3가지!

  1. 항성 질량 함수(Stellar Mass Function, SMF)란? 우주에 얼마나 많은 은하가 어떤 질량으로 존재하는지를 정리한 통계입니다. 마치 인구 통계에서 "30대가 몇 명, 40대가 몇 명"을 세는 것처럼, 천문학자들은 특정 시기의 우주에 "이 정도 질량의 은하가 얼마나 많은가"를 추적해 은하의 성장 역사를 읽어냅니다.
  2. 먼지에 가려진 은하(Dust-obscured Galaxy)란? 우주 공간에는 별과 별 사이에 먼지가 가득합니다. 별빛이 이 먼지를 통과하면 흡수되거나 산란되어, 짧은 파장(가시광선, 자외선)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됩니다. 이런 은하들은 허블 망원경의 눈에는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크고 활발한 은하일 수 있습니다.
  3. HST-dark 은하란? 허블 우주망원경(HST)으로 찍은 이미지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 은하들입니다. 먼지가 너무 많거나 너무 멀리 있어서 허블이 주로 관측하는 파장대에서 빛이 거의 검출되지 않습니다. JWST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 은하들은 우리의 우주 지도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오늘의 논문: Gottumukkala et al. (2024). "Unveiling the hidden universe with JWST: The contribution of dust-obscured galaxies to the stellar mass function at z∼3−8." MNRAS. DOI: 10.48550/arXiv.2310.03787

 

 

지금껏 우리가 세어 온 초기 우주의 은하의 수가 사실 틀렸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JWST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은하의 발견"이 아닙니다. 허블 시대 내내 우리가 체계적으로 놓쳐 온 거대한 은하 집단이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1. 우리가 놓쳐온 것들: 허블의 맹점

수십 년간 허블 우주망원경은 자외선과 가시광선으로 초기 우주를 관측해왔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우주 역사 전반에 걸쳐 수많은 은하를 발견하고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먼지가 많은 은하는 허블의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먼지는 짧은 파장의 빛을 효과적으로 가로막기 때문에, 별이 왕성하게 만들어지고 있더라도 먼지에 뒤덮인 은하는 허블 이미지에서 텅 빈 공간처럼 보입니다.

이 '보이지 않는 은하들'은 적외선으로 희미하게 감지되거나 전파망원경으로만 간신히 포착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거리, 질량, 별 형성 속도를 측정하기는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JWST가 등장하기 전까지는요.

 


 

2. JWST로 148개의 숨겨진 은하를 찾다

연구팀은 JWST의 첫 번째 대규모 관측 프로그램인 CEERS 서베이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JWST는 허블보다 훨씬 긴 파장인 근적외선 영역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어 먼지를 뚫고 은하의 실제 빛을 포착하는 데 유리합니다.

연구팀은 JWST의 두 필터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은하를 골라냈습니다. 짧은 파장에서 어둡고 긴 파장에서 밝은, 즉 매우 붉은 은하들입니다. 9만여 개의 천체 목록에서 이 조건을 충족하는 은하 179개가 걸러졌고, 블랙홀 활동이 의심되는 천체 등을 제거한 뒤 최종적으로 148개의 거대하고 먼지 많은 은하 표본이 확보됐습니다.

이 은하들의 평균적인 특성은 이렇습니다. 태양 질량의 약 100억 배에 달하는 거대한 질량, 허블 시대 기준으로 매우 높은 먼지 양, 그리고 별을 꾸준히 만들고 있는 활발한 별 형성 은하. 대부분은 z > 3, 즉 우주 나이가 지금의 30% 이하였던 시절의 은하들입니다.

 


 

3. 결과: 초기 우주의 은하 수, 우리는 얼마나 과소평가했나

연구팀이 가장 주목한 결과는 항성 질량 함수(SMF)입니다. 허블 시대에 만들어진 기존 SMF와 이번에 새로 발견된 먼지 은하들의 SMF를 비교했을 때, 놀라운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1. z = 3~4 시기 (우주 나이 약 15~20억 년): 기존 목록에서 거대한 은하 중 최대 약 20~30%가 누락되어 있었습니다.
  2. z = 4~6 시기 (우주 나이 약 10~15억 년):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거대 은하의 최대 약 25%가 허블 시대 목록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3. z = 6~8 시기 (우주 나이 약 7~10억 년, 재이온화 말기): 가장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시기에는 먼지 은하들의 수가 기존 목록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전체 항성 질량 밀도가 최대 약 45%까지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어떤 추정에서는 이 시기의 실제 은하 질량 총량이 기존 추정의 두 배에 달할 수도 있습니다.

 


 

4. 특히 주목할 만한 발견: z~4 전후의 급격한 변화

연구팀은 z~4를 기점으로 먼지 은하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z = 4~6 구간에서 z = 3~4 구간으로 넘어올 때, 같은 질량대에서 먼지 은하의 수가 약 4~9배나 늘어납니다.

이것은 단순한 숫자 변화가 아닙니다. z~4 무렵을 기점으로 우주에서 먼지에 가려진 채 별을 왕성하게 만드는 은하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급성장했다는 신호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우주 전체 별 형성 역사에서 먼지에 가려진 별 형성이 그렇지 않은 것을 능가하기 시작하는 시점과 맞물립니다.

 


 

5. 그렇다면 기존 우주론이 틀린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기존 우주론 모델을 붕괴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측 목록이 불완전했다는 사실을 교정하는 것에 가깝다고 봅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집니다. 초기 우주, 특히 재이온화 시기(z~6~8)에 이미 거대하고 먼지 많은 은하들이 상당수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빅뱅 후 불과 6억~10억 년 만에 이런 은하들이 이미 형성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초기 우주에서 별과 은하가 우리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격렬하게 성장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6. 아직 남은 질문들

이 연구의 관측 영역은 약 83 arcmin, 보름달 면적의 약 1/4 수준에 불과합니다. 우주론적 결론을 내리기엔 여전히 좁은 시야입니다. 연구팀은 더 넓은 영역의 JWST 데이터를 합산하면 더 확실한 결론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측정된 별 형성률은 가시광~근적외선 분석에 기반한 것으로, 먼지가 재방출하는 원적외선 영역의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극히 먼지가 많은 은하의 경우, ALMA 같은 전파 망원경 데이터를 함께 활용해야 더 완전한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우주의 초기 역사를 기록한 지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JWST는 그 지도에서 수십 년간 빈칸으로 남아 있던 부분을 채우고 있습니다. 없었던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보이지 않던 은하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일찍, 훨씬 빠르게 우주를 채워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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