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군대 가면 어쩌나’ 걱정, 이제 그만해도 되려나

안녕하세요!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18.8%냐, 20.3%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비중 상한선을 높이는 방안을 두고 26일 기금운영위원회가 열렸는데요. 결국 결론을 못 내고 한달 뒤에 다시 논의키로 했죠. 선거(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결정을 피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동학개미들의 한숨소리도 커졌습니다.

정부는 현재 ±2%포인트인 전략적자산배분 허용범위를 ±3~3.5%로 올리려고 했습니다. 올해 국내주식 투자비중 목표치가 16.8%니까, 사실상 상한선을 현재의 18.8%에서 19.8~20.3%로 높이려는 거였죠. 하지만 시기적으로 부적절하고, 좀더 연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합니다.

국민연금 운용자산은 833조5000억원(지난해 말 기준). 국내주식 비중은 지난해 말 21.2%(176조7000억원)에서 지금은 19%대로 내려왔습니다. 비중 조절을 위해 무려 51일 거래일 동안(지난해 12월 24일~3월 12일) 주식을 순매도한 결과인데요. 하지만 아직도 국내주식 비중 상한선을 웃도는 터라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더 팔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 또 연기금 매도라니 한숨이 쏟아지는데. 이게 온 국민의 노후가 달린 국민연금 운용이 걸린 문제이니, 신중론이 틀렸다고 할 수도 없고. 마음이 복잡하네요.

적어도 한달 동안은 주가가 좀 오르면 연기금의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셈인데요. 2월 초까진 ‘연기금이 베팅한 종목’으로 주목 받았던 삼총사(빅히트·삼성바이오로직스·키움증권)도 2월 중순 이후엔 연기금이 매도로 돌아서면서 주가흐름이 신통찮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한 종목,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들여다 봤습니다.

블랙핑크까지 위버스 타면…폭발력은 '다이너마이트'급

· 코로나로 공연 못해도 돈 번다? 매출 절반이 팬덤플랫폼
· 네이버, YG, UMG와 손잡고 점프업 예고
· 여전히 높은 BTS 의존도, IT기업과의 경쟁은 리스크

‘엔터주는 안 건드린다’는 사람들 꽤 많습니다. 외부환경이나 특정 소속 연예인 의존도가 너무 높고, 연예인 관련 사건사고나 루머에 주가가 너무 민감해서입니다. 지난해 화려하게 코스피에 상장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한동안 그런 약점이 부각됐는데요(BTS 의존도&군입대 문제). 빅히트는 놀라울 정도의 광폭행보로 이런 우려를 날려버리고 있습니다.

‘IPO 대어’로 주목받으며 지난해 10월 코스피 상장했던 빅히트. 하지만 상장 첫날 잠시 따상(35만1000원) 가는 듯했다가 주가가 미끄러졌고 지난해 내내 10만원대에 머물렀는데요. 올해 초 연이은 호재+연기금 매수세로 점프. 2월에 25만원 선 터치했다가 지금은 24만원대. 참고로 회사 이름은 30일 주주총회에서 ‘하이브’로 바뀝니다.

올 들어 빅히트가 발표한 아주 굵직한 뉴스만 추려도 이 정도입니다.

①네이버와의 동맹=네이버의 ‘브이라이브(V LIVE)’와 빅히트의 ‘위버스’를 하나로 1년 내 통합. 위버스컴퍼니 지분율 49(네이버):51(빅히트 측)

②와이지(YG)와의 협업=와이지플러스 지분 18% 취득. 위버스가 YG 소속 가수의 글로벌 멤버십 사업 전개

③유니버셜뮤직그룹(UMG, 세계 1위 음반사)과의 전략적 제휴=UMG 소속 가수 위버스 입점+UMG와 글로벌 K팝 보이그룹 론칭

세가지 뉴스 모두 중심엔 ‘위버스’가 있습니다. 위버스는 빅히트가 2019년 론칭한 글로벌 팬덤플랫폼이죠. 가수와 팬이 소통하는 커뮤니티이자, 멤버십·음반·굿즈·콘텐츠 등을 판매하는 쇼핑몰(위버스샵)입니다. BTS 멤버가 셀카를 올리는 플랫폼도, BTS 온라인 유료 콘서트가 송출되는 플랫폼도 모두 위버스입니다. 팬이 올린 글에 가수가 직접 댓글을 달아주기도!

지난해 하반기 빅히트 매출액의 절반(49.6%)이 위버스를 통해 나왔습니다. 이정도면 단순한 연예기획사가 아닌 엄연한 글로벌 플랫폼 기업 아닌가요?

일단 위버스는 네이버 브이라이브와 통합하면 확실한 K팝 1위 팬덤플랫폼 자리에 서게 됩니다. 브이라이브 월이용자 수는 무려 3000만명(위버스 470만명).

팬덤플랫폼은 결국 누굴 입점시키느냐의 싸움입니다. 위버스엔 이미 빅히트 소속이 아닌 가수(선미·CL·헨리)도 입점해있는데요. 그래서 YG와의 협업이 매우 의미 있습니다. YG에 누가 있죠? 바로 블랙핑크! ‘YG 협업=블랙핑크 위버스 입점’이란 얘기입니다. K팝의 남(BTS)-여(블랙핑크) 대표주자가 모두 위버스에 입점한다는 거죠. 보수적으로 잡아도 20만~25만명의 구매력 있는 유저가 추가로 생길 거란 뜻(NH투자증권). 참고로 BTS 팬이 위버스에서 월간 쓰는 돈은 평균 8만원대로 상당히 높습니다(유저 수에 거의 비례해 매출 증가).

여기에 UMG 소속 아티스트 중 지명도 있는 가수까지 입점한다면? UMG엔 그야말로 기라성같은 스타(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셀레나 고메즈 등)가 즐비하죠. UMG는 현재 3팀(뉴호프클럽, 그레이시 아브람스, 알렉산더23)을 위버스에 입점시켰고, 앞으로 더 많은 아티스트를 입점시킨다는 계획. 위버스는 아직 막 시작 단계이고, 이제 계단식 성장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코로나가 지나가고 다시 올해 오프라인 콘서트가 재개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호재지만. 아직 그걸 기대하긴 이른 듯. 하지만 이미 빅히트는 코로나로 공연 못한 지난 1년 동안 비대면으로도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2020년 매출액 36%, 영업이익 44% 성장).

물론 시장의 경쟁은 치열합니다. 엔씨소프트가 ‘유니버스’라는 팬덤플랫폼을 지난 1월 론칭했죠. AI기술을 활용한 음성통화(통화하면 가수 목소리가 나옴), 아바타 이용한 콘텐츠 제작 같은 새로운 서비스로 무장했습니다. 현재로서 기술은 유니버스, 아티스트 면면에선 위버스가 앞서네요.

여전히 BTS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2020년 상반기 기준 87.7%)은 리스크 요인입니다. 병역법 개정으로 BTS 멤버 진이 입영을 2023년으로 미룰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 올해 나올 신인 그룹들이 얼마나 인기를 끌지도 관심거리이자 리스크 요인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덕질의 진화. 빅히트는 엔터주 아닌 플랫폼주다

뽑기, 한번 빠지면 멈출 수 없다!

요즘 빅히트를 포함한 대부분 음반사들이 아이돌 앨범으로 돈 버는 방법 중 하나가 ‘랜덤박스’ 이른바 ‘뽑기’이죠. 앨범을 사면 포토카드, 포스터 같은 추가 구성품이 무작위(랜덤)로 들어있는 방식인데요. 팬들은 마음에 드는 포토카드를 안정적으로 얻기 위해 차라리 앨범을 ‘세트’로 구매해버립니다. 물론 세트 가격은 단품의 5-6배에 달하죠.

뭐 이런 애들 등쳐먹는 상술이 있나, 싶은데. 아예 랜덤박스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워 떼돈 벌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 장난감 업체 팝마트 인터내셔널.

팝마트는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장난감(아트토이 피규어)을 온라인 쇼핑몰, 오프라인 매장, 무인 자판기로 팝니다. 여러 피규어 중에서 ‘몰리’와 ‘디무’가 가장 인기 제품.

이러한 피규어는 중국 Z세대에 소장가치를 인정받는다고 합니다. 소장자끼리 SNS를 통해 네트워킹을 할 뿐 아니라, 구하기 힘든 ‘히든 모델’은 비싼 값에 팔려나가죠. 한정판 운동화 수집과 비슷하달까요.

일반적으로 팝마트 랜덤박스 피규어 하나의 가격은 59~69위안(1만~1만2000원)인데요. 한 시리즈(12개 모델)를 다 모으려면 최소 708위안(12만원)이 필요한 겁니다. 게다가 ‘히든 모델’을 구할 확률은 고작 1/720! 원가 59위안짜리 몰리 크리스마스 히든 모델은 중고로 2390위안(41만원)에 팔려나간다고 합니다.

이러한 ‘무작위성’엔 중독성이 있습니다. 사실상 도박과 비슷한데요. 팝마트 소비자들이 한번 사기 시작하면 계속 피규어를 사는 이유입니다(등록회원 360만명, 재구매율 58%). 이 중 20만명의 소비자가 연 2만 위안(약 350만원)이 넘는 돈을 팝마트 랜덤박스에 쓰고 있고, 일부 하드코어 고객은 연간 수억원을 쓴다고!

팝마트는 지난해 12월 홍콩증시에 상장했습니다. 30대 창업자 왕닝이 수조원대 ‘주식 갑부’에 올라 한때 화제였는데요. 지난달 105홍콩달러까지 치솟았던 팝마트 주가는 최근 한달 만에 반토막 나서 현재는 53.6달러(3월 26일 기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도박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중국정부가 조만간 칼을 댈 거란 분석이 나오기 때문인데요.

장난감이냐, 위험한 금융상품 내지 도박이냐. 이미 한국에까지 진출한 팝마트가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화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by.앤츠랩