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보는 슬기로운 세대 분석 - 90년대생

안녕하세요! 오늘의 썰풀러 에디터 자몽🍋 입니다.

최근 한 모임에서 의도치 않게(?) 모두가 나이를 공개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어요.

제일 연장자가 되어버린 80년대생 후반인 저를 비롯하여 90년대생 후반까지 연령대가 매우 다양해서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동시에 ‘이렇게 다양한데 MZ라는 이름으로 퉁쳐졌으니 90년대생은 얼마나 억울할까?’ 라는 한 조각 의문이 생겼는데요? 🧐 그래서 오늘도 주변 네트워크에 기반한 대단히 주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B급 마이너 사회/인류학자의 시선으로 썰을 한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렛츠 기릿 🏃‍♂️

오늘의 주절주절

신인류(?)의 등장  

2018년에 나온 <90년생이 온다> 책을 기억하시나요?

입사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주 연령이 90년대생이 되면서, ‘개인주의, 개성으로 무장한 이전과는 다른 신인류를 대비(?)하자’라는 취지로 발간된 책이었죠.

당시 책의 소감은 세대별로 꽤 달랐죠. 이미 사회생활을 오래 겪은 윗세대는 막무가내 후배가 생길 거라는 공포의 소감을 말했다면, 책의 당사자인 90년대생들은 조금 먼저 회사에 있었던 선배님들과 크게 다를 게 뭐가 있냐며 심드렁한 반응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같은 90년대생 사람들도 초반과 중반 이후 연도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는데요. 10여명의 90년대생 인터뷰를 바탕으로 시대의 배경과 유행했던 문화를 더하여 그 미세한 차이를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90년대생의 라떼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90년대생을 세부적으로 파악하다 보면 디지털/기술, 사회/문화, 교육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들을 꼽아봤습니다.

1. 오락실 세대에서 PC방 세대로

개인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90년대생 초반(90~92)은 초등학교 중/고학년 이전에는 오락실을 그리고 그 이후엔 PC방에서 게임을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당시만 해도 동네에 큰 오락실이 포인트마다 존재).

특히 오락실은 부모님 안마, 흰머리 뽑기, 구두 닦기 등 신성한 노동 후 받은 작디작은 용돈을 쓸 수 있는 매력적인 플레이 그라운드였는데요. 이곳에서 동전을 놓고 기다리며 참을성을 익히고, 현시대에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언제든 건너편의 형님이 나를 타격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눈치를 보며, 이기더라도 상대를 조롱하지 않는 매너를 강제적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 반면 온라인 게임으로 결투(?)의 승패를 처음 배운 세대는 강제적 매너를 갖추기엔 나와 함께하는 게임 뒤편의 상대방이 어떤 사람일지 알 수가 없는 환경이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모님의 안부(?)를 묻거나 와일드한 농담이 게임 문화에 정착한 게 아닐까 하는 가설도 세워볼 수 있습니다ㅎㅎ.

2.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90년대생 중반의 큰 특징은 중/고등학생 시절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모바일 세대로 변화가 시작된 세대라고 볼 수 있는데요. 기존 온라인에 탑승하려면 귀찮아도 PC를 기반으로 진행했어야 했는데, 이제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내 손 안의 세상’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청소년기에..!!

저는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나온 당시 군인(무려 휴대폰 사용 불가 시절)이어서 전역 후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복학 후 학우들과의 소통 방식, 채널 등이 완전히 바뀌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삼성과 안드로이드 관련 기사 : 한겨레 - 굴러온 ‘복’ 걷어찬 삼성전자

3. SNS 하면 어떤 게 떠오르나요?

그리고 온라인과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세대를 설명할 수 있는 큰 특징 중 하나는 ‘SNS와 메신저’입니다. 독자분들은 주로 사용한 SNS와 메신저를 기억하시나요? 90년대생들을 인터뷰하며 등장했던 SNS와 메신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보면요.

흑역사 보관소 싸이월드와 이를 기반으로 한 네이트온 → 스마트폰 본격 도입되면서 문자에서 카카오톡 → 카카오톡에 있는 부모님을 피해 망명한 페이스북 메신저 → 인스타 DM → 틱톡 등 영상 플랫폼 순이었습니다.

90년대생들이 겪은 SNS와 메신저는 초중반까지는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그 이후 세대를 겪었다면 후반부는 네이트온보다는 싸이월드의 일부와 카카오톡부터의 기억이 뚜렷하다는 차이가 있었죠.

그리고 SNS와 메신저 초반에는 등장 및 유행의 주기가 길었는데, 카카오톡 이후는 1~2년 정도로 그 주기가 굉장히 빠르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90년대생이어도 뒷세대일수록 빠른 변화를 겪어 이전 세대에 비해 구분이 훨씬 촘촘해질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90년대생 잘게 나눠봤습니다.

주변의 여러 90년대생과 인터뷰 하면서 발견한 특징으로 촘촘하게 나눠본 구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위의 특징 외에도 ‘IMF의 어려움이 미취학으로라도 기억이 남아 있는지’, ‘주요 만화를 지상파에서 봤는지 투니버스에서 봤는지’, ‘언제 대중가요를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는지’ 등으로 90년대생 사이를 구분할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나누고 보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구간의 메인 콘텐츠가 무엇이냐?’가 세대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콘텐츠는 손위 형제자매가 있다면, 미리 그 추억을 함께 경험했을 수 있지만요.

그런데, 이 미묘하게 다른 90년대생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공통점도 하나 있었는데요. 그건 모두가 1) 내가 진짜 낀 세대다, 2) 솔직히 다음 세대 너무 두렵다고 말한다는 점이에요. 어쩌면 <90년생이 온다>를 사내 필독서로 지정한 당시 어른들의 마음 또한 이렇지 않았을까요? ㅎㅎ

이번 _____에 대한 코멘트

사실은 ‘요즘 것들은~’이라는 말은 나보다 뒷세대에게서 발견되는 문제나 차이점이 아닌, 어쩌면 우리가 시간이 흘러 우리 앞세대가 우리에게 조언하고 싶었던 위치에 도달한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기원전 기록에서도 “요즘 어린 것들은 이래서 문제다”라는 문장이 발견된다고 하니깐요 ㅎㅎ 결국 세대 간 차이에 대해 서로가 이해하고 앞으로 만나게 될 세대와 함께 나아갈 방법을 연구해 가는 자세가 중요하겠죠!

오늘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90년대생의 구분법을 재미로 정리해 봤지만, 모종(?)의 이유로 위와는 확연히 다른 90년대생 구분법을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댓글로 제보해 주세요!🙇‍♂️🙇‍♂️🙇‍♂️

오늘의 썰을 마무리하며

 추억하면 또 어렸을 때 즐겨보던 만화만한 게 없죠! 여기서 아는 만화 몇 개인지 체크하면서 같이 들어요! 🎧

오늘의 썰풀러 에디터 자몽🍋

오늘의 썰 편집자 에디터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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